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2005년 6월 맥주병 5개로 '훈훈한 미담'을 가졌던 곽성문 의원을 두고 한 말이다. 곽 의원은 당시 경북 구미의 선산골프장에서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골프를 친 뒤, ‘폭탄주’를 마시고 “지역 경제인들이 후원금을 내는데 야당을 홀대한다”면서 맥주병을 집어던져 구설수에 올랐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1년이 지난 사안은 뇌리에서 잊혀지기 마련인데, 곽 의원의 경우 2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맥주병’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움츠러들고는 한다.
술 마시면 사고 친다?
한나라당에는 유독 술이나 성관련 추태를 부린 인물이 많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4.25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100일이 지나기 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100일 정당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했을 정도.
하지만 이러한 맹세와 강도 높은 윤리규정에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술일까. 지난 1일 구미역에서 술에 취해 승무원에게 폭언을 한 것도 모자라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보좌관을 밀치는 등의 행패를 부려 구설수에 오른 인물 역시 한나라당의 김태환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미 ‘골프장에서 대접이 소홀하다’는 이유로 60대 경비원을 오징어로 구타해 언론의 도마위에 올랐었다. 관련분야 '전과 2범'인 셈.
김 의원은 2004년 9월 경기도 모 골프장에서 술자리가 언제 끝날지 알아보기 위해 들여다 보던 경비원에게 욕설을 하고, 배를 발로 걷어차는 등의 폭력을 휘둘러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폭행을 당한 경비원은 “아무리 천한 일을 한다하더라도, 지도층 인사가 때릴 수가 있느냐”며 비통해하기도 했다.
술과 관련된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태는 이것만이 아니다.
박계동 의원은 2006년 7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협의회 12기 출범식에서 이재정 당시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의 언쟁이 심해지자, 얼굴에 술을 끼얹고 고성을 지르는 추태를 보였다.
또 한나라당 술자리 추태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주성영 의원의 '술집 종업원 폭언사건'. 주 의원은 2005년 9월 대구지검 국정감사가 끝난 뒤, 대구의 모호텔 내 술집에서 피감기관 인사들로부터 접대를 받으면 폭탄주를 마신 후, 칵테일 바 사장 및 여성종업원 2명에게 ‘xx년’ 등의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언론은 주 의원의 이 ‘화려한 외출’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며 주 의원의 계속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모 신문은 당시 종업원들을 인터뷰하며 주 의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임인배 의원과 이규택 의원이 사학법 개정 반대를 위해 점거농성중인 국회의장실에서 소주를 마신 일도 있다. 임 의원은 의장실 여비서들에게 ‘비서실 너희들 뭐하는 x들이야. 싸가지 없는 x들. 버르장머리 없는 x들’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한동안 얼굴을 들지 못했다.
이외에 한나라당 소속 서정석 용인시장이 고 백남준씨 1주기 추모행사에 만취상태로 참석, 연단에서 가수 조용필의 ‘제비’ 노래를 부르는 등 추태를 부린 일도 있다.
이러한 계속된 망신에 여의도 정가에‘폭소클럽’이 등장하기도 했다. 폭탄주 소탕 클럽의 줄임말이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일부 의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이 클럽은 한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나라당은 성추행 전문?
얼마전 국회에서는 성관련 교육이 있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성관련 사건사고로 인해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대거 교육에 참가했었다. 하지만 20여분이 지나자 모두 자리를 떴고, 달랑 4명만 자리를 지켰다. 그것도 이성권 의원을 제외하고는 당 여성위원장 박순자 의원과 전재희, 진수희 의원으로 여성의원들만 남은 것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여성을 존중하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는 바로 자리를 떴으며, 강재섭 대표는 4.25 재보선 유세로 인해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강사로 초빙됐던 구성애 대표는 "20년동안 성교육을 했는데 정당에서 초청해주기는 처음이다. 한나라당이 앞서간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남자 의원들을 좋아하는데 왜 이렇게 안 오셨는지"라고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구성애 대표를 강사로 부른 데에는 지금은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최연희 의원의 역할이 지대하다.
국회에서 1년 6개월간 법사위원장을 지낸 3선 의원이자,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성폭력상담소 이사장이었으며, 한나라당의 사무총장 및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최 의원의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 사건’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외면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술자리의 밥값이 1인당 19만원이었다는 보도에서부터 '성희롱' 여부에 대한 고소고발에 이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최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적을 변경했으며, 현재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재판을 진행중이다.
뿐만 아니라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정두언 전 서울시 부시장의 여기자 성추행, 정진섭 의원의 나눔의 집 추태, 정석해 당협위원장의 여제자 성폭행 미수 사건, 한나라당 충북도당 여성위원들의 옷 벗기기 강요사건 등도 한나라당 성기록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 중 정진섭 의원은 2006년 8월 14일 오후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 방문한 자리에 술냄새를 풍기며 횡설수설, 음료수 잔을 쏟는 등 주위사람들 눈총을 사 경호원들의 격리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술이나 성관련이 아니지만 한나라당 김학송, 공선진, 송영선 의원 등 일부 국방위원들이 정기국회 회기 중 국정감사 피감기관인 군부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일은 언론에 대서특필 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4월 개장한 이 골프장에서 9홀을 돌고 다시 4번째 홀까지 돌다 이 광경을 취재 중이던 방송 카메라와 취재기자를 보고 급히 몸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성주(性酒) 교화소’ 설치해야 하지 않나?
이러한 한나라당의 '한결같은' 모습에 대해 열린우리당 이규의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자체가 추태 만상의 집합소”라고 꼬집었다.
이 부대변인은 “한나라당만이 늘 이러한 ‘음주추태’가 되풀이되는 것은 군사정권 시절에는 총과 강압으로, 그 후예들은 권력과 돈을 휘두르고, 기득권과 권위주의에 젖어 아직도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알기 때문이다”고 비난했다.
이 부대변인은 “힘이 세면 비굴할 정도로 엎드리고 힘이 없는 일반 시민과 약자에게는 폭력을 행사하는 한나라당 의원 및 당 간부들의 성추행과 음주 폭언폭행을 교화할 ‘성주 교화서’를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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