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은 유난히 잠을 제대로 자기 힘든 여름이었습니다. 이번 여름에 잠을 제대로 자기 힘들게 만든 가장 큰 두 가지 원인은 바로 열대야와 새벽에 열린 런던올림픽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렇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일정하게 유지해 왔던 수면 패턴이 쉽게 깨지게 되고, 평소 생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답니다. 따라서 수면 습관을 다시 바로잡을 필요가 있는데요, 이번 기사는 바로 이 잠에 대한 기사입니다.
[출처 : http://morguefile.com] [열대야와 런던올림픽으로 유난히 잠을 제대로 자기 힘들었던 2012년 여름!]
잠과 한의학을 여러 방향으로 연관시켜볼 수 있겠지만, 가장 쉬운 접근은 약물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오늘은 한의학에서 다루는 수많은 본초들 가운데서 잠과 관련이 있는 본초들을 뽑아서 어떤 작용이 있는지 소개할까 합니다.
오늘 기사의 내용은 <신증 방약합편> 중에서 약성가 부분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그런데 방약합편이 뭐냐구요? 조선시대의 황도연이 지은 의방서로, 본초학에 관한 의서 중 하나입니다. 약성가는 본초의 성미(性味), 효능(效能), 주치(主治) 등을 외우기 쉽도록 만든 일종의 한시인데요, 그림에 보이는 <신증 방약합편>에는 각 약물별로 약성가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럼 하나씩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죽엽 (竹葉)
죽엽은 솜대의 잎입니다. 죽엽은 본초 분류에서 청열사화약(淸熱瀉火藥)에 속하는데요, 청열사화약은 말 그대로 열을 낮추고 불을 끄는 기능을 하는, 즉 열을 내리는 데 주로 쓰는 약입니다. 죽엽은 주로 얇게 썬 후에 사용하되, 오래 끓여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약성가에 나와 있는 대로 죽엽은 주로 잠을 잘 오게 하는 기능을 합니다.
(2) 죽여
죽여는 국명으로 솜대라고 하는데요, 실제로는 솜대의 외피를 제거한 줄기 부분을 사용합니다. 본초 분류상으로는 청화열담약(淸化熱痰藥)에 속하는데요, 열담을 청화시키는 약입니다. 맛은 답니다. 약 분류 특성상 위의 열을 주로 치료하기 때문에, 위열이 아닌 위한으로 인한 질병을 치료할 때 사용하지 않습니다. 죽여 역시 잠을 잘 오게 하는 기능을 합니다.
(3) 산조인
산조인은 흔히들 알고 있는 대추씨입니다. 정확하게는 묏대추의 씨를 건조시킨 것입니다. 본초 분류상으로는 안신약(安神藥)에 속하는데요, 주로 신(神)의 이상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산조인은 가공 방법에 따라서 잠에 대해 다른 효능을 나타내는데요, 생것은 잠을 적게 하기 때문에 다면증에 사용하고, 볶은 것은 잠을 많게 하기 때문에 불면증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여기서 초(炒)란? 본초 포제법 중 하나로, 약재를 솥에 넣고 볶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잠을 조절하는 본초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본초들이 잠을 조절하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능도 할 뿐더러, 금기 사항도 있기 때문에 약물을 사용할 때에는 한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겠죠? 무더운 여름, 잠을 잘 조절하시길 바라면서 이번 기사를 마치겠습니다.
글 = 한국한의학연구원 KIOM 블로그기자단 6기 홍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