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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옥나무도서관 이전부터 사랑어린마을배움터에서 책읽고 삶을 나누던 '바이세로세'가 밑줄낭독회를 열었어요.
한해마무리로 부산스러움은 있지만 그래도 한숨 고르는 마음으로, 그야말로 조촐한, 그리고 처음으로,
밑줄낭독회라는 이름으로 만났습니다.
그동안 함께 읽었던 관옥선생님의 책을 중심으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래된 책모임의 숨은 힘을 엿볼 수 있었지요.
책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일상에서 깊은 속뜻을 실험하는 놀이를 하고 있더라구요.
고맙고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나무날 아침 도서관에 모여서 '바이세로제'가 함께 읽었던 책들입니다.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글 이현주(2009)>
질문> 할아버지, 사람들은 왜 오해를 할까요. 마음을 잘못 받아들이고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이 가슴 아파요. 사람들 사이에는 왜 오해와 다툼이 끊이지 않을까요? (122p)
남의 말을 오해한다는 것은 그 말에 담긴 내용(뜻)을 잘못, 틀리게 알아듣는다는 말이 되지. 사람의 말은 선물을 담은 상자와 같아.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남에게 알리려고 그것을 말이라는 상자에 담아 전하는 거야. 그래서 거기에 담긴 상대의 생각과 느낌을 자기 생각과 느낌으로 보게 되고 그만큼 내용이 달라지는 거지. 따라서 사람은 다른 사람 말을 어느 정도 오해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게다. 사람이니까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이해를 할 수도 있는 거야. 사실은 오해할 수밖에 없는 존재면서 남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바로 여기에 사람의 사람됨이 있는 것이 아니겠냐? 상대의 말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를 잘 헤아려 알아들으면 ‘이해’가 되는 거야. 상대가 말에 담아 건네주는 생각과 느낌을 내 생각과 느낌으로 비틀거나 구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겠지? 빛을 있는 그대로 통과시키는 저 허공처럼, 내 생각과 느낌을 텅 비우고 상대의 말을 듣는 거야! 아이고, 그게 말은 참 쉬운데 얼마나 어려운지! 그러니 지금은 될 수 있는 대로 네 생각과 느낌을 공손하게 받아들이는 연습부터 하는게 좋겠구나. 자, 할아버지가 네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았다. 답은 네가 찾아보렴. “사람들은 왜 오해를 할까요?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잘못 받아들이고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이 가슴아파요. 그런데요. 나도 남에게 그러겠지요? 나는 왜 남을 오해할까요? 어떻게 하면 남을 이해하고 다정하게 어울리며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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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어린배움터에서 어울려 살아온지 5년이 되어갑니다.
어울림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의 많은 말 속에 담긴 뜻을 틀리게 알아듣고 힘들어하는 날들이 많았어요. 말의 본뜻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이미 제 마음속에는 ‘내 생각이 옳아,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하는 거야, 이렇게 말해야지, 이렇게 행동해야지’ 제가 만든 이야기로 가득 차서 제 마음속에는 다른 생각을 받아들일 빈 곳이 없었어요. 마음이 그러하니 말도, 행동에도 미운 마음이 드러났지요.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평가하는 저를 보는 것이 괴로웠어요. 그래서 저를 야단쳤지요.
마음공부를 한답시고 명상도 하고, 좋은 강연도 듣고, 공부도 애쓰며 하고 있지만, 제 생각과 판단에 집착하고 있는 제가 한심하고 싫고 부끄러웠지요. 빠져나올 수 없는 캄캄한 터널 안에서 달팽이처럼 나를 똘똘 감고, 웅크리고 있는 기분이었지요. 괴로운 생각으로 끙끙거리다가 너무 힘들어서 나가떨어졌습니다. 너무 지치고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몸에 기운도 없고 삶의 생기도 없는 느낌이었어요. 2년 전 건강 검진을 하다가 담낭에 혹이 있어서 담낭 제거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몸이 저에게 ‘몸도 마음도 아프니 이제 네 생각을 흘러가게 두자’하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느 날, 지금 있는 모습과 마음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지요. 그것밖에는 남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런 나를 보듬어주고, 사랑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나를 이해하고 존중해주지 않았던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 말씀처럼 네 생각과 느낌을 공손하게 받아들이는 연습부터 해야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도 공손히 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좋은 생각과 느낌은 그 순간 감사하고 기쁘게 즐기는 연습을 해보고,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도 공손히 받아드려 그런 나를 평가하는 마음 없이 지켜보며 마음에서 흘러가길 연습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나를 이해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공부와 연습이 깊어져서 사랑어린 배움터 이웃들을 이해하며 다정하게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고 싶어요.
