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사의 현장 >
300여명의 환호 속에 올라간
뉴욕 원각사 선방 상량보
글 | 김창송
보림원 선방에서 상량식 행사중
(왼쪽부터) 정우스님, 현고스님, 지광스님
지난 10월 14일 둘째 주 일요일 약간 쌀쌀하지만 청명한 날씨속에 업스테이트 뉴욕에 있는 원각사에서 약 300여명이 큰 광목에 묶여 허공으로 오르는 큰 재목을 보고 환호를 지르고 풍물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이들은 한국과 중국 그리고 뉴욕, 뉴져지, 버지니아, 메릴랜드, 커네티컷 주 등 미동부 지역에서 두 채의 선방 상량식을 위해 온 스님들과 목수 그리고 이 역사적인 장면을 보러 온 사람들이었다. 대부분 한국사람들이었지만 아주 소수의 백인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한국에서 온 원각사 회주 정우스님, 공사 도감인 전 송광사 주지 현고스님, 주지 지광스님과 총무 선명스님, 보리사 주지 원영스님, 조계사 주지 도암스님, 진양스님 등 10여명의 스님이 참석하였다. 또 이광복 도편수와 한국에서 온 10명의 목수, 불사추진위원장 정화섭 부부, 조일환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와 부인 정순자 신도회장, 이 선방 건립에 150만 달러를 기증한 방미숙 보살과 남편 해리 두리틀(Harry Doolittle)씨와 가족이 참석하였다. 이외에도 버지니아 연화정사 신도들, 뉴져지 보리사, 뉴욕 조계사, 플러싱 일관도 신도등과 원각사 신도들, 중국에서 조선족 4사람이 참석하였고, 컬럼비아대학교 동아시아 학과의 김성옥, 진영미, 서주원 교수 등과 학생 16명 등 300여명이 참가하여 이 역사적인 상량식을 보면서 환호했다.
행사는 이미선(법성화) 신도부회장의 사회로 정화섭 불사추진위원장의 불사경과보고를 하면서 방미숙, 해리 두리틀씨 부부를 소개하면서 이 선방은 2층으로 한 층이 73평 한 채는 방미숙 보살의 불명인 보림원, 한 채는 남편 두리씨 불명인 설산당으로 했다고 설명하였다.
정순자 신도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주 정우스님, 주지 지광스님, 한국에서 온 조계종 불사 총도감 현고스님과 불사추진위원장 정화섭 거사, David Lee 거사님 이광복 도편수와 목수들, 선명스님, 진양스님 등을 비롯하여 이 불사에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든 분들에게 신도를 대표해서 고마움을 전하면서 이 도량이 감사하는 마음을 키우는 도량이어서 행복한 도량으로 거듭나기를 희망 했다.이어 보리사 원영스님은 “뉴욕지역의 신도들은 원각사를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대웅전 뿐 아니라 선방까지 지어져 신행의 의지처가 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축사를 했다.
설산당 대들보가 올라가는 모습
컬럼비아대학교 동아시아 언어문화과 교수와
학생들과 조일환 정순자 부부(가운데)
이어서 이 대작불사의 도감인 현고스님이 격려사가 있었다.
현고스님은 오늘의 핵심 단어를 ‘최고’라고 명명하고 최고를 강조하면서 왜 최고인가를 그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먼저 세계 각국에 24개의 사찰을 건립한 불사원력의 최고 스님으로 정우스님이라고 원각사 회주이자 이사장인 정우스님의 원력과 다른 사람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업적을 설명하였다. 또 2만 4천여 명의 조계종 스님 중에서 전통사찰 건립을 260개 한 스님은 본인인 현고스님뿐이라고 이 분야의 최고인 전문가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서 우리나라 전통건축 대목장 계보가 조원재, 이광규, 조희완으로 이어지는데 조희완의 상수 제자가 이 불사 공사 책임자인 이광복 도편수라고 이도편수와 그 스승들의 계보를 설명하였다. 이러한 설명에 이어 “이 불사에 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가장 순수하고 다만 최고를 지향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사찰의 건물들이 최고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 불교국가 중에서 사찰 건축의 최고의 품격을 자랑하는 나라는 한국사찰 건축이다. 다른 나라 불교국가들이 여기 와서 보면 환호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불교 건축의 완결품은 한국에 있지 않고, 여기 뉴욕 원각사에 있다.
지광스님, 해리 듀 리틀, 방미숙보살, 정우스님(왼쪽부터)
이광복 대목장과 필자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동참과 헌신이 있어야 우리들의 구상이 펼쳐질 수 있다고 앞으로 이 공사의 완공을 위해 계속적인 관심과 동참을 호소하였다.
청법가에 이어 회주 정우스님이 선방 상량식을 거행하는 소회를 설법으로 표현했다. “불사란 부처님 일이고, 중생을 위하는 일이다. 소임자가 가져야 하는 약속이 있고, 시주자가 가져야 하는 약속이 있다. 설산 거사가 올해 95세이다. 선에 대한 관심이 지중해서 불교와 인연이 생겨서 큰 돈을 시주하게 되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만 해도 나는 원각사 불사에 50만 달러를 보냈다. 이것은 시주자와 소임자가 신뢰를 구축하는 약속이었다. 오늘 상량식을 하면서 이 장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하고 방미숙 보살 부부에게 보림원과 설산이라는 불명을 준 내력을 설명하였다.
이후에는 박소림씨가 이끄는 합창단과 박수연씨가 지도는 하는 풍물팀이 축가를 하고, 축하 공연을 하였다. 참가자들도 풍물팀의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었고, 이 도편수의 ‘상량이오, 상량이오’라는 우렁찬 소리에 박수를 치며 상량식 기쁨을 만끽하였다.
미주지역에서는 숭산스님이 설립한 프로비덴스 선원을 비롯하여, 로스 엔젤레스 달마사, 태고사, 하와이 무량사, 시애틀 서미사, 카나다 밴쿠우버 서광사 뉴욕 백림사, 한마음선원 등에서 건립한 한국전통사찰들이 있다. 대부분 법회를 하는 대웅전이었지만 이번 원각사의 상량식은 수행을 할 수 있는 선방 상량식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조계종은 선종을 표방하지만 제대로 된 선방을 가진 미주한국사찰은 드물었다. 한국사찰들은 대부분 대웅전을 기본 건물로 마련하였고, 수행 공간을 가진 사찰은 뉴욕 백림사 등 아주 극소수 뿐 이었다. 미국사회는 현재 명상이 태풍처럼 거세고 불고 있는 사회다. 미국사회에서 'mindfulness'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핸드폰은 있지만 페이스 북이나 카톡을 모르는 사람과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 선방이 빨리 완공되어 이곳에서 간화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수행을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날을 상상해 본다.
인사말을 하는 정순자 신도회장
경과보고 하는 정화섭 불사추진 위원장
축사하는 원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