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방은 지역 자체에서 나는 산물은 별로 없으나 전국 각지의 여러 가지 식료품이 서울로 집중되어 다양하고 화려한 음식을 만들었다. 전국적으로 가장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음식으로 손꼽히는 곳이 서울과 개성, 전주 지방이다. 특히 서울은 조선 왕조 시대 5백년의 도읍지였으므로 왕족과 양반 계급이 많이 살던 곳이라 격식이 복잡하고 맵시를 보는 음식이 극히 많다. 외국 사신도 많이 드나들어 화려한 맛과 함께 의례를 존중하는 관습이 음식의 차림에 잘 표현되어 있다.
음식은 식품을 복합적으로 쓰고 양념도 많이 써서 복잡한 맛을 내며, 간은 짜지도 맵지도 않고 대체로 중간 정도이다. 또한 음식의 가짓수가 많고 한 가지의 양을 조금씩 차리는 특색이 있다. 떡의 모양에도 상당히 기교를 부렸으며 맵시를 많이내는 경향이 있다. 떡의 크기는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작고 앙증맞게 빚었으며 무척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을 담아 멋을 많이 낸다. 떡중에서 가장 희귀한 떡이 궁중에서 합병 또는 후병, 또는 봉우리떡, 두텁떡이라 불리는 것으로 민간에는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경기도는 옛 서울 개성을 포함하고 수도 서울울 둘러싸고 있는 지형으로서 산과 바다로 접해 있으며 한강을 끼고 있어 선사시대부터 도민의 생활은 수렵 어업 농경의 풍부한 물자와 다채로운 재료에 의한 식생활로서 우리 민족의 우수한 식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강원도 산간 지방과 연결되어 산촌의 성격을 띄며 한강 지류의 각 지방은 담수어 요리를 발달시켰다.
또한 북쪽과 남쪽의 극단적인 기후 분포가 없이 온화하여 맛에서도 온화함이 주종을 이룬다. 물론 고려 서울 개성과 수도 서울이 중심이 되어 사치스럽고 복잡한 음식과 양반, 중인의 중간 계층의 요리가 널리 보급되어 있으나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소박하며 중간 정도의 간과 양념을 한 구수함을 즐기며, 양은 많은 편이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 문화와 음식의 유입이 있어도 주민의 기호와 생활 감정으로 향토적 음식으로 동화되어 성장 발전하였다. 뿐만아니라 서울을 중심으로한 지역적 위치로 이 지방의 음식은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가서 전국적으로 일반적 통용 음식으로 되기도 하였다.
강원도는 영서 내륙·산간 지방과 영동 해안 지방으로 나눌 수 있으며 지방마다 생산되는 산물이 크게 다르고 음식 또한 각기 특색이 있다. 내륙·산간 지방은 옥수수, 감자, 메밀 등이 많이 생산되고 주로 논농사보다는 밭농사가 발달하였다. 산에 나는 도토리, 칡뿌리, 산채 등을 음식에 이용하였고 육류를 쓰지 않고, 소(素)음식이 많다. 이 식품들은 옛날에는 구황 식품에 속하였지만 지금은 향토의 별미로 타지역의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 되고 있다. 해안 지방은 생태, 오징어, 미역 등 다양한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어 건어류와 젓갈류, 신선한 해산물로 음식 맛이 독특하다. 강원도 음식은 다른 지방처럼 사치스럽지 않고 극히 소박하고 먹음직스러우며 특히 감자, 옥수수, 메밀 산채를 이용한 음식이 많다.
♠ 향토 음식 소개 : 막국수, 닭갈비, 감자옹심이, 초당 순두부, 오징어순대, 올챙이국수, 칡국수, 칡송편, 메밀묵, 황기 백숙, 뽕잎막국수, 감자시루떡
- 충청북도 -
충청북도는 한반도에서 지리적으로 바다에 접해있지 않은 유일한 내륙 지방으로서 북부의 산간지와 중부의 평야지, 남부의 중간지가 고르게 분포되어 계절에 따라 온갖 곡물과 산야채가 생산되고, 각종 토종 동물과 민물고기 등이 서식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토속적인 음식이 발달하였다. 음식의 맛은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대체로 맵고 짜지 않으며,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여 토속적인 맛을 내며 음식의 모양과 색깔이 요란하지 않고, 자연 상태에 가까운 조리법을 사용한다.
농업이 성한 충청남도에서는 쌀, 보리, 고구마 같은 곡식과 무, 배추 같은 채소 그리고 목화와 모시가 많이 생산되었다. 또 해안 지방은 해산물이 풍부하며 내륙에는 좋은 산채가 많이 난다. 삼국시대 때에 제에서는 쌀, 고구려에서는 조, 신라에서는 보리가 주곡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만큼 이 지역은 오래 전부터 쌀이 많이 생산되고 그와 함께 보리밥도 즐겨 먹는다. 죽, 국수, 수제비, 범벅같은 음식이 흔하며, 특히 늙은 호박으로는 호박죽이나 꿀단지 범벅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떡에도 많이 쓴다. 굴이나 조갯살로 국물을 내어 날떡국이나 칼국수를 끓이며 겨울에는 청국장을 즐겨 먹는다. 경상도 음식처럼 매운 맛도 없고 전라도 음식처럼 감칠 맛도 없으며 서울 음식처럼 눈으로 보는 재미도 없으며 서울 음식처럼 눈으로 보는 재미도 없으나 담백하고 구수하며 소박하다.
