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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끼] 30 - 아버지, 우리 아버지
1. 교정 (D)
경쾌한 음악. 늦가을의 교정.
대주 감기가 들었는지 재채기를 해가며, 헐레벌떡 교정을 달려가는 위로.
타이틀 '아버지, 우리 아버지'
대주, 앞서가던 민을 부른다.
대주 야, 강민!! (달려가며, 에취!)
민 어. (돌아보며 웃는) 감기걸렸냐?
대주 어. 죽겠다야. 하숙집 보일러가 고장나서 냉방서 잤더니.. 에취! ..참 너 어제가 아버 님 기일이었다며. 산소는 잘 갔다왔어?
민 (웃는) 어.. 덕분에. 그냥 좋아하시던 술한잔 부어드렸어.
대주 안 울었냐?
민 (픽 웃는) ..애들이냐? 너 감기 심하면 우리집에 며칠 있든가.
대주 하하. 니가 그말을 언제 하나 했다. 우하하 (어깨거는) 가자, 친구.
민 (피식) 어유, 진짜. 너 먹을쌀 가져와!
대주 알어, 알어, 자식이! (퍽 치고) 야, 수업늦겠다. 가자- (뛰는)
2. 강의실 (D)
자영, 서 있다.
자영 (수첩보며) ..애드존, F비전, 광끼.. 애드피아.. 모두 해서 8팀이네. 근데 뭐야. 광끼.. (본다) 니들만 팀장 이름이 없네? (애들 보는데)
교실문 벌컥 열면서 대주와 민, 들어서는. 대주, 앗- 죄송, 죄송! 하는데,
자영 뭐야, 니들. 취업이네 뭐네 바쁘다구 봐줬더니 아주 빠져가지구는-
대주 앗. 죄송합니다. 교수님! 제가 워낙 공사가 다망한 관계로.. 하하.
자영 (참내 웃으며) 그래? 그럼 좀 더 공사다망하게 해줄까?
이번 졸업과제 니가 팀장해라. 내가 보기엔 니가 제일 한가해보이는데.
대주 으아 예? (애들 풋- 웃는)
자영 (적는) 광끼.. 황대주. 자, 각 팀장들은 마감날까지 알아서 과제 제출하고 발표 준비 철저히 하도록. 취업준비도 좋지만, 졸업과제 대충하면 졸업식날 오지두 못하게 할 꺼니까 그리 알어. (웃는)
애들 네-
대주, 어후- 책상에 퍽 엎어진다.
3. 복도
몰려나오는 아이들. 대주, 죽겠다는 표정이다.
대주 뭐야, 뭐냐구!! 시켜달랄때는 하나도 안시켜주더니- 이제와 왠 팀장? 것도 아무도 신경안쓰는 졸업과제.. 어후- (하다가, 씩-) 야, 강민. 당연히 같이 하겠지?
민 어? 근데 어쩌냐? 나 취업추천이 하나 들어와서 좀 바쁜데.. 성연이 넌..?
성연 어. 나두.. 이상하게 바쁘네? 그럼 우린 바빠서 이만. (웃으며 민과 쏙 빠진다)
대주 어우, 저것들을 그냥. (하다 휙 보는) 그럼 유재야-
유재 (딴청) 아.. 취업원서 쓸게 10장이나 되는데-
달래 아.. 나도 만화공모준비랑.. 에 또..
대주 어후- 이것도 친구들이라구 진짜- 아- 골치아파 죽겠네 정말. 아부지한테 편지두 써야 되는데-
달래 편지..? 아.. 그 한달에 한번씩 써야 한다는?
대주 어. 미치겠다 골치아퍼서.
달래 맨날 뻥치느라 골치아프지 뭐.
대주 야! 내가 무슨 뻥을 쳤다구- 그냥, 나는 킹카다, 도서관서 산다 뭐 그정도..
유재 너 인턴 떨어졌다는 얘기도 아직 안했다며. 그러다 아버지가 덜컥 학교에라도 올 라오시면 어쩌려구 그러냐?
대주 으아- 무슨 끔찍한 얘길- 야, 그런 얘긴 하지도 마. (부르르)
달래 하지마? (장난) 아버지가 학교에!
대주 야! 하지말라니까.
달래 아버지가 학교!
대주 야!
유재 그래. 그만하자. 근데 아버지가 학교에-
대주 야!! 그만해! 그만해! (방방 뜨고 아이들 웃는데)
4. 교문앞
촤악- 들어와 교문앞에 서는 중형택시.
뒷좌석 문 열리고, 양복에 중절모를 멋지게 쓴 풍채좋은 기풍, 성큼 내려선다.
양손 가득 선물바구니들과 짐가방을 들고 흐뭇하게 교문을 바라보는 기풍.
기풍 한솔예대라. (보는)
5. 전화박스안 / 앞 (D)
성연, 전화를 하고 있다.
성연 엄마. ..아버진 좀 괜찮으세요? 병원은 다녀오신거죠? 어. 저기 엄마. (짐짓 밝게) 저 번 인턴.. 저 그거 안됐어요. (웃는) 에이~ 얼른 취직해서 엄마 고생 좀 덜어줄려구 했더니 잘 안되네? (웃는) 어. 난 괜찮아. 또 기회있겠지 뭐. 어. 감기조심하시구요. 아버지한테 보고싶다구 꼭 전해줘. 어. 끊을게 엄마.
성연, 전화끊고서도 못내 아쉬운 듯 잠시 머뭇거리다 전화박스 나오는데,
마침 그 앞을 지나가던 기풍과 몸을 탁 부딪히는 성연.
기풍 어이쿠!
성연 어-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기풍 아, 괜찮아. 괜찮아. (짐가방 들고, 성연보며) 처자는?
성연 예. 저두.. (하다 기풍이 들고 있는 종이쪽지 본다. 아버지 같아 왠지 마음이 끌리 는) 어디.. 찾아오셨어요?
