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을 앞두고 있다. 여름이 오면 가장 필요한 것이 시원한 물이다. 우리 몸의 70%를 이루는 물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될까? 피부에 수분이 부족하면 건조해져서 각질이 생기고 가려운 피부건조증을 비롯해 각종 피부병에 시달릴 수 있다.
또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피부건조증을 예방, 치료하기 위해서크림과 연고 등 각종 보습제 등을 사용해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하루에 물을 8잔 이상 마시며, 얼음찜질을 하거나 실내 습도유지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피부는 애지중지 보호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피부는 병이 들어도 방치하고만 있다. 지금 지구는 극심한 피부건조증에 시달리고 있다. 공식적인 병명은 ‘사막화.’ 원래부터 강수량보다 증발량이 많은 일반적인 사막과 다른 개념이다. 극심한 가뭄 등으로 인한 오랜 건조현상과 지나친 경작, 관개, 산림벌채, 환경오염 등 인위적 요인으로 토양이 파괴되어 ‘죽은 땅’으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개발계획에서 국제적인 사막화 퇴치 필요성이 대두되어 94년 프랑스 파리에서 사막화방지협약(UNCCD)을 채택했다. 그러나 14년이 지난 지금 사막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방지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급기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사막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재앙”이라고 경고하며 세계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기상이변과 지나친 방목, 경작, 벌목이 사막화 가속
사막화의 위험이 큰 곳은 현재 분포된 사막 주변의 건조지역과 반건조지역이다. 지구 육지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지역 중 세계 최대의 사막화 지역은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주변에서 아라비아반도를 거쳐 중앙아시아까지 이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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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국
1900년대 이후 기후변화로 세계 각지에서 가뭄이 발생했는데, 1980년대 사하라 사막 인근에서 금세기 최악의 가뭄이 발생했다. 사하라 사막 남부 사헬지대에서는 한 세기에 3회씩이나 가뭄이 발생했다. 심각한 가뭄사태는 세계적인 건조지역에서 유사하게 발생하면서 사막화를 촉진했다.
그러나 유엔환경계획(UNEP)의 조사에 따르면 이상기후나 기상조건의 변화로 인한 자연적인 사막화가 전체 원인의 13%에 불과하다. 반면 그 외 87%는 과도한 방목, 경작 및 땔감용 나무 벌채 등 인위적인 영향으로 인한 사막화다. 건조지역 주민들은 관목이 드문드문 자라는 초원에서 가축들을 방목하며 생계를 유지하는데, 계속되는 가뭄으로 가축과 사람이 모두 심각한 기근을 겪었다. 먹을 것이 부족하다 보니 방목지를 넓혔고 적게나마 남아 있던 수목과 풀들은 하나둘씩 사라져갔다.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목축업자들이 개인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많은 가축을 소유하면서 지나친 방목을 실행했다. 북아메리카와 호주의 상업적인 대목장과 목초지의 경계를 나누고 한 종류의 가축만 키우는 기업적인 방목도 초원의 풀을 없애는 데 일조했다. 아프리카의 세네갈, 니제르, 케냐 등지에서는 경작지를 넓히기 위해 방목지를 주변 초원으로 몰아내면서 사막화를 확대했다.
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도로 확장, 주택 및 공업단지 건설 등 대규모 국가사업이 삼림파괴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산성비가 내려 삼림이 고사당하는 경우도 수없이 발생했다. 이처럼 모든 나라가 사막화의 주범이다.
10억 명의 피해 세계로 확대될 것 그 결과 아프리카와 중국, 몽골 등 아시아 지역의 많은 나라들이 기아에 허덕이며 물과 식량을 찾아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가축들이 뿌리까지 뽑아 먹은 풀들은 더 이상 나지 않고, 나무는 땔감으로 사라졌다, 사막화 지역에서 발생한 황사는 세계 각국을 덮쳤고, 그로 인해 갖가지 환경오염과 질병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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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적으로 굶어죽는 인구는 늘어만 가는데, 해마다 1200만ha의 땅은 풀 한포기 키워내지 못하는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이미 아프리카에서는 1억 35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매년 세계 2억 5천만 명의 인구가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42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 아프리카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이미 6명 중 1명이 땅을 버리고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모리타니아는 최근 30년 동안 유목인구가 전체의 73%에서 7%로 급감했다. 앞으로 20년 동안 6천만 명이 목숨을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100여 개 나라에서 10억 명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사막화는 비단 아프리카만의 일이 아니다. 중동의 아라비아반도, 아메리카 대륙의 멕시코, 칠레, 미국, 유럽의 스페인,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호주, 아시아의 중국과 몽골, 인도에서도 사막화는 심각한 문제이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스페인의 31%가 사막화 위험에 처해 있다. 중국은 3만 6천 평방마일의 토지가 사막으로 변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인 힘 모아 지구에 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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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개발계획
유엔은 사막화의 위협을 절감하며 올해를 ‘사막과 사막화의 해’로 정했다. 전 인류적인 문제인 만큼 세계 각국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다.
유엔 관계자는 “사막화의 심각성이 종종 사람들의 무지로 인해 흐려진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사람들이 사막화를 개발도상국들의 자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막화는 인류 전체가 야기한 환경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잠재적으로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황폐화가 진척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은 각국의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 알제리 환경장관인 셰리프 라마니, 불가리아 축구선수인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왕가리 마타이는 아프리카의 산림녹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한편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김재범 사무총장은 사막화 방지를 위해 “지역, 국가, 사회구성원 간에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하고 NGO와 기업이 협력하여 다양한 방지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대처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사막화방지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은 사막화로 토지가 심각하게 황폐화된 개도국에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통해 사태를 막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막화를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생산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관개시설을 만들어 고부가가치 작물을 생산하고 환경보존 기술을 개발해 토양 침식을 막는다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나무를 심는 조림사업도 실시해야 한다.
땅이 수분을 잃어 숲이 사라지면 지표면의 태양에너지 반사율이 높아져 온도가 낮아진다. 차가워진 지표면에는 토양수분이 적어 사막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결국 지구는 점차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산화탄소 양이 많아져 지구온난화가 촉진된다. 먹이를 찾지 못한 야생동물은 멸종되고 물 부족과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류의 생존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최악의 경우 물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있다. 191개국이 가입한 사막화방지협약을 이행하여 함께 개도국의 사막화 방지를 적극 돕는 것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당면과제다.
첫댓글 오래된 기사인데, 사막화 방지 방안을 찾다 보니 읽을만한 기사인 것 같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