“일상생활에서 목적을 위한 수단이던 평소의 행동에 완전 집중함으로써 그것 자체를 목적으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안이나 직장의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옮겨놓는 발걸음 하나하나 그 움직임과 함께 호흡을 자세히 관찰하는 거다. 완벽하게 현존하라. 손씩을 때면 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물소리와 물이 손에 닿는 감촉, 손의 움직임, 비누 향 등을 세밀하게 느껴라, 차를 탈 때는 자리에 앉아서 문을 닫고 몇 초쯤 움직이지 말고 호흡을 관찰해라, 가만히 현존하는데서 오는 힘 있고 고요한 감각에 깨어있어아, 네가 속으로 얼마나 깊은 평화를 느끼고 있는지, 그걸 보면 과연 이 연습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있다.”
(16~17p 네 생각에너지를 자유롭게 풀어주어라 中)
“감정들이 잘 느껴지지 않으면 몸의 에너지 장에 마음을 모아보아라, 안에서부터 몸을 느끼는 거다, 이 방법도 너를 네 감정들과 만나게 해줄 수 있다. 진정으로 네 마음을 알고 싶으면, 네 몸이 언제나 너에게 참된 반응을 보여줄 터인즉, 그것을 들여다보든지 아니면 몸으로 그것을 느껴라, 둘 사이가 서로 어긋난다면 생각은 거짓일 것이고 감정은 진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너의 궁극적 진실은 아니다. 당시 네 마음상태에 따라서 오는 상대적 진실이다. 아직은 무의식적 마음의 움직임에 깨어있기를 생각에 깨어있기보다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감정으로 네 몸에 반영되게 마련이고 그것을 네가 알게 될 것이다. 자기의 감정을 지켜보는 것과 자기 생각을 지켜보는 것이 기본적으로는 같다. 유일한 차이점은 생각은 머릿속에 있고 감정은 육체의 충실한 동지가 있어서 그것을 몸으로 표현해준다는 점이다. 따라서 너는 감정을 억지로 통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거기 있게 놔둘 수 있다. 더 이상 너는 네 감정이 아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존재, 관찰하는 현존이 너다.”
이렇게 연습을 계속하면 네 속의 모든 무의식을 의식의 빛 속으로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 (20p)
“지금 이 순간 내 안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이렇게 스스로 묻는 버릇을 들여라, 이 질문이 너에게 바른 방향을 가리켜 줄 것이다. 하지만 분석은 하지 말고, 그냥 보아라, 네 눈의 초점을 안으로 돌려라, 감정의 에너지를 느껴라. 겉으로 감정이 느껴지지 않으면 더 깊이 들어가서 몸의 에너지장에 집중해라 거기에 존재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21p 감정; 생각하는마음에 대한 몸의 반응 中)
관옥 이현주선생님과의 만남.
<몸의 소리를 잘 들어봐>
어떤 체험이 제 앞에 왔고, 저는 참으로 혼란스러운 지경에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인연이 된 사랑어린배움터는 지혜의 장이었고, 두더지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때 두더지께서 관옥선생님께 안내해주셨고, 선생님과 함께 순천댁으로 발걸음을 하였었지요.
차를 마시며 두런 두런 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이러이러해서 참 혼란스럽습니다.”
“그랬구나, ..... ~몸의 소리를 잘 들어봐.”
뜬금없이 들리는 한편, ‘아, 그렇구나’ 알았습니다.
그것이 진실의 문임을,.. 앞으로도 다가오는 난관에서 몸의 소리를 잘 들으면 된다는 앎이 앎으로 제 몸을 두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당신은
저의 삶에 앞서 진리의 길을 찾으시고, 보시고,
당신의 몸을 통해 보여주시지요.
그래서 저는 당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고맙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관옥나무 전시회/ <바이세로제>가 읽은 관옥책들에서
저는 길벗들의 수행과 나눔을 위해 한알마을에서 출판하고 관옥선생님께서 번역하신 에크하르트 툴레의 <지금살기연습>을 오늘 밑줄낭독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데로
저에게 관옥선생님은 ‘몸’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연입니다.
마침 <지금살기연습>에 몸이라는 단어와 의미들이 있고, 제 공부에도 몸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에 반가운 마음과 고마운 마음으로 준비하였습니다.
기억해내고 깨어나 참 나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임을 먼저 감사드립니다.
