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주요 서커스 극장에 가면 중간 휴식에 출연 동물들과 '사진 찍는' 시간을 제공한다. 가족 관람객이 많은 서커스 극장 특성상, 아이들을 곰과 악어(입을 막아놓는다), 구렁이, 원숭이, 조랑말 등과 함께 포즈를 취하게 하고, '기념 사진'을 찍는 부모들이 많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위험하지는 않을까? 물론 조련사가 바로 곁에서 동물을 통제한다. 하지만, 서커스단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조련사를 공격하는 사건은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게 현실이다.
러시아 갈색 곰의 위험도는 어느 정도일까? 애완용으로 키운 곰은 진짜 안전할까? 이미 27년 전에 3개월된 젖먹이 아기 곰을 데려와 정성껏 키우고 가족처럼 살고 있는 러시아 판텔레옌코 가족은 앞으로도 괜찮을까?
'슈퍼 모델' 곰 스테판 홈페이지/캡처
판텔레옌코 집에서 함께 사는, 2m가 넘는 키에 몸무게 135㎏의 갈색 곰 '스테판'은 이미 러시아에서 유명하다. '스테판' 공식 사이트가 운영중이다.
'스테판'은 판텔레옌코 가족에게는 애완동물이지만, 영화에 출연하고 TV 촬영 모델로 나선 유명인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사진 촬영을 위해 시간 단위로 빌려준다. 영화 출연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반인 대여는 시간당 5만루블(80만원)을 받는다.
판텔레옌코 부부는 스테판을 우유를 먹여가며 키웠으니, 부모나 다름없다. 커가면서 사람을 해치는 걸 막기 위해 특별한 훈련도 받았다고 한다. 지난 27년간 부부를 포함해 사람을 공격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한다. 그보다는 사람들이 원하는 다양한 포즈를 취해 사랑을 받는다.
몇 년전, 스테판과 함께 있는 한 소녀의 사진이 외신에 보도되면서 부모들이 기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들이 '이색 추억 사진'을 찍어주기 아예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고 한다.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사진을 보면 혹할 만하다.
하지만 곰은 곰이다. 판텔레옌코 집 앞에는 "주의, 화난 곰!"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스테판 대여 비용을 받는 것은 사육 비용 때문이다. 스테판은 매일 25㎏의 음식을 먹는다. 식단은 생선, 야채, 계란, 시리얼, 농축우유 등이 기본이다. 고기를 먹이지 않기 때문에 공격성이 줄어 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관련기사 댓글에는 부부의 안전에 대한 경고가 이어진다. 안전하다고 여겼던 애완 동물이 갑자기 주인을 물었다는 사례를 들며, 조심할 것을 네티즌들은 권한다. 앞으로의 결과가 더 궁금하다. 엊그제 러시아에서 북극 곰의 공격을 받는 사람의 이야기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공격을 당한 뒤, 죽은 척하며 누워 있는 기지로 살아남았다고 한다.
사랑받는 '슈퍼 모델 스테판'의 모습을 홈페이지 사진으로 구경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