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발이 몹시 못 생겼습니다. 한여름 예쁜 맨발로 샌들을 신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한없이 주눅이 들곤 했습니다. 샌들에도 스타킹을 신고 다니는 저를 보고 다들 촌스럽다고 난리를 쳤습니다.
발톱을 깎을 때마다 패디큐어도 할 수 없는 못 생긴 발이 보기 싫었습니다. 저처럼 못 생긴 발과 발톱에는 매니큐어를 절대 못 칠하는 줄 알았지요. 얼마 전 아들 장가 보낼 때 모처럼 손톱 손질을 하러 갔습니다. 딸 시집 보낼 때 갔었으니 꼭 오 년 만에 찾은 네일 아트숍이었습니다.
옆에서 발관리를 받고 있는 아줌마를 보고 용기를 내어 원장님께 물었습니다. "저.... 발이 아주 못 생겼는데도 발 관리를 받을 수 있나요?" "아니 무슨 말씀을 하세요? 어디 한 번 벗어봐요!" 한사코 싫다는 나의 발을 벗기고 원장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휴 이 정도면 양호한 편입니다. 더 못 생긴 발도 얼마든지 있어요. 걱정마시고 발 구박 고만하세요."
아들을 장가 보낸 후 용기를 내어 발관리를 받으러 갔습니다. 각질을 벗겨내고 발톱 손질을 예쁘게 하고 매니큐어까지 발랐더니 우와 다른 사람 발처럼 예쁘게 변하더라구요. "매일 크림을 발라 주고 사랑해 주세요. 그럼 더 예뻐진답니다."
남편에게 맨발을 보이면서 제가 어쩌면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는지요. 내년 여름엔 맨발로 신나게 샌들을 신고 다닐 겁니다.
첫댓글 그렇군요. 저도 요즘 주름이 많이 생긴 얼굴을 당당하게 내밀고 다니는 중이랍니다 ^^
그 예쁜 발을 항상 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