기풍 응? 아- (하하) 우리 아들 만나러 왔지. 글세 그놈이 이번에 회사인턴인가 뭔가 들 어가서 덜컥 붙었다구 전화가 왔지 뭐야?
성연 아예. (웃는데)
기풍 그 녀석이 원래 어릴때부터 수재소리 들었거든. 이 학교에서도 제일 잘나가는 동아 리 회장이라더라구. 하하.
성연 예.. (웃는. 짐들보다가) 저.. 무슨 과에 다니시는지..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이리주세 요. (덥썩 짐가방을 든다)
기풍 아냐 아냐 됐어. 신세를 질수야 있나. 얼른 가보라구. 괜찮아. (성연보는) 근데 처자 는 딱 맏며느리상이로구만.
성연 예?
기풍 아냐. (웃는) 어서 가봐. 얼른-
성연 (웃는) 예 그럼.. (인사 꾸벅하고 가는)
기풍 (그런 성연 호감있게 보다가) 흠.. 광고창작과라.. (종이보는)
6. 자영 연구실
책보고 있는 자영앞에 커피 갖다주는 남진.
남진 그래서 졸업과제 팀들은 대충 짜졌다구?
자영 어.. 그냥 원하는 대로 짜라구 했어. 어차피 취업 때문에 신경들도 못쓸텐데 뭐.
남진 (피식) 뭐 어쩌겠어. 취업이란게 워낙 절실한 문제니까.. (하는데, 노크소리)
기풍 (문열고 들어서며) 여기가 광고창작과 선생님 연구실.. (하다) 아이구 선생님- 황대 주 아버지 올시다! (덥썩 절을 한다)
엉겹결에 어어- 아, 예- 당황스럽게 맞절을 하는 남진과 자영.
테이블에 올려진 빛깔고운 떡 보이고. 마주앉은 세사람.
기풍 자식놈 학교에 보내놓고 이제야 찾아뵈니 이거 원 면목이 없어서-
남진 아이구. 별말씀을요.
기풍 아, 우리 대주가 선생님들 추천을 받아 회사시험을 봤다고 그러드라구요. 어떻게 인 사를 드려야 할지. 하하
자영 인사는요. 추천도 다 대주가 노력해서 받은건데요. 근데, 대주는 만나셨어요?
기풍 선생님들 뵐려구 학교로 먼저 달려오는 길입니다. 대주녀석은 이따 저녁때 회사루 가서 만나지요 뭐.
자영 예? 회사요?
기풍 하하. 아, 인턴으로 있는 회사말입니다. 며칠전에는 정식직원을 뽑는 시험에 덜 컥 합격을 했다고 전화가 왔더라구요. 아, 그 녀석이 어릴때부터 똑똑하더니- (하다 가 표정보는) 그런데 표정들이 왜.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남진 아뇨. 그게 아니라- (난감하게 본다)
7. 학교 외경 (D)
기풍 (E) 예? 그럴리가요.
8. 연구실안
당황한 표정의 기풍.
기풍 대주녀석이 분명히 회사에 다닌다고-
남진 아무래도 면목이 없어서 그렇게 말씀드린거 같습니다. 딴에는 생각해드린다고 한 거 겠죠.
기풍 아..예.
9. 연구실앞
기풍, 나와선다. '에이 녀석..' 하는. 속이 상한다.
잠시 서 있다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기풍 어, 나야. 나 여기서 며칠 묵었다 갈테니 그리 알아. 대주녀석 따로 연락없었지?
어. 회사 잘다니구 있으니 걱정마. 그래. (전화끊는)
속상한 듯 잠시 서 있던 기풍, 성큼성큼 어디론가 걸어간다.
그 위로 성연 (E) 전시회?
10. 잔디밭
성연, 민 마주 앉아있는.
민 어. 아무데나 취업나가느니 차라리 전시회를 해보는게 어떠냐구 해서.
성연 그래서 어떻게 하려구?
민 글세.. (긁적) 조금 고민된다. 어째야 좋을지.. 그냥 원치 않는 곳이라도 들어가 돈을 벌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하다가 웃는다) 이런 얘기 좀 그렇지?
성연 아니. (웃는) 나두 고민되는걸.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아부지 생각하면 얼른 취업 나가야 하구.. (하다가 문득 어? 하는) 저분-
보면, 기풍, 짐가방과 떡바구니들고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민 왜. 누군데?
성연 어. (웃는) 있어. 우리 학교에서 젤 잘 나가는 동아리 회장의 아버지.
민 젤 잘나가는 동아리 회장? 그게 누구야.
성연 (으쓱) 나도 모르지~. (웃는데, 유재 달래 온다)
달래 야. 니들은 시도때도 없이 같이 있냐?
성연 (머쓱히 웃으며) 왔어? 어? 근데 대주는?
유재 대주? (으쓱, 픽 웃는) 아마 지금쯤 머리에서 쥐가 막 나고 있을걸?
성연 응? (하다가) 아~ 졸업과제? (풋 웃는) 정말 쥐나고 있겠다. 그치?
애들, 눈 마주치고 풋- 웃는.
11. 도서관 (D)
쌓여있는 자료들.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하고 있는 대주 보인다.
대주 도대체 뭔 광고를 만들란 얘기야. 어후- (머리 싸매는) 아우 이것들! 한팀 운운할 때는 언제고 졸업과제에서 이렇게 배신을 때리나? (하는데 책상위에서 부르르 진동 오는 핸드폰) 어? (흐뭇) 그럼 그렇지. 얘들이 날 배신할 리가 없지.
얼른 핸드폰을 받는 대주.
대주 (기분좋게) 네 황대줍니다, (하다) 어? 엄마. 왠일이세요. 여기? 에이 어디긴 어디 야. 당연히 회사죠~ 하하. 근데 무슨 일.. (하다 깜짝) 으아? 아버지가요?? 언제요? 아, 알았어요 엄마. (핸드폰 탁 닫는) 큰일났다!
