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 [무레 요코 에세이/ 이봄]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은 외손녀인 무레 요코의 쓴 에세이다. 무레 요코는 <카모메 식당>,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등 쓰며 여성들의 사소한 일상을 경쾌하고 유머스럽게 쓴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모요는 할머니가 아니다. 모모요는 모모요일뿐이다.’는 말을 하며 자신의 외할머니에 대한 일상과 추억을 재탄생시켰다.
모모요는 혼자 도쿄로 여행을 오기도 하고, 프로야구를 좋아해 기요하라 선수의 왕팬이기다. 신사나 황궁보다 도쿄 돔을 찾고,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타기도 한다. 여든두 살까지 파트타임 일을 하러 다녔고, 그 후에는 게이트볼과 텔레비전을 보며 지낸다.
-노인이 되어가는 모습은 다양하지만, 모모요처럼 나이를 먹는 것, 참 멋지지 않는가. 왕성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 몸은 바지런하고 씩씩하고, 나이들었다고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고, 어른이니 세상만사 관대하고 너그러워야 한다고 애쓰지 않고, 나이에 대한 부담감 없이 세상 마이웨이로 사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 같다. 아흔 살에도 거뜬하게 혼자 여행 다니고, 스모와 프로야구 선수 이력을 다 외우고, 국제정세까지 밝고, 부럽기조차 한 이상적인 노인상이다.(p.268)
-모모요도 언제나처럼 밥도 된장국도 반찬도 하나 남김없이 다 먹고 하루를 시작한다. 집 주변과 자신의 방을 청소한 뒤에는 텔레비전을 보며 오전 뉴스를 점검한다. 오전, 오후에 게이트볼 스케줄이 있을 때도 있다. 그게 없으면 종일 위성방송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거나 바느질을 하며 보낸다. 그리고 저녁 무렵, 저녁밥 먹기 전에 고로와 산책 시간이다. 이것도 역시 한 시간 걸려서 돌아오면 딱 배가 고프다. 식후에도 텔레비전 시청과 목욕으로 보내고, 열시가 지나면 자는 것이 하루 일과다.(p.100)
모모요는 1900년 캐러멜, 만주, 센베이 등을 파는 과자 도배점 장녀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부엌일 좀 거들어라.”(p.172)라는 말을 단 한 번 하지 않고 키웠다. 그녀가 책에 몰두해 있건 바느질을 하건 부엌으로 데리고 가는 일은 없었다. 다만 연말에만 떡 만들기를 도왔다고 한다.
-소학교 2학년 때, 모모요는 이미 바느질의 명인이라고 할 만한 실력이 되었다. 부엌일은 하기 싫고 시키지도 않아서 무시했지만, 공부와 바느질은 그만둘 수 없었다. 천 조각을 모아서 인형 옷이나 이불을 만드는 것도 좋아했다. 오자미도 만들지 못하는 작은 천 조각은 모아두었다가, 손바닥보다 작은 인형 옷을 만들었다.(p.166)
-홑옷이 익숙해지면 겹옷을 만들었다. 오비도 하카마도 솜옷도 만들었다. 학교 수업에도 바느질 시간은 있지만, 바느질 학원 선생님이 좀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가르쳐주었다. (...) 한 주에 한 번씩 머리 해주는 사람이 빗질하는 아이를 데리고, 도구를 들고 집으로 왔다.
“사모님은 머리숱이 많아서 빗는 게 너무 힘들어요.” 하고 머리 해주는 사람은 한 번 머리를 둥글게 틀어올렸다. 머리 해주는 사람도 여러 가지 모양의 댕기를 갖고 와서 팔았지만, 역시 잡화점 쪽의 종류가 다양했다. (p.173)
졸지에 일을 잃게 된 모모요는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져 도쿄로 여행을 감행한다. 도쿄에 모모요가 혼자 올라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무레 요코는 모모요와 함께 도쿄 여행을 안내해드린다. 그녀의 버킷 리스트는 1.호텔에서 혼자 숙박하기 2. 우에노 동물원에 판다 보러 가기 3. 도쿄 돔 견학하기 4.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놀기 5. 할머니의 하라주쿠에서 쇼핑하기이다. 모모요는 모두 실행한다. 모모요에게는 가볍게 선물을 할 수가 없다. 자신이 마음에 들면 '고맙다'고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흐음."이라고 말한다. "흐음."이라고 말할 땐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다는 뜻이다.