1982년 12월 마지막 주간, 캐나다 앨버타 고원 지대에 위치한 인디언 보류지에서 북미 대륙에 흩어져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 대표 40여명이 알코올, 마약, 빈곤으로 빚어진 인디언 사회의 황폐화와 갈수록 켜지는 부족들의 무력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집회를 가졌다. 각 공동체의 지도자들과 원로들로 구성된 참석자들은 ‘포 월드 국제연구원’을 설립하고, 아래 네 가지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부족 공동체들의 건강과 힘을 회복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발전은 안에서부터 온다. 바깥 사람들로부터 도움과 협조를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 치유, 학습, 성장, 진보를 추진하는 힘을 공동체 안에서 나와야 한다.
전망 없이는 발전도 없다.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자기네 세상에서 실현하기 위하여 그것을 미리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변화와 공동체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변화를 깊게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통전적統全的 학습이 열쇠다. 사람들은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지향하여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네 가지 원리는 당연히, 인디언 원로들이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세계관이 그 뿌리를 둔다. 그들의 세계관을 요약하면 이렇다.
생명체의 영적인 얼굴aspect과 육적인 얼굴은 따로 분리될 수 없으며 상호 의존적이다.
우주 안에서 모든 것이 모든 것에 연결되어 있다.
우리 자신과 공동체와 나라와 어머니 땅을 치유하는 일은 우리가 누군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사람 안에는 조물주가 선물로 준, 세계를 바꾸고 치유할 능력이 잠재되어 있다.
이 모임을 주선했고 연재 ‘포 월드 국제연구원’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코디네이터 필 레인 주니어 Phil Lane Jr.는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이 한마디 말을 잊지 못한다.
“얘야, 네가 살면서 걸어야 할 가장 먼 길은 네 머리에서 네 가슴으로 가는 성스러운 여정이란다. 그리고 우리 앞에 벌어지는 절박한 문제들을 머리만으로는 절대 풀 수 없단다. 머리로 한 문제를 풀면 열 문제가 생기거든.”
가슴이 머리를 뒤따르며 보조해 주던 세계는 저물어가고, 이성이 감성을 뒤따르며 조절해 주는 새로운 세계가 밝아오고 있다. 이는 남성적 문화가 여성적 문화로 옮겨가는 것과 통하는 현상이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 말을 합리적인 삶을 버리고 감정에 따라서 살라는 말로 알아들으면 큰 오해다. 위에서 말한 ‘가슴은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사람의 감정들이 군림하는 장소가 아니다. 거기는 너와 나의 분별로 어지럽혀지지 않은 사람의 속마음이 숨어 있는 지성소다.
그 동안 백인들이 주동을 이루어 만든 합리적 과학 문명 세계를 배척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제 인류는 그것이 토해 놓은 온갖 오물과 쓰레기를 총소하고 무엇보다도 병들어 지친 어머니 당의 건강을 회복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성경에, 사람들이 버린 돌을 하느님이 당신 집 주춧돌로 삼는다는 말이 있는데, 바야흐로 백인들에 의해 억압받고 추방되었던 지구 곳곳의 원주민들이 병든 세계의 치유를 담당코자 일어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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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은 아메리카 대륙에만 있지 않다. 현란한 문명 속에서 정신을 잃어가는 오늘의 한국의 젊은이들 속에도 세계를 하나로 응시하는 지혜와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온몸을 던지는 용기가 분명히 잠재되어 있다. 그들 속에서 그 동안 질식되어 있던 원주민의 놀라운 잠재력이 되살아날 때 우리는 새로운 세계, 더 이상 경쟁과 다툼으로 얼룩지지 않는 참 평화의 세계를 눈앞에 볼 수 있을 것이다.
2005년 겨울
이현주
책모임 [바이세로제]가 같이 읽었던 관옥선생님과 연관되어 있는 책들 중에 저의 일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책을 뽑으라면 『신성한 나무』를 뽑겠습니다. 특히 사랑어린마을배움터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지침을 알려주어서 참 고마웠지요. 그럴 수 있는 데에는 『신성한 나무』라는 책이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개인과 공동체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던 이유가 크지 않은가 싶습니다.
『신성한 나무』를 구입하여 읽기 시작했던 것은 약 10년전 쯤이었어요. 책을 펴서 읽기 시작했는데 논리적이고 서사적인 글을 주로 접했던 저로서는 혼자의 힘으로는 읽기 쉽지 않았어요. 결국 좀 읽다가 책장에 꽂아두었지요.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2019년에 다시 보게 되었어요. 그 해 여름부터 그 다음 해 공동수련까지, 배움터 사람들이 『신성한 나무』를 참 열심히 읽었어요. 관옥선생님께서 바를 정(正) 세 번 즉 열다섯 번을 읽어보라고 하신 말씀에 따라 열다섯 번 읽기 모임도 있었고요. 또한 필사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분도 있었지요. 관옥 선생님을 모시고 책에 대해 말씀을 듣는 시간도 가졌었고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바이세로제]에서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었지요.