벌떡 일어나 자료들 마구 챙기기 시작하는 대주. 급히 후다닥 도망나간다.
12. 로비
대주, 헐레벌떡 달려 나가는데, 마침 기풍 로비로 들어서고 있는.
대주, 으악- 기겁해서 다시 되돌아 달려가는데,
기풍 (E) 황대주!
으~ 멈춰서는 대주. 잠시 서있다가, 눈 질끈 감고 뒤를 휙 도는.
대주 (금새 태도 돌변) 아니, 아버지! 여긴 어쩐 일이세요?? 제가 여깄는줄 어떻게 아시 구 하하.
기풍 흠- (본다) 그러는 너는 여기 왠일이냐?
대주 아, 저요? 아 그, 그게- 회사 자료 찾으러! 자료 찾으러 잠깐 들른거예요. 하하.
근데 아버지 마치 제가 여기있는 줄 아시는 것처럼 오셨네요. 하하.
기풍 (흠- 보다가) 회사 자룔 찾으러 왔다구? 그래. 자료는 찾았냐?
대주 예? 예
기풍 그래? 그럼 가자.
대주 예? 어, 어딜..
기풍 어디긴 어디야. 니방이지.
대주 제방이요?? 아부지 오늘 안내려가시게요?
기풍 며칠 묵을거다. (휙 돌아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며칠? 놀란 대주. 후다닥 쫒아가고.
13. 도서관앞
나오는 기풍을 기겁해서 잡는 대주.
대주 아, 아버지. 아버지 정말이세요?
기풍 내가 허튼소리 하는거 봤냐? 이번 참에 며느리감 좀 구해보려구 그런다.
대주 며느리? (어후-) 저, 저기요 아부지. 저 하숙집 보일러두 고장나서 냉방이구요. 에 취! 저 감기든 거 보이시죠? 아버지 연세에 몸살이라도 걸리면 어쩌시려구요.
기풍 왜. 아버지랑 같이 있기 싫으냐?
대주 예? 시, 싫긴요. 그럴 리가요. 전 다만 아버지 심심하실까봐서. 저는 아침이면 회사 에 가야 하는데 아버지 할 일도 없으시잖아요. 또..
기풍 걱정마라. 천지가 내 친구들에다 정 할 일 없으면 학교에 나오면 되지. 니네 학교에 도 맘에 드는 처자들이 꽤 있더만- (하며 뒤적뒤적 담배를 찾는다, 담배가 없는듯)
대주 (보다가, 주머니에서 담배꺼내 드리는) 여기요. 아부지 담배 아직 안끊으셨어요?
기풍 (받는다) 그래 임마! 그러는 너는?
대주 (헤헤) 저야 뭐.. (긁적이는데)
기풍 어? 아니 저게 누구야?
대주 예?
보면, 걸어올라오는 광끼들. 성연, 역시 걸어오다 어?
기풍, 허허 이런 또 만나네- 손 번쩍 드는데
성연 대주야! (하는)
기풍 (엉? 얼굴 더 환해진다. 환한 얼굴로 번갈아 보다가) 둘이 친구냐?
민, 놀란 얼굴의 성연 보는.
민 (기막혀 웃는) 그럼 젤 잘나가는 동아리 회장이.. 대주?
14. 잔디밭
떡하니 앉아있는 기풍. 아이들 일어서서 하나씩 큰절을 올리고 있다.
유재 (절 마친후) 안녕하세요. 신유잽니다.
기풍 (시큰둥) 어흠- (헛기침) 인정머리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게 생겼구만.
유재 예? (머쓱, 머리 긁적)
기풍 다음.
달래 (엉거주춤 절꾸벅) 진달랜데요.
기풍 (인상, 절레절레) 넌 옷이 그게 뭐냐? 머리에 쓴건 모자냐, 벙거지냐?
달래 (당황) 예? (울상) ..모잔데요.
기풍 쯧쯧. 철딱서니없게 나이값도 못하고.. 다음.
민 (머쓱하게 절하는) 강민입니다.
기풍 (인상 퍽) 넌 머리가 그게 뭐냐? 기집애도 아니고 정신사납게- 거 하나로 묶던가, 자르던가-
민 예? 예. (당황스러우면서도 웃음 참는데)
기풍, 다음 차례인 성연을 흐뭇하게 본다.
성연 저.. 윤성연입니다. (큰 절 막 하려는데, 잡는)
기풍 (흐뭇한) 됐다, 됐어. 절은 무슨- (활짝 웃는) 배고프지?
성연 (당황) 예?
기풍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들가자, 밥먹으러- 회장아버지가 밥 한끼 근사하게 살테니-
기풍, 흐뭇하게 성연, 손 쥐고 간다.
황당한 얼굴로 바라보는 광끼들. 민은 어이없이 웃고 말고.
15. 고기집 앞 (D)
'보신탕집' 간판 보이고.
16. 고기집 (D)
한상 가득 놓여있는 음식들. 고기, 지글지글 불에 익고 있다(?)
아이들 모두 묘한 얼굴 표정. 한점도 집어먹지 못하고 있는.
기풍 아, 왜들 그러고 있어? 기운차리는덴 뭐니뭐니해도 이게 최곤데. 자 얼른들 먹어 봐. 응? 어서-
애들 예. (하면서도 차마 젓가락질 못하는데)
기풍 아, 왜들 안먹는거야? 밥먹기가 싫어?
대주 아뇨,아부지. 그게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걸, (하는데)
민 (대주 툭 치는)
기풍 아, 왜들 못먹는 거야? (답답한지 달래 그릇에 고기를 한점 놓아준다) 자, 먹어봐 라.
달래 예? (울상) ..이걸요?
기풍 왜. 먹기 싫어?
