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7(일)
일요일 아침을 서둘러 나온다는 건 장애가 많았다.
설친 밤잠도 그렇고
식구들의 아침문제
휴일에 비어 놓을 내 자리에 대한 미안함 등등 - -
난 뻔뻔한 아내, 엄마가 되어 택시를 탔다.
형형색색의 등산복과 다양한 이름의 관광버스들의 부르릉거림.
화사한 해님 그림과는 달리 왠지 60년대 카바레 부위기의 커튼이 드리워진
버스 속엔 끼리끼리 앉아 있었다.
왈
레이건 을 닮았다는 또 조금은 가수현철의 분위기의 동기 덕분에 1시간이 늦어졌다.
살림꾼 남총무의 연~설을 들으며 달리는 가을은 청량함 그대로였다.
아래 역에 태풍의 영향을 받아 비가 올 것이라는 염려는 우리의 일탈을 지지해 주는 듯 했다.
물빛도 푸르고 하늘빛도 푸르고, 살짝 빛바랜 산들은 옆으로 뒤로 혀를 내밀며 놀린다.
저 멀리 오르락내리락하는 번지 점프하는 모습에 내 젊음은 꼭꼭 숨은 것만 같아 가슴으로 싸~한 바람소리가 들린다.
맞배지붕을 쳐다보며 팔각정을 둘러보고 겉만 그럴듯한 촬영장을 거닐었다,
장독대와 앙증스런 우산이끼.
격자무늬로 흉내만 낸 기와집과 초가집이 가짜인줄 알면서도 와락 안기고 싶은 것은 동심의 추억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리라.
배도 탔다.
대기 중인데 흔들거리는 것이 순간 울렁증을 준다.
먼 옛날
초임 지였든 백령도가 생각났다.
‘옹진 호’와 하늬바람. 심한 뱃멀미와 새마을 모자 쓴 아저씨의 친절.
소청도와 맨발의 내 첫 제자들!
시간은 어느새 이곳까지 뛰어와 날 당황시킨다.
이곳저곳 자신감이 모래알 빠져가듯 새 나가고 있는데
마음은 아직도 낭랑18세라니!
번쩍거리는 불빛이 자동차를 흔들어 놓기도 했다.
낯가림의 껍질이 많이 벗겨진 것 같아서 좋았다.
함께 나이 먹어간다는 동지애가 이런 걸까?
배불뚝이 벗도
선글라스에 분위기 뽐내는 벗도
앙증맞은 군밤을 내미는 다정한 손길의 벗도
망가지리라 다짐해 놓고도 망가질 수 없는 순박한 벗도 있었다.
시(詩) 상에 젖어 회상의 목마를 탄 벗도
듬직한 종가 집 맏며느리 같은 벗도,
조용히 그러나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을 보살피는 듯한 벗도 있었다.
살림살이 챙기랴, 모두에게 만족감, 의미 있는 나들이의 뜻을 찾아 주려는 벗도 있었다.
일찍부터 무엇이 그리 수줍은지 술잔에 의지하고 결국은 잠과 빨간 코를 보여준 벗도 있었다.
분명 우리는 아직도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첫 나들이!
벗님들의 배려와 아낌없는 지지로
가난한 여행은 넉넉한 귀향으로 가을을 재촉했다.
그래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싸~한 가을 기운이 정신을 맑게 해 준다.
이 청량감과 행복감을 그대들 벗님들과 함께 하고파 수다를 풀어본다.
첫댓글 변선생! 수고 무지 많았습니다. 오랫만에 마치 초등학생 소풍같이 즐거웠답니다. 변선생 덕분에......
옜날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생각나네요......변선생님 수고많으셨읍니다.
변형 ! 당신의 사회는 대~한~민~국 최고의 서~에님에서 세계 최고의 탈렌트 !! 배불뚝이.......장
중희야! 그날은 제대로 인사도 못했네.......아무튼 고생많았고 나름대로 즐겁기도 했었지 나는 그 다음날 도봉산 산행 끝내 줬지 뭐야 그리고 오늘은 아름답고 경치좋은 동창의 보금자리 명달리도 최고의 날 이었단다 나는 행복했답니다 수고많았다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