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한섬”에서 공모하는 신주인수권부채권(BW)

한섬은 의류를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않는 회사이고, 전량을 외주 공임업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시설 투자와 같은 목적으로는 특별히 큰 신규자금이 필요할 회사가 아닙니다. 차입금이 거의 없이 외형적으로 매우 우량한 회사인데에도 36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BW 사채를 발행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어서 자료들을 들여다보니 회사의 자금운영에 개운치 않은 측면들도 있더군요. ▶(1) 한해 영업이익이 470억원에 달하고 순이익도 그정도 규모이면서도 현금성 자산은 흔히 10억원 내외에 불과합니다. ▶(2) 한섬에서 투자자산으로 보유한 채권중에서 만기일이 얼마 안남은 것으로서 엘지카드채권과 한화증권 회사채는 만기일이 내년인 2005년 1월이고 국민주택채권은 내년 5월로서 조만간 현금화될 이들 금액이 122.15억원이나 되는 반면,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은 전혀 없어서 자금 순환측면에서 큰 자금이 필요하리라 예상이 안됩니다. 혹시, 싼 이자로 사채를 발행하여 돈을 받아들인 뒤, 비싼 이자의 채권에 투자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문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더욱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그런 큰 이익에도 불구하고 배당은 항상 쥐꼬리만큼 해왔습니다. 배당이 가능한 이익중에서 실제로 배당하는 금액의 비율인 배당성향이 지난 5년동안 해마다 다음과 같이 엄청나게 작았습니다. 배당성향이 겨우 4.63%, 3.21%, 3.74%, 4.34%, 8.78% 로서 주주들에게 매우 인색하다는 얘기입니다. 배당수익률은 해마다 1%대에 불과합니다. 가장 최악의 배당을 하는 회사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예전에 사채를 발행하여 회사에 들어온 돈으로 KT회사의 유가증권을 대규모로 사들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KT주식 229,770주와 KT(교환사채) 2,492,070좌를 소유하고 있는데 현재 평가액이 340억원대인데 KT주식은 큰 손해가 나있는 것 같습니다. ▶(5) 사내복지기금으로 지난 5년동안 해마다 매우 큰 금액을 기부해 왔습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각 년도에 기부된 금액은, 해마다 각각 73억, 63.5억, 70억, 80억, 80억입니다. 이 돈들이 회사 내부적으로 실제로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는 공시되는 내용으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작년 경우에 급여총액이 144.7억원에 복리후생비가 17.4억이 지불되었는데 일회성이 아니라 해마다 별도로 지불되어온 거액의 사내복지기금은 어떻게 된 것인지 사내복지기금의 사용처도 외부감사를 꼼꼼이 받는지, 저는 잘 모르지만, 궁금합니다. ▶(6) 대주주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부동산을 한섬 회사에서 보증금 14.68억원에 연간 임대료 17.8억로 지난 7월1일에 임대하였는데, 회사영업에 어느 정도로 꼭 필요한 부동산인지 여부와 임대료가 적정한지도 알수가 없습니다. 대주주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부동산에 한섬 회사측에서 임대료를 지불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며 대주주 개인에게 회사측에서 돈이 지불되는 식의 거래는 없는게 좋습니다. 자금대여 등을 통하여 직계가족의 계열사 자금 지원도 가끔 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200억원의 대여가 있었습니다. ---------------------------------------------------------------- 제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대략적으로 살펴보니까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중시하면서 경영하는 회사는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섬보다 몇배더 훨씬 우량한 의류회사인 비와이씨가 재무적인 측면이나 순이익 측면에서나 그외 모든 측면에서도 초우량회사이면서 주가가 매우 저평가 상태로 오랜동안 머물러 있는 이유가 단지 성장성이 정체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한섬이 아직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상태라서 괜찮지만 혹시라도 먼훗날 성장성마저 정체되면 주식시장에서 비와이씨 같은 위치의 회사로 될 우려도 있습니다. 상장회사인 이상은 좀더 일반 주주입장을 고려해주는 회사로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