옮긴이의 말은 이 책을 번역한 관옥선생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선생님은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이 책은 자기 탐색과 인격의 성숙을 돕고, 자기 안에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발굴하여 본인과 다른 사람들의 성장, 발전에 그 힘을 쓰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옮긴이의 말을 통해서 선생님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지요. 우리 자신과 공동체와 나라와 어머니 땅을 치유하는 것에 대한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늘 평화로운 미소를 지으며 괜찮아 괜찮아 다 잘 될거야를 얘기해주시는 분이 시대적 안목과 통찰로 우리의 나아갈 길에 대해 분명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런 바탕이 있으니 사랑어린마을배움터를 이토록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함께 해주시는구나 싶었어요. 사랑어린마을배움터 사업의 주요 영역인 교육, 도서관, 마을, 청년에 대해서 우리가 견지할 철학과 전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신성한 나무』 책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크게 세 가지였어요.
첫째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다고 단정하여 무시해서는 안된다라는 것이에요. 등 뒤나 모서리 너머가 보이지 않는다고 그것이 없다고 하지는 않지요. 책은 말합니다. 우리의 본성에는 네 얼굴이 있는데, 육체의 얼굴, 정신의 얼굴, 정서의 얼굴, 그리고 영의 얼굴이라고 합니다. 이 네 얼굴 중에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있지요. 특히 영의 얼굴이 그렇지요. 그렇다고 해서 보이는 것에만 몰두하면 건강하고 균형잡힌 삶을 살 수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의지를 세우고 사용하여, 네 얼굴을 고르게 발전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 네 얼굴을 고루 발전시키는 것, 그것이 수행이 아닐까요?
둘째는 우리의 의지를 실천하는 법과 ‘내다봄(전망)’이었어요. 그 내용을 보면,
1. 마음 모으기 (주의 집중)
2. 목표 세우기
3. 행동 개시
4. 끈기 있게 계속하기
5. 마무리 완성
특히 네 번째 끈기 있게 계속하기에 대해서요. 최근에 도의회의장실에서 가진 자리가 떠오르네요. 10년을 넘게 끈기 있게 하니 바위에 달걀 치는 수고도 보람이 있더군요.
또한 우리 속에 잠재되어 있는 가능성을 ‘내다봄’은 우리를 그리로 끌어당기는 강력한 자석과도 같다고 합니다. 저의 경험을 보면 제가 알고 한 것은 아니지만, 2007년경 우리학교가 존폐의 위기에 있을 때 저에게는 우리학교가 언젠가는 전국에서 찾는 학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비록 위태롭지만 학교가 서있는 밑바탕에 사랑을 보았고 그 사랑이 씨앗이 되고 퍼져나가리라 보았지요. 그 ‘내다봄’이 그 시기에 제가 포기하지 않고 이곳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되었었지요.
세째는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지침이었어요. 특히 존중에 대한 언급이었어요. 다른 사람이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더라도 가슴으로 귀기울여 들어라, 회의의 결정을 존중하라, 자신의 의견을 우기지 말라, 손님을 잘 모셔라, 낯선 이들과 국외자들을 한 식구로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모든 사람, 모든 존재가 아름답다, 그러니 모두가 존중받아 마땅하다, 자신의 문제에 골몰하느라 주어진 과제를 잊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등등의 말씀은 저 자신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 했어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그렇게 살아보리라 마음 먹었었지요. 예를 들자면 2019년 하반기에 청소년 쉼의 학교 ‘마을인생학교’를 준비하기로 결정할 때 의사결정자 중에 저 한 사람만이 부정적이었어요. 하지만 제 의견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회의의 결정을 따랐었지요. 그리고 결정을 따른 후로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함께 준비해나갔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다행이다 싶습니다. 또한 작년인 2022년 말경에 사랑어린학교 교장 후보로 추천되었을 때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사양했었어요. 그러나 회의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랐지요. 지난 과거이지만 그 이전의 삼천일 회향 때에도 교장후보 추천을 받았지만 그때에는 도저히 못하겠다고 끝까지 사양해서 제비뽑기에 응하지 않기도 했었어요. 그때 저의 결정을 회의에서 받아주었었지요. 천일 사이에 회의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제 태도가 달라진 것에 『신성한 나무』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훑어보면서 사랑어린마을배움터에서 한 식구로 학생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또, 자기의 성숙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밑줄낭독회 이야기는 다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