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심히 김치 하는 날입니다.
금요일에 물량이 제일 많아서 일주일중 제일 바쁜날이기도 하구요.
우리는 바쁜날이지만 남편은 덜 바쁜날입니다.
왜냐하면 남편은 배추조달담당인데,
오늘은 배추를 절이지 않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었는지 오전에 옥동천에 가서
반영사진을 찍어다가 일하는 우리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이맘때에 물그림자 사진이 가장 멋집니다.
실존세상 보다도 더 여유있는 물속세상~
오늘은 제가 엄마때문에 뒤로 넘어 가는 속터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기에다 이 이야기를 적는 것은 비단 우리엄마만 그런게 아닌 것 같아서 입니다.
제가 학교에서 전공하고 있는 것이 한약학입니다.
여러가지 약초의 실체인 본초와 한약 그리고 처방에 대해서 입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약초를 배우고 약을 배워서 저는 잘 사용을 합니다.
특히 감기는 초기에 잡으면 거의 잡히는데 처음부터 배운것을 집에 와서 잘 활용을 해서
지금까지 별 탈 없이 감기에 걸리지 않고 잘 써 왔습니다.
지난주간 월요일 자고 있는데 갑자기 기침을 하고 코가 막히는데 감당이 안될 정도였습니다.
보통 이럴때에 집에 있으면 얼른 일어나서 생강말린것, 귤껍질, 파뿌리,그리고
치자열매 하나 이정도 넣고 푹 달여서 그 물을 두어잔 마시고 뜨거운곳에서
한잠 자고 나면 괜찮아집니다.
그런데 원주에는 그런것들을 가져다 놓지 않아 해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감기는 약간 으슬으슬 춥고 코가 막히고 재채기를 해서
감기기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대처를 하게 되는데 이번에 저에게 온 감기는
전혀 예고도 없이 자는데 쿨럭쿨럭 기침을 해 대더니,
거의 밤새도록 기침이 나왔습니다.
예상외의 반격이라서 참 난감했습니다.
양약을 잘 안먹는 편이어서 약국에 가기도 그렇고 해서 학교에 가자마자
교수님께 말씀 드렸더니 수업중에 약을 달여 마시라고 하셧지요.
저 뿐만이 아니라 마침 현영씨 그리고 학과장교수님도 감기기운이 있다고 하여
수업시간에 약을 달였습니다.
저 위에 이야기 한 것 외에 사인이라는 것을 교수님께서 더 넣어 주셔서
마셨더니 이틀 먹고 현영씨도 저도 괜찮아졌습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은 다른이들도 몸이 가뿐해 졌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학교에서 약을 달여 먹으니 여러모로 참 좋습니다.
이렇게 실험 하고 연습해 본 약들이 남으면 근래에 교수님께서 가져다가
김장하는 어르신들 드리라고 싸 드려서 김장을 시작 하면서부터
쌍화탕, 십전대보탕, 쌍금탕, 인삼패독산등 엄청 좋은 약들을 가져다가
하루에 두어번씩 드리고 거기다가 대부분 아버지께서 농사지은 꿀을 타서 드렸는데,
오늘 느닷없이 엄마가 제게,
<얘 김장하는 분들에게 쌍화탕이나 드링크제 좀 사다 드리고 그래라>
하시는 겁니다.
다른곳에서 일하면 그런것도 잘 사다 주는데 우리는 한번도 없다고
돌려서 말씀 하시더라는 것입니다.
아이고두야~ 전번에는 우리교수님이 저 때문에 뒤로 넘어 가셧는데
이번에는 제가 뒤로 넘어 가게 생겼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드링크제에 약재가 5%가 들어 갑니까
더구나 귀한 토종꿀 같은 것도 섞어서 100% 좋은 보약에 진짜 쌍화탕을 매일 드렸는데,
이 가짜 쌍화탕 타령을 하시다니.....
정말 답답해 가슴을 칠 판입니다.
기왕 이야기가 나온김에 여름에 비슷한 사건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심마니인 큰동생 자올이 심을 보러 산에 갔다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삼 네뿌리를 캐 왔습니다.
전문가인 동생이 보기에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지 모르는 이들이 사 먹자하면
한뿌리당 100만원은 주어야 사 먹을 수 있는 삼이었습니다.
그런데 양심적인 동생은 그것을 팔기는 그렇다고 부모님께 두 뿌리씩 드렸습니다.
나름 마음먹고 드렸는데 엄마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답니다.
사실 산삼이라는 것이 20년이 되었든 50년이 되었든 겨우 손가락 크기 보다도 작고,
그렇게 먹음직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더니 동생에게 이 산삼을 팔면 얼마나 받겠느냐고 물었답니다.