나는 모모요 집에 도착하여, 그랜드피아노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응접실에 숄을 건넸다. "오, 뭘까나." 꾸러미를 풀어본 후 그녀는 잠자코 있었다. 긴 침묵이 흘러서 내가 조금 당황하며, "숄이에요."라고 하자 모묘요는, "흐음."하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결국 고맙다는 말도 없이 숄을 원래대로 싸놓았다. 나는 좀 충격을 받았다. 상대가 자식도 아닌, 손녀라면 상처 입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텐데, 모모요는 그러지 않았다. 누구에게 어떤 물건을 받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들지 않는 것이고, 마음에도 없는 "고마워"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p.78)
모모요는 마흔에 남편을 잃었다. 7남매를 남기고 말이다. 남편은 팽이버섯을 재배한다고 하더니 몸이 축나면서 과로로 이어졌고 감기가 악화돼 폐렴이 되면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살아갈 길이 막막한 모모요는 집안일에 더해 아버지역할까지 맡아서해야했다. 모모요는 손수레에 두부를 싣고 팔러 다녔다.
예전 노년의 생활모습과 지금은 현저히 다르다. 우선 수명이 길어졌다. 환갑, 칠순잔치도 많은 경우 가족끼리 식사를 하거나 여행으로 대체한다. 예전에는 칠순잔치는 큰 행사였다. 그만큼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가려는 즈음 노인의 삶은 크게 다르다. 평균수명과 함께 사회복지적 측면도 상당히 발전했다. 주변에 노인복지관, 경로당이 생기면서 훨씬 노인에 대한 처우개선이 좋아지고 있다.
모모요는 1900년대에 태어나 96세의 삶을 살았다. 남편이 죽고 제2차세계대전이 일어났고 7남매를 키우며 82세까지 일을 했다. 모모요는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다. 남편이 물건을 자꾸 발명한다며 여러 가지 잡동사니를 들고 와도 그려러니 했다. 7남매 아이들이 싸우면 말리거나 화내지 않고 문을 열어두었다. 문이 망가지면 붙이기 힘드니까라며 말이다. 가족이라고 해도 특별하게 개입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소박하게 가꾸며 자기관리를 잘 하는 모모요다.
모모요를 통해 나이차별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나이차별은 심각하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나이차별로 얻을 수 없다. 위험하다는 이유, 일을 잘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나이로 선을 긋기 이전에 채용기회를 줘야 한다. 일본사회는 고령사회로 이미 진입했고 고령인구의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며 여러 가지 대안을 내놓고 있다. 한국사회도 노년의 삶이 길어졌다. 정년 후 20-30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무료하거나 힘없이 보내기 보다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해 건강한 노년을 보내면 어떨까. 90세 모모요가 혼자 호텔에 가서 잠을 잤듯이 말이다. 하고 싶어도 낯설고 두려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모요의 에너지는 생활에서 생성된 힘이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최대한 활기차고 하고 싶을 걸 꼭 하려고 했던 모모요다. "정말이지 우리 할머니 모모요처럼 늙고 싶다!"는 저자의 말이 울림이 되어 전해진다.
소감
-모모요가 사는 삶이 우리가 지향해야할 노년의 삶이라고 생각 든다.
-모모요를 응원한다.
-모모요는 본받을 점이 많다.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82세까지 자신의 일을 한 여성이다.
-모모요처럼 나이 들었다고 주눅 들지 않고 할 말을 하는 노인이고 싶다.
-친구가 점점 없어진다. 혼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버킷리스트를 적고 시간 관리를 잘 해야겠다.
-매사에 잘 살려면 건강을 잘 유지해야 한다.
어르신들도 모모요처럼 버킷리스트를 써봤다.
민ㅇㅇ
1. 여행하기
2. 젊은 연주가, 젊은 관객이 있는 곳에서 연주듣기.
3. 레이싱카 옆좌석에 동승하기.
4. 일본어배우기
5. 한비야 도전정신 닮기.
조ㅇㅇ
1. 게이트볼대회에서 1등하기
2. 전국도보여행하기 (해남에서 고성까지)
김oo
1. 베네치아 가보기
2. 러시아 횡단열차 타기
3. 컴퓨터 엑셀 배우기
4. 1년에 100권 읽기
5. 손녀 생기길
이oo
1. 스키타기
2. 스쿠버다이빙 하기
3. 책 한 권쓰기
4. 부인하고 같이 여행하기
5. 백두산 여행
이oo
1. 혼자 여행해보기
2. 단편 써보기
홍oo
1. 혼자여행하기
2. 가죽점퍼 입고 오토바이 타기
3. 시 낭독하기
4. 바닷속 탐험하기
5. 사랑하는 사랑 꼭 만나고 죽기
신oo
1. 백두산 천기가기
2. 해외에 아이들과 함께 가기
3. 제주 올레코스 걷기
4. 영화, 연극 자주 보기
5. 동해 해파랑길 자전거로 순례
임oo
1. 혼자 전철타보기
2. 책 한 권 써보기
3. 한 시 외우기
4. 미술관 그림 잘 보기
5. 자율주행차 꼭 타 보고 죽기.
ooo
1.여행하기
2. 손자와 놀기
3. 책 읽기
4. 걸어서 전국여행. 한비야처럼
5. 단편 습작하기
<서평-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