달래 아, 아뇨..(오만인상쓰며 벌레집듯 집어서 먹어보려하다가, 기어이 우엑-)
기풍 (심히 못마땅한 듯 고개 절레절레) 쯧쯧쯧. 에이- (금새 활짝 웃으며 성연본다.
고기집어주며) 자, 너라도 많이 먹어라. 자- (밥그릇에 놓아주자)
성연 (그런 기풍 물끄러미 바라보다가..웃는) 잘 먹겠습니다.
덥썩 고기를 집어 맛있게 먹는다. 맛있네요. 웃는.
아이들, 놀란 얼굴로 성연 본다. 그 모습 본 달래, 다시 우엑- 하고.
17. 골목길 (D)
성연, 토하듯 앉아있고. 등을 두드려주던 민. 괜찮아..? 하는.
성연 (일어난다) 어. 아- 이제야 살겠다.
민 어우 바보. 적당히 먹다 버리지 그랬어. 아님 못먹는다구 하든가.
성연 (웃는다) ..아버님이 주시는 거니까. 우리 아버지 생각도 나구. 왜 아버지들은 그 렇잖아. 좋은거 먹이려구 하구.. 잘 먹으면 좋아하시구..
민 (보는.. 웃는다) 잘했어.
성연 (웃는)
민 근데, 대주 아버님이 너 너무 이뻐하드라. 아까 내가 너 데려다준다고 할 때 봤어?
성연 (풋) 대주보구 데려다 주라구 하신거? 정말 재밌는 분이셔.
민 안목이 높으신 분이지~ (웃으며 어깨 감싼다) 자, 가자. 약사먹구 집에 가야지.
성연 약은 무슨. 토했더니 괜찮다니까.
민 안돼. 약먹어야 돼. (데리고 가는)
성연 (웃으며 끌려간다)
18. 옥탑방 외경 (N)
19. 옥탑방 (N)
대주, 침대를 정리해주고 있다. 한 침대에 기풍의 베개를 놓고 민이 침대에 베개 두 개를 놓는.
기풍 그냥 여관서 자면되지 뭐하러 일루 끌고와서는-
대주 에이, 뭐하러요. (베개 툭툭 쳐주며) 자, 여기서 주무세요. 전 이쪽서 민이랑 잘게요. (하는데)
기풍 (흐뭇) 아무리 생각해도 5대독자 맏며느리상이야. 그 성연이 말이다. (문득 생각는 듯 쥐어박는) 어유 집까지 데려다 주라니까 민이 녀석한테 선수나 뺏기구-
대주 어후- 저라면 차라리 그시간에 달래를~ (하다 입 탁 막는, 인사꾸벅) 안녕히 주무 세요. (휙 나가려는데)
기풍 어디 가냐?
대주 예? 아- 하,학교 팀과제 준비 때문에- 하하. 회사일하랴, 학교일하랴 너무 바빠서 요. 너무 능력이 많은 것도 아주 피곤한 일이네요. 하하. (후다닥 나가는)
20. 옥탑방 앞 (N)
나와서는 대주. 에이. 머리 벅벅 긁는데, 민 올라오다 대주보는.
민 어? 잘나가는 동아리 회장!
대주 (본다) 에이, 장난치지마.
나란히 앉은 민과 대주. 대주 괴로운 표정이다.
대주 오늘 울아버지땜에 고생했어.
민 (웃는) 고생은 무슨-
대주 아, 하필이면 지금 올라오실게 뭐냐. 참내- 복도 지지리 없어 진짜.
건 그렇고 어떡하지? 우리 아부지 나 회사 나가는줄 아시는데. 아- 진짜 미치겠다.
민 (픽. 어깨 툭툭) 삼가 명복을 빈다.
대주 인턴떨어진 얘긴 그냥 확 해버릴까? 아냐, 아냐. 그럼 얼마나 실망하시겠어? 우리 아버지 소원이 내가 양복입구 출근하는 거라구 하셨는데. 으아 몰라 몰라! 양복입 구 학교가지 뭐!
민 뭐? (웃는)
대주 야 너- 절대 말하면 안된다. 알았지? (벌떡) 아자! 힘내자 황대주!
민 (웃는)
대주 한 며칠 울아버지 땜에 고생 좀 해두 그냥 팔자려니 생각해.
민 알았어. (웃는) 들어가자. (툭 친다)
21. 옥탑방 (N)
요란하게 들어서는 민과 대주.
대주 야, 어쩌냐. 내가 잠버릇이 좀 심하거던. 잠자기 조금 괴로울거다. 참아라.
민 뭐? 야, 안돼. 너 바닥서 자. 바닥- (하다 멈칫 서는)
보면.. 대주몫의 베개를 자신의 옆에 옮겨놓고 잠들어있는 기풍.
두 사람, 왠지 짠해져서 본다.
대주 어우.. 아부지 진짜.. 좁아서 불편하다니까.. 나 막 차는데.
민 (피식..) 너랑 주무시고 싶으신가부다야. 자드려. (툭 쳐주는)
대주 에이 우리 아부지 땜에 못산다 내가.
(화면바뀌면)
한 침대에 엉겨서 잠들어있는 대주와 기풍 보이고.
책상에 앉아 아버지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는 민..
(F.O)
22. 옥탑방 전경 (D)
23. 옥탑방 (D)
민, 물마시고 있는데 온몸이 뻐근한지 으아- 몸을 비비틀면서 나오는 대주.
대주 (하품) 몇시냐?
민 응? 8시.
대주 (놀란) 으아!! 진짜?? (하는데. 기풍, 문 열고 들어온다, 깜짝) 아, 아부지! 제가 왜 이제야 일어났냐면요, 그게요- (하는데)
기풍 (태연히) 현장으로 출근하냐?
대주 (엥?, 덥썩) 네. 바로 그거예요. 하하. 그럼 빨리 준비를~ (후다닥 침실쪽으로 들어 가는)
민 (피식 웃는데)
기풍 (흘끔) 넌 어제 성연이 잘 데려다 줬냐?