그래서 적어도 두뿌리에 100만원은 받을 거라고 했더니 아버지는 드시게 하고,
엄마몫은 팔아서 ㅇㅇㅇ 홍삼을 사서 드시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생이 정말 어이가 없어서 엄마에게는 아무말도 못하고 제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참 설명을 해서 그 엑기스만 좀 들어간 것 보다 이것이 100배 좋은 거라고 했지만
엄마는 여전히 그 ㅇㅇㅇ 홍삼을 드시고 싶어 하셨습니다.
아니 당신이 드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사 드리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 산삼은 그냥 드시라고 하고, 두분에게 제가 ㅇㅇㅇ 홍삼을 사 드렸습니다.
그제서야 흡족해 하시는 엄마~
오늘도 정말 어이가 없었지만 제가 이해를 해야 하게 생겨서 약국에가서
그 5%도 쌍화탕성분이 안들어간 그야말로 드링크제를 사다가 따뜻하게 댑혀서
드렸더니 다들 좋아하셨습니다.
저 오늘 속터져 죽는 줄 알았잖아요~
진짜 보석도 내가 마음에 보석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튼지 속터지는 오전을 보내고 점심시간 ~
우리권사님들은 김장하는 한달 넘게 매번 이렇게 김치를 새로 무쳐서 드십니다.
오늘은 누가 문어를 가져다 주셨는데 그 비싼 문어 보다 이 매일 드시는 대충 무친 김치를
더 잘 알아 주십니다.
요즘 단골새참메뉴인 콩나물국죽~
아주 구수하고 맛있습니다.
오늘도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시간입니다.
제가 김치를 하는 동안 늘 바쁘니 모이자소리를 못하던 강선생님이 오늘은 어떻게 모여서
얼굴을 보자고 연락을 하셔서 좀 늦더라도 모이자고 하였습니다.
마침 포항에서 카페회원이신 소하님이 과메기를 보내 주셨습니다.
나누어 먹기 딱 좋은 양으로 좋아들 하시니 함께 먹게 생겻습니다.
일이 끝나고 오시는 옙분님이 함께 오시느라고 다 모인시간은 저녁 여덟시가 다 되었습니다.
생것을 잘 못 드시는 분들을 위해 일부는 후라이팬에 살짝 구어서 먹었지요.
특별한 메뉴는 없지만 모두 다 장아찌 종류에 나물종류입니다.
왼쪽에 나물은 봄에 뜯어 두었던 삼나물을 국물이 좀 있게 볶았고,
왼쪽앞에 있는 것은 도라지를 쪼개서 보리고추장에 봄에 넣어 두었던 것이 이제 맛이 들어서
내어 꿀만 조금 넣고 깨소금을 뿌렸습니다.
그 옆에 같이 놓은 것은 고들빼기와 씀바귀를 작년 겨울에 무쳤다가 꺼냈는데 인삼냄새가 나는 것이
맛이 깊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명이나물장아찌와 고춧잎 넣은 무말랭이, 그리고 여름에 해 놓은 질경이장아찌,
모두 자연산입니다.
가운데 감자부침개는 밀골님이 해 오셧습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제가 하는 이 조미료나 감미료를 넣지 않고 오랫동안 숙성시킨
음식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니 알아 주는 사람들이지요.
이 머루넣은 포도주는 나무집님이 담아 오셧는데 아주 맛있어서 저도 한잔 얻어 마셧습니다.
건강을 위한 건배~
희망님은 어머님이 갑자기 편찮으셔서 병원에 갔더니 쯔쯔가무시병이 오신 것입니다.
거의 20일을 입원해 계시면서 물 한모금 못 드시다가 오늘 퇴원을 하셨습니다.
옙분님은 팔을 다치셔서 아직 기부스를 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이만해서 다행입니다.
저녁을 먹고 오랫동안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제가 한 음식들을 알아 주고 맛있게 드셔주니 기분 좋습니다.
누군가 내가 한 음식들을 맛있게 드셔주고, 알아 주는 것 다른 어떤것 보다 기분좋은 일입니다.
진짜 섭섭한 것은 아니었지만, 엄마에게 섭섭했던 것을 다른분들이 채워 주셨습니다.
기분좋은 밤을 보내며 오늘 하루도 종종이며 다 보냅니다.
첫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르신들은 여전히 어르신들이신가봐요 ㅋㅋㅋㅋㅋ 눈에 보이는게 최고~?? ㅎㅎ 언니말씀대로 가치를 제대로 모르는사람들 많죠 ㅎㅎㅎ 암튼 웃겨 죽겠네요 저는 ㅎㅎㅎㅎㅎ
안녕하셨어요? 5년전 까페정모때 저에게 고추짱아치 몰래 싸주셨는데^^ 잊을수없는 그맛 ㅋ 그동안 카페도 들리지 못하고...앞으론 자주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