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가 한국팀으로는 최초로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라이온즈가 아시아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류중일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해 첫 감독에 부임한 류중일 감독은 감독 첫해부터 페넌트레이스를 시작으로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올해 물류업계 새로 부임한 감독(대표이사)들의 성적은 어떠할까. 야구처럼 승자가 가려질 수는 없지만 업계관계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이들은 손에 꼽힌다. 현대로지엠 노영돈 대표이사와 CJ GLS 이재국 대표이사가 바로 그들이다. 지난해 말 비슷한 시기에 대표이사직에 오른 두 대표는 올해 현대로지엠과 CJ GLS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대로지엠과 CJ GLS는 이미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물류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두 대표의 부임 후 글로벌 물류기업 반열에 보다 근접하게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중심형 CEO' 노영돈 대표…목표 넘어 1조 매출에 근접
올 초 현대로지엠 노영돈 대표는 매출 목표를 8,169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전년보다 약 1,100억 원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고 매출 증가율이었다. 외부에서는 이러한 목표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택배부문 매출증가율의 하락세 등을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노영돈 대표는 10월 초에 이미 매출 목표를 달성시켰다. 노 대표가 부임 후 강조한 것은 또 있다. 과거 택배명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었다. 택배사업의 경우 전략적 Network 확충과 함께 ▷현장 영업력 강화 ▷아침 분류시간 30분 단축 ▷고객 접점 서비스 관리 강화를 중점 추진함으로써 택배업계 선두자리를 탈환하겠다는 포부였다. 노영돈 대표는 하락세였던 택배사업부문의 매출향상, 영업이익 개선, 물동량 증가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로지엠은 택배사업에서 1분기에만 무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64%가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는 택배업계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저단가 물량경쟁 영업에서 과감하게 탈피, 서비스 차별화와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전개한 결과다. 작년까지만 해도 현대로지엠은 3PL사업 부문이 다른 물류기업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도 옛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대로지엠은 굵직한 화주기업의 물류아웃소싱을 수주했다. 기존 대표 화주기업인 초록마을이 안정적인 물류서비스 제공을 기반으로 매출이 급성장함은 물론 대표 생활용품업체인 P사와 글로벌 상용차기업인 T사의 물류아웃소싱을 수주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될 삼다수의 물류아웃소싱을 수주함으로서 현대로지엠의 3PL사업부문의 성장세는 내년도가 더 기대되고 있다. 노 대표는 물류센터 확대에도 과감히 투자했다. 현대로지엠은 과거 몇 년간 물류센터 확장에 주춤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일산에 수도권 서북부에 물류센터를 개장했으며, 제주도 지역 최대 물류센터도 개장했다. 서울 동남권 물류단지도 2012년 말이나 2013년 초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외법인도 추가로 신설함으로서 글로벌 물류기업에 한 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로지엠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전국을 뛰어다닌 노영돈 대표의 땀방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노 대표는 천안지점 방문을 시작으로 대전과 광주, 목포, 순천, 진주, 전주, 청주 등 중부권과 호남권을 넘나들며 하루 800km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치기도 했다.
‘지식경영’ 이재국 대표…고객 마음 잡으니 실적도 따라와
이재국 대표 부임 이후 CJ GLS에는 두 가지 커다란 바람이 불고 있다. ‘지식경영’과 ‘CS 혁신’이다. 지난 1월 이재국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 물류업을 ‘지식사업’으로 칭하며 R&D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직원들에게 ‘물류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지식을 갖출 것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또한 직접 직원들에게 필독서를 추천하는 등 ‘지식’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사내 곳곳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물류 DNA를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도 시작됐다. 해양대, 항공대, 인하대 등 3개 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우수인력을 선점해 육성하기로 한 ‘CJ GLS Track’이 바로 그것이다. 우수 학생들을 선발해 등록금 지원, 방학 동안 인턴십 기회 제공, 졸업 후 채용 보장 등 파격적인 특전을 부여한다. 이 뿐 아니라 MOU를 체결한 대학에는 매 학기 석박사급 임직원들이 직접 강의하는 과목을 개설해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맞춤형 물류전문인력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CJ그룹의 온리원(OnlyOne) 경영철학과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이 사업이념으로 강조했던 ‘인재제일(人才第一)’ 정신이 반영된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에는 사내 인트라넷에 다양한 혁신사례 및 이론, 산업 동향 등 풍부한 지식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데이터베이스 성격의 ‘지식도서관’을 오픈했다. 또한 14명의 지식 전문가가 각 분야별 질문에 답변을 제공하고 해당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등 전문가의 업무 노하우 및 지식이 사내에 확산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사내의 물류혁신사례와 성과, 경영혁신 및 비즈니스에 참고가 될 다양한 자료들을 모아 격주마다 뉴스레터로 발행하고 있으며, 이재국 대표가 직접 직원들에게 필독서를 추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재국 대표가 CJ GLS에 몰고 온 또 하나의 바람은 CS(Customer Satisfaction) 혁신이다. ‘우리의 월급은 고객이 준다’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연간 약 2억 상자의 물량을 배송하는 택배사업에서는 ‘100% 배송, 100% 반품 회수, 클레임 0%’를 목표로 내걸었다. 배송률은 끌어올리고 파손이나 도난은 철저히 관리해 고객 불만을 ‘0’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또 고객을 직접 마주대하는 배송기사들의 친절 서비스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5초의 인사말을 생활화하는 ‘5초 더 쓰기 운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매주 월요일마다 각 터미널에서 친절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서비스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SQI(Service Quality Indexㆍ서비스 지표)라는 개념을 도입해 물류센터, 택배터미널, 콜센터 등의 업무 특성에 맞게 평가 항목을 만들고 계량화했다. 이 기준에 따라 매월 서비스 실적을 평가해, 우수한 곳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부진한 사업장은 원인을 찾아 문제점을 개선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CJ GLS는 얼마 전 한국소비자원에서 피해 발생 건수는 가장 적고 피해 처리가 가장 잘 이루어지는 택배업체로 조사됐다. 또 홈쇼핑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최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등 CS 혁신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