민 예? 예.
기풍 (흠-) 걔는 내가 점찍었으니 괜히 넘보지 말아라. (침실로 들어가려다) 그리고 그 머리 좀 묶던지 해라. 정신사나워서 원- (휙 들어가는)
민 (보다가..픽) 아무래도 미운털이.. (머리 긁적이며 웃는)
24. 교정
하품하면서 터덜터덜 교문을 걸어들어가고 있는 대주. 시계를 본다.
대주 에이, 아직도 꼭두새벽이네. (하품) 이게 무슨 짓이냐 진짜- (하다가) 아.. 근데 오 늘 하루종일 혼자 심심하실텐데.. (핸드폰 꺼내 전화를 한다) 어. 민이냐? 우리 아부 진. 뭐? 그새 나가셨어? 아니 지리도 잘 모르시는데 아침부터 어딜?
25. 빌딩앞
빌딩앞에 턱 서는 기풍. 빌딩을 한번 올려다보고 핸드폰을 누른다.
기풍 아. 김이사. 나야 황기풍. 자네 회사에 유능한 신입사원 하나 안필요한가. 내가 잘 아는 인재가 하나 있어서 말이야. (화들짝) 그래? 오케이 좋아. 내가 지금 당장 갈 테니 거기 원서 놔두라구. 나? 2분안에 갈게. 지금 자네 회사밑이거든. (씩 웃는)
경쾌한 느낌으로
이회사, 저회사에서 나올때마다 손에든 원서가 하나씩 늘어나는 기풍의 모습.
26. 거리
걸어오는 기풍의 손에 수북히 들려있는 원서들. 흐뭇한 모습으로 들여다보는.
기풍 이렇게나 회사가 많은데 이중 하나는 걸리겠지. 설마- 하하. (하다가, 문득 길옆의 보석점을 본다)
슬쩍 가보는 기풍. 쇼윈도 안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반짝이는 금반지 보이고..
27. 학교 외경 (D)
28. 사진과 작업실앞 (D)
민, 나와서는데. 막 들어가려던 조교 어? 민아. 하는.
조교 전에 말한 전시회문제는 좀 생각해봤냐?
민 (긁적) 아뇨, 아직. 조금만 더 생각해 볼께요.
조교 하긴.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지. 그래두 하고싶지 않은일로 취업을 나가는거 보다 는 훨씬 나을거야. (어깨 툭 쳐주는)
29. 교정 한 곳
성연, 숨 헉헉 달려온다. 두리번 두리번 누군가를 찾는데.
저만치 앉아있던 기풍, 반갑게 일어나 어- 여기다! 손드는.
성연, 웃으며 오셨어요? 한다.
30. 교정일각
뭔가 자료들 들고 걸어오던 달래. 오다 문득 보면 저만치 벤치에
성연과 기풍 앉아있다. 기풍이 뭔가를 성연에게 떠 안기고 있는 듯 보이는.
성연, 난감하게 웃으며 거절하지 못하고 받는다.
기풍 성큼성큼 가고.. 성연 후- 난감하게 한숨쉬며 벤치에 앉아있는.
달래 왜 저러지? (갸웃 성연에게 간다) 윤성연!
성연 (깜짝) 응? (얼른 손에 든 뭔가를 감추는)
달래 뭐야? 대주 아버님이 뭐 주셨어?
성연 어.. 저 그게. (난감하게 웃는)
대주 (E) 반지?
31. 잔디밭
대주, 황당한 표정.
성연 어.. (반지케이스 내민다) 미안. 그냥 별 뜻없는 선물이라고 하셨지만.. 어쩐지 마 음이 좀 그래서. (웃는) 니가 아버님 맘상하지 않게 돌려드렸으면 좋겠어.
대주 (어후) 이걸 진짜 울 아버지가 주셨단말야? 어후 정말- (벌떡 일어난다)
성연 (놀라잡는) 대주야. 화내지 말구. (웃는) 자식가진 부모는 가끔 어린애처럼 되드라. 울 아버지두 그러시거든. 그러니까 화내지마. 응?
대주 어후- 내가 못산다 정말. (머리 벅벅 긁는데)
성연 (웃으며 툭 치는) 너나 아버지께 솔직히 말씀드릴 생각해. 언제까지 속일 생각이 야?
대주 (보는)
성연 너 이러구 다니는게 어쩜 인턴떨어진거보다 더 불효일수도 있어. 그렇게 생각안해?
대주 (본다) 후.. (착잡한데)
32. 옥탑방 (D)
원서들고 기분좋게 들어서는 기풍. 테이블에 원서놓고 남은 떡바구니를 본다.
기풍 원서는 대충 됐구.. (떡바구니를 드는)
33. 택수집 거실
책 보며, 혼자 장기판을 벌이고 있는 택수. 떡바구니를 든 기풍 들어선다.
기풍 어이구 이거 인사가 늦었습니다-
택수 (놀라 일어서는) 아- 오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달려가 떡바구니를 받아드는) 아 이구 뭐 이런걸 다-
기풍 약소합니다. 하하. (장기판 보며) 아.. 장기 좋아하시나보네요. 저도 좋아하는데.
택수 그러세요?
마주앉아 장기판을 벌이고 기풍과 택수. 장기수를 놓으며 계속 얘기를 한다.
택수 (장기알 딱 놓으며) 저는 딸하나가 있는데, 어릴 때부터 아주 똑똑하고 야무졌죠.
기풍 (역시 장기알 놓으며) 우리 대주도 어릴땐 신동소리를 들었죠. 마을에 인물났다고 했어요.
택수 우리애는 대학내내 과대표에 장학금까지 받고 다녀서 뭐 걱정거리가 없었습니다.
어이구 이거 차가- (차를 죽밀어 알하나 먹는다. 하하) 지금도 이 차처럼 죽죽 잘 나가고 있네요..