예로부터 넓고 기름진 평야와 바다를 끼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 토반들의 부와 풍류의 지대한 관심으로 음식 문화가 발달되었다. 넓은 평야로 인한 풍부한 쌀과 부식, 해안에서 얻는 해산물 드의 넉넉한 재료와 맛과 멋을 최고로 여기던 양반네 들의 구미에 맞는 각종 지역 음식이 발달하여 꽃을 피웠고, 더불어 예와 전통을 중시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아낙네들의 솜씨가 비교적 잘 전승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특히 전주 지방의 콩나물은 맛있기로 이름나 있다. 전라도 지방의 상차림은 음식의 가짓수를 많게 하여 상 위에 가득 차린 음식으로 외지 사람을 놀라게 한다.
♠ 향토 음식 : 비빔밥, 콩나물국밥(전주), 백합죽(부안), 추어탕,고들빼기김치(남원),
우어회(익산),감장아찌(완주), 애저(진안), 풍천장어(고창), 순창고추장
- 전라남도-
서남해의 기름진 평야와 해안을 끼고 있어 곡식, 해물, 산채가 풍부하고 음식의 가짓수가 많다. 이곳에는 또 특이한 젓갈이 많다. 기후가 따뜻하여 음식의 간은 센편이고 고춧가루도 많이 써서 매우며 갖은 양념을 사용하여 음식의 맛이 진하고 감칠 맛이 난다.
경상북도는 한반도의 남부 지방에 위치하여 동쪽의 태백산맥과 북서쪽의 소백산맥 사이에 비교적 넓은 산간 평야를 형성하고 큰 분지형을 이루었으며 내륙 지방을 굽어 흐르는 낙동강 주변에는 기름진 농토의 평야가 펼쳐져 있다. 기후가 온난 하여 일찍부터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농경 생활의 기틀 위에 신라의 찬란한 불교 문화와 조선시대의 유교적 전통 등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독특한 식생활 문화가 형성 발달되어 왔다. 맑고 긴 동해안을 끼고 있어서 어촌 식생활을 엿볼 수 있고, 봉화 등 북부 지방에서는 산간 지역적 식생활도 엿볼 수 있는 등 약간의 지역적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산채와 곡식이다양하고 넉넉하며 해산물 또한 풍부하여 농수산물이 식생활에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매우 소박하고 보수성이 강한 지역인지라 전통적인 음식이 토착화되어 향토음식으로서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기후가 따뜻한 까닭으로 음식의 맛은 대체로 얼얼하도록 맵고 짠 편이며,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을 반영하듯 멋을 내거나 사치스럽지 않고 소담하게 만든다.
남부 지방의 젖줄인 낙동강이 흐르고 있어 농사와 절대적인 관계를 가지면서 농산물 위주의 식생활을 해왔고 또한 동남쪽이 바다에 접해있어 다양한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농수산물이 식생활에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내륙 지방은 계절별로 생산되는 채소, 과일을 건조 가공 저장하여 겨울을 대비하였으며, 해안 지방은 젓갈류와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을 즐겨 먹었고, 산간 지방은 나무열매로 만든 떡, 묵 등 식량 대용식과 산채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했다. 또한 이곳은 기후가 따뜻하므로 음식의 간이 대체로 맵고 짠 편이며 소박하다.
제주도는 어촌, 농촌, 산촌으로 구분되어 생활 방식이 서로 다르다. 농촌에서는 농업이 중요한 생산 활동이고, 어촌에서는 해안에서 고기를 잡거나 잠수 어업을 주로 하며 산촌에서는 산을 개간하여 농사를 짓거나 버섯, 산나물을 채취해서 살아간다. 농산물인 쌀은 거의 생산하지 못하고 콩, 보리, 조, 메밀 밭벼 같은 잡곡을 생산한다.
고구마는 조선 영조 때에 조엄이 대마도에서 가지고 와 제주도에서 시험 재배를 한 뒤로 이곳의 중요한 산물이 되었다. 제주도는 무엇보다도 감귤이 유명한데 이미 삼국시대부터 재배하였고, 전복과 함께 임금께 올렸던 진상품으로 이곳의 특산물이다. 제주도 음식은 채소와 해초가 주된 재료이고, 바닷고기도 가끔 쓴다. 수육을 만들 때에는 주로 돼지고기와 닭을 쓴다. 제주도 사람의 부지런하고 꾸밈없는 소박한 성품은 음식에도 그대로 나타나서 음식을 많이 하거나 양념을 많이 넣거나 또는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음식은 별로 없다. 각각의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자연의 맛을 그대로 내려고 하는 것이 특징이다. 간은 대체로 짠 편인데 더운 지방이라 쉽게 상하기 때문인 듯하다. 제주도에서만 나는 자리돔, 옥돔이 있고 전복과 꿩이 흔하며 한라산에서는 표고버섯과 산채가 난다. 겨울에도 기후가 따뜻하므로 김장을 담글 필요가 없고 담가도 종류가 적으며 짧은 기간 동안 먹을 것만 담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