기풍 하하. 장기의 묘미는 아무래도 이 졸을 움직여야- 우리 대주는 자그마치 다섯 살때 천자문을 읽지 않았겠어요? 하하. 장이요! 이 졸을 제대로 쓰는게 진짜 장깁니다.
택수 (그 졸을 다시 차로 죽 먹으며) 장이요! 장기는 역시 차가 힘이 있죠. 하하. 우리 애는 얼마전에 인턴으로 나간 회사에서 정식직원발령까지 받았답니다. 정식직원되 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시죠? 하하.
기풍 (크흠-, 기분상한 얼굴로 장기판 골똘히 본다)
택수 아, 뭐하십니까? 장입니다.
기풍 한 수만 물릅시다.
택수 아이구 무르는게 어딨습니까? 정식 내긴데- 역시 장기는 차가 최고죠?
기풍 (골똘히 보다가 크흠- 일어서는)
택수 아, 왜요. 한판 더 안하시구요?
기풍 아 예. 갑자기 볼일이 좀 있어놔서요. 그럼-
정중히 인사를 하는 기풍.
그러고는 테이블에 놓인 떡바구니를 도로 들고 나간다.
택수 (황당) 아, 아니 저-
크흠- 헛기침하며 뚜벅뚜벅 거실을 나가는 기풍.
34. 옥탑방
들어서는 기풍. 기분나쁘게 떡바구니 턱 놓는다.
기풍 인턴이 어떻고 정식직원이 뭐가 어째..? 에이.
목이 타는지 냉장고문을 벌컥 열고 물병을 꺼내다가 멈칫하는.. 냉장고가 텅 비어있 다.
기풍 에이.. 이 녀석들 도대체 뭘 먹구 사는거야.. (마음이 안좋다..)
고개돌려 잠시 테이블에 놓인 원서뭉치를 보다가.. 방을 나가는.
35. 학교 취업정보 게시판앞
대주,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온다.
성연 (E) 너 이러구 다니는게 어쩜 인턴떨어진거 보다 더 불효일수도 있어.
대주, 에이! 머리 벅벅 긁다가 문득 취업정보 게시판을 보는.
한동안 게시판을 살피던 대주, 고개 푹 숙이고 걸어가면..
오다가.. 그런 대주의 모습을 보는 기풍.
착잡하게 서 있다가 뭔가 결심한 얼굴로 뒤돌아 뚜벅뚜벅 간다.
36. 동방 (D)
테이블에 흩어져 있는 자료들, 빈 스토리보드들.
대주 힘없이 들어와 털썩 앉는.
대주 왜 이렇게 되는일이 하나도 없냐. 과제두 하나도 못했는데.. 어우-
(괴로운 듯 테이블에 털썩 엎어지는데)
들어서는 달래와 유재. 어..? 황대주.
달래 너 뭐야? (웃는) 너 아직두 양복이야? (보드보는) 에? 이건 또 뭐야? 너 과제 시작 두 안했어? (쥐어박는) 어우 그럼 그렇지. 널 믿구 맡긴 내 잘못이지. 야, 과제발표 가 내일 모렌데 이게 뭐야?
대주 에이 정말. 나한테 떠맡긴게 누군데 그래?
유재 그럼 첨부터 진짜 못하겠다구 하던가. 우리도 할말은 없지만 이게 뭐냐?
달래 어우 바보. 신경 좀 안써볼라구 했더니 진짜-
대주 (울컥) 에이씨! 이런게 걱정됐으면 첨부터 나한테 맡기질 말았어야 할거아냐! (휙 나가버린다)
유,달 어..? (보는) 쟤 왜 저래..?
37. 건물앞
나와서는 대주.
대주 (속상해서) 나한테 떠넘길땐 언제구 이제와서 어쩌란 얘기야 도대체! (하다가는 털 썩) 어우.. 그래두 정말 한심하다. 황대주. 넌 도대체 할 수 있는 일이 뭐냐. 언제까 지 이러구 살래. 어우 (머리 퍽퍽 치는데)
크흠- 헛기침 소리. 대주 놀라보면, 원서뭉치를 든 기풍 서 있다.
대주 (놀라) 어? 아, 아부지! (벌떡 일어나는데)
기풍 (들고 있던 원서뭉치 턱 안긴다) 그동안 받아온 원서들이다. 이거 다 써서 내면 어 디 한군데 못들어가겠냐? 그러니까 죽을 상 하지 마라.
대주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아부지..
기풍 하루종일 다녔는데두 그거 뿐이다. 원 자식들. 원서 한 장 주면서 얼마나 거들먹 거 리는지-
대주 (울컥한다) 그러게 이런걸 뭐하러 받아오세요. (원서다시주는) 속인건 제가 잘못했 으니까 이거 그냥 가져가세요.
기풍 인석이- 뭐가 어때서 그래, 임마!
대주 가져가세요, 글세! 아부지가 자꾸 이러시니까 제가 이런 못난놈이 된거라구요!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구 절절 매는거 아버지 눈엔 안보이세요? 이렇게 한심한 꼴 안보이시냐구요!
기풍 뭐야..?
대주 저 스물한살이예요, 애들 아니라구요. 민이 보셨죠? 부모님도 없이 혼자 사는데두 어른스러운 거. 저요, 그런거 되게 부러울 때 많아요, 아부지. 취직 정도는 저 혼자 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아부지 제발 신경쓰지 마세요. 예?
기풍 이..인석이..너 말 다했냐?
대주 아뇨! (주머니에서 반지꺼내는) 성연이한테 이런거 왜 주세요? 걔 민이 애인이란 말예요. 며느리감이니 뭐니 해서 저 좀 곤란하게 만들지 마세요, 제발요! (쏟아놓고 속상한) 에이- (벌떡 일어나 달려가는데, 오던 민 만난다)
멈칫 보다가 그냥 휙 가버리는 대주. 민, 어? 대주야! 쫒아가는.
38. 교정 일각
기풍, 상처받은 얼굴로 그저 망연자실 앉아있고.
39. 교정 한 곳.
민, 뛰어내려오다 보면.. 저만치 앉아있는 대주 보인다.
달려가 앞에서는 민.
민 너 왜 그래. 왜 아버지한테 화를 내구 그러냐? 니가 잘못해놓고 왜 화를 내는건데?
대주 아, 모르면 가만있어 임마. 니가 뭘 안다구 그래?
민 그래. 나 몰라. 모르는데.. 아부지한테 화내구 그러지 마라. 화내지마, 임마.
대주 (본다)
민 나중에 후회한단 말야. 진짜야. (보다가..앉는다) ..가서 죄송하다구 해, 임마.
대주 됐어. (하는데)
민 황대주. 나는.. 그냥 아버지가 살아만 계셨음 좋겠드라.
그래서 내가 뭘 물어봤을 때 아부지가 해주시는 대답이 듣고 싶어. 그건 좋다, 이건 아니다. 뭐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들 말야. (대주보는) 충고하는데.. 살아계실때 잘해 드려 임마.
대주 (본다, 왠지 마음이 아프고)
40. 거리 외경 (N)
41. 골목길 (N)
에취! 재채기를 하며 터벅터벅 걸어오는 대주. 걸어오다 문득 수퍼마켓 안을 본다.
놓여있는 담배들.. 대주 물끄러미 바라보다 주머니를 뒤진다.
42. 옥탑방앞 (N)
담배한보루 달랑달랑 들고 걸어오는 대주.
옥탑방 앞에 서서 후후- 심호흡을 하는. 아부지- 문 열다가 멈칫 한다.
보면..
43. 옥탑방안 (N)
테이블 위에 저녁식사 차려져 있고.
기풍, 찌개간을 보고 있다가 대주를 돌아본다. 어쩐지 머쓱한.
기풍 크흠- 왔냐? (간보다가) 어 뜨거!
대주 아부지- (놀라 달려온다)
기풍 괜찮아. 괜찮아. 어, 얼른 앉아라.
대주 (왠지 찡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다) 이게 다 뭐예요, 아부지-
기풍 뭐긴 뭐야. 저녁밥이지. 이거 만드느라 죽을뻔 했다. 어서 앉어.
대주 이런걸 뭐하러 만드세요? 누가 아부지보구 밥차려달래요?
기풍 애비가 되서 아들놈 저녁밥 한그릇 못 지어주냐? 앉어.
대주 (보다가.. 앉는다)
기풍 이거 먹어봐라. 생선찌개야. 너 감기떨어지게 얼큰하게 끓였다. 얼른 먹어. 먹어라. (밥먹는다)
대주, 밥넘기면서도 왠지 목이 메는데-
옥탑방 문을 열고 들어오던 민.. 멈칫 선다. 다시 나가려는데.. 들어와라 하는.
민, 본다.
기풍 아, 얼른 안들어오구 뭐해? 들어와 앉어.
민 (보다가.. 들어와 앉는다)
밥 떠주는 기풍. 자, 얼른 먹어. 먹어라. 반찬들 밀어준다.
민, 조용히 밥먹기 시작하는. 기풍, 그런 두사람 지켜보며.. (DIS)
44. 옥탑방 앞 (N)
문 열리고.. 담배를 든 기풍 나와선다. 담배피워 무는데, 대주 나오는.
대주 아부지.
기풍 (돌아본다) 어. 왜 안자구.
대주 (쭈삣거리며 온다) 저기 아부지.. 아깐 죄송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아부지 속인것두 죄송하구요.
기풍 됐어. (툭 친다) 남자가 뻥도 치고 그럴수 있는거지.
대주 아부지.. (보는데)
기풍 니 말뜻 대충 알아들었어. 내딴에는 원서니 뭐니 다 니가 걱정되서 한 일인데.. 그 게 널 부담스럽게 했다부다.
대주 (본다) ..죄송해요, 아부지. 저요. 혼자선 아무것도 잘 못해요. 졸업과제두 혼자 버벅 거리고 있어요. 근데.. 계속 그렇게 살 순 없잖아요, 아부지. 그러니까.. 조금만 지켜 봐 주세요. 예?
기풍 크흠.. 뭐 할 수 있냐? 자식놈이 그렇게 해달라는데..
대주 아부지.. (웃는) 저 졸업과제 포기할려구 했었거든요. 근데 생각을 바꿨어요.
기풍 그래?
대주 한번 열심히 해보려구요. 봐주세요. 아셨죠?
기풍 (피식 웃는. 피던 담배 준다) 한 대 필래?
대주 (그제서야 웃는) 아뇨. 됐어요, 아부지.
기풍 다 좋은데 (푹 쥐어박는) 너 임마, 애비 피는 담배두 뭔지 모르냐? 이거 니가 사온 거지 자식아.
대주 어? 아부지 피시는거 이 담배 아니예요?
기풍 아냐, 임마. (푹 쥐어박는다)
어? 이상하다! 이거 아니예요? 아니다, 임마. 그럼 뭐지? 뭐야?? 퍽 쥐어박는 기풍.
아, 아퍼요! 하는 두 사람 다정한 모습에서 (F.O)
45. 학교 외경 (D)
46. 광창과 게시판 (D)
후다닥 달려온 대주, 뭔가 공고문을 게시판에 떡 붙인다.
흐뭇하게 웃으며 손 탁탁 털고 가면, 커다랗게 쓰여진 '분실물을 찾습니다'
47. 도서관 (D)
열심히 자료들을 찾는 성연과 민. 책들안고 나오다 중간에 부딪힌다. 어?
성연 (웃으며) 너 뭐야? 취업고민땜에 바쁘다며.
민 어. 고민 대충 끝냈거든. (웃는) 그러는 넌. 이상하게 바쁘다며.
성연 졸업과젠데 유종의 미를 거둬야지. (웃는) 어우 그동안 대주 혼자 얼마나 난감했을 까. 우리 너무 잘못했지? (웃는데)
달래, 헐레벌떡 뛰어들어오는. 야, 윤성연, 강민!
달래 빨리 와봐. 어우- 대주땜에 내가 못살겠다 정말!
성,민 대주? (마주보는)
48. 광창과 게시판앞 (D)
기막힌 얼굴로 게시판 공고문을 보는 광끼들.
성연 분실물을 찾습니다. 분실물 내용 강민, 윤성연, 진달래, 신유재. 속칭 독수리 5형제. 달래 분실이유, 졸업과제에 불만을 품은 분실물들의 집단 무단이탈? (기막힌)
유재 위 분실물들을 찾아주시는 분께는 거액을 후사하겠음. 참고로 원하는 분실물중 하 나로도 대체 가능함? 어우 황대주 이걸 정말!! (하는데)
대주 마지막은 왜 빼먹냐? 광끼팀장 황대주 백.
아이들, 야!! 황대주!! 어우, 내가 이걸 그냥!! 장난치고.
대주 그러게! 그러게! 누가 빠지래?
달래 야! 그래두 그렇지 분실물이 뭐냐?
대주 (툭치며) 같이 할거지? 그치? 그치?
대주, 아이들 모으며 자, 얼른! 얼른! 파이팅,파이팅. 하고. 아이들 웃고.
49. 몽타즈
잔디밭 / 몰려서 회의하는 아이들. 대주, 아예 일어나서 열변을 토하고.
도서관 / 스토리보드들을 그리는 달래. 대주, 참견하고. 달래, 저리좀가! 밀고.
지프앞 / 발표연습. 아이들 앉아있고. 대주, 쑥쓰럽게 보드들고 나갔다가 으아 쑥쓰 러~ 주저앉으면, 아이들, 다시 밀어서 앞으로 내보내며 장난치고.
교정 일각 / 그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기풍. 흐뭇하게 웃는데, 마침 돌아보던 민과 눈이 부딪히는. 기풍, 손가락으로 까닥까닥 오라는 시늉.
지프앞 / 당황스럽게 보다가 일어나는 민.
50. 교정 한 곳 (D)
나란히 앉아있는 기풍과 민. 음료수를 들고 있다.
기풍 그동안 나땜에 많이 불편했지?
민 예? 아뇨. 무슨 그런 말씀을..
기풍 대주한테 얘기들었다. 지금까진 여차저차 살아왔을지 몰라도, 혼자선 세상 살아가기 벅찰때가 많을거다. 그럴 때 언제든 찾아와. 친구아버지면 니 아버지도 되는거야. 알겠냐?
민 (본다. 고마운) ..예.
기풍 근데 니 머리 말이다. 자꾸 보니까 긴것도 개성있고 좋다. (웃는)
민 (보다가 웃고만다) 고맙습니다. 근데.. 한가지만 여쭤봐두 될까요?
기풍 뭔데.
민 꼭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어려워도 해야되는 거겠죠? 예를 들면 전시회 준비랄지..
기풍 (푹 쥐어박는) 임마, 당연한 소릴 하고 있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야지.
민 예. (웃는다)
기풍 (웃는) 얼른 가봐라. 애들 기다리겠다.
민 예. (인사 꾸벅 하고 달려가다가 뒤도는) 저- 과제발표 보러 오실거죠?
기풍 (참내) 당연하지 임마! 내 아들 황대주가 하는건데- (웃는다)
민 꼭 보세요. (웃고 달려가는)
그 모습 보며 웃는 기풍.
51. 강의실. (D)
우우! 환호성 소리! 박수소리와 함께 스토리 보드를 들고 앞에 서있는 대주.
대주 (인사) 에- 그럼 광끼팀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힘주어) 팀장! 황대 줍니다. (아이들 와- 웃는) 저희팀은 아버지께 전하는 따뜻한 사랑을 메인테마로 해서 겨울내의 '백의민족'을 전략제품으로 잡았습니다.
대주, 첫 번째 그림을 거는. 회사원 김대리의 모습.
52. 사무실 (N)
일하고 있는 김대리. 바쁘고 지쳐보인다.
대주 (E) 만년 대리인 김대리는 오늘도 야근을 합니다. 밀려드는 업무에 치여 고향에 내 려가지 못한지 3년.
53. 새벽거리
환경미화원 복장으로 거리를 청소하고 있는 아버지.
대주 (E) 그의 고향엔 새벽마다 거리를 청소하는 아버지가 계십니다.
54. 전화박스 (N)
지갑에 꽂힌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전화를 하는 김대리.
김대리의 통화내용 들리며..
대주 (E)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늘 크고 당당하지만.. 그래도 그는 느 낄 수 있습니다.
55. 새벽거리
쓰레기를 다 올리고 지친 듯 털썩 앉아 땀을 닦는 아버지.
대주 (E) 언제나 넓고 커다랗던 아버지의 등이 조금씩 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 다.
56. 집 (D)
속옷을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있는 김대리. 봉투에 적힌 '휴가원' 보이며.
대주 (E) 이제 김대리는 3년만의 휴가원과 함께 아버지의 내의를 정성스레 준비합니다.
53. 강의실 (D)
대주 오늘은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날입니다. 가슴으로 전하는 사랑. 백의민족.
대주, 발표 끝내면 터지는 환호성. 광끼들 서로들 하이파이브하고,
들어오는 대주 향해 엄지세워보이는 아이들. 서로 좋아라 하는.
대주 으아 잘했지!! 잘했지!! (아이들과 장난치고 환하게 웃는 모습 보여지며)
54. 강의실밖 (D)
그런 대주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기풍.
기풍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날이라.. (끄덕끄덕하는) 녀석-
놓여진 짐가방을 들고 돌아서는 흐뭇한 기풍의 얼굴..
강의실 유리안으로 광끼들과 환하게 웃는 대주의 모습 보여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