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5승87패 AL 서부 5위) : 지갑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3450만 달러를 투자해 FA 5명을 영입했다. 하지만 팀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올해도 지난 몇 년처럼 안개가 자욱했다. 오클랜드가 지구 선두로 나선 것은 에인절스에게 승리한 개막전 뿐. 5월31일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구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125일). 3년 연속 지구 최하위는 1998년에 오클랜드로 온 빌리 빈도 처음 받아보는 성적표. 코니 맥이 감독으로 집권한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 시절에 4년 연속 리그 최하위를 한 적이 있다(1940-43년).
또 한 번 미련 없이 선수 판매에 나섰다. 1년 계약을 맺었던 FA 세 명을 모두 트레이드 했다(플루프-탬파베이, 로살레스-애리조나, 라제이 데이비스-보스턴). 7월 중순에는 숀 두리틀과 라이언 매드슨을 묶어 워싱턴으로 보냈다. 적절한 시기를 찾고 있었던 소니 그레이 트레이드도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 한 시간을 앞두고 성사시켰다. 몇 주간 양키스와 씨름한 끝에 내야수 호르헤 마테오, 외야수 더스틴 파울러, 우완 제임스 카프릴리안을 받아왔다. 두 팀이 주요 트레이드에 합의한 것은 대단히 오랜만이었다(1997년 11월 스캇 브로셔스 케니 로저스). 시즌 전 10위권 밖이었던 오클랜드의 팜 랭킹은 미드시즌 6위까지 상승했다(mlb파이프라인).
마음을 비운 9월에는 선전했다. 8월말부터 이어온 8연패를 벗어나 마지막 24경기를 17승7패로 마쳤다. 오클랜드보다 유종의 미를 거둔 팀은 클리블랜드(20승4패) 뿐이었다. 그사이 2013년 4월 9연승 이후 7연승을 달리는 즐거운 일도 있었다. 그러자 오클랜드는 7월말 감독 통산 1000승을 달성한 밥 멜빈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했다. 2019년까지 보장 받은 멜빈은 계약이 유지될 경우 코니 맥(50년) 토니 라루사(10년) 다음으로 팀을 오래 지휘한 감독이 된다. 9월에 5할을 넘긴(16승12패) 오클랜드는 기대 승률(.449)보다 높은 시즌 승률(.463)을 기록. 75승도 지난해보다 6승을 더한 것으로, 지구 최하위 여섯 팀들 사이에서는 가장 많은 승리다(볼티모어 75승).
Good : 지난해 오클랜드가 합작한 팀 홈런 169개는 리그 평균(187개)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65개를 더 보탠 234홈런을 때려냈다(ML 4위). 팀 역사상 1996년(243개) 2000년(239개) 1999년(235개)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홈런 수. 두 명밖에 없었던 20홈런 타자를 5명이나 배출한 것이 컸다(크리스 데이비스, 조이스, 힐리, 올슨, 알론소). 오클랜드에 20홈런 타자 5명이 등장한 것은 13년만의 경사다(2004년 차베스 다이 크로스비 듀라조 번즈).
선봉장에 선 선수는 역시 크리스 데이비스다(.247 .336 .528). 지난해 42홈런을 쏘아올린 데이비스는 개인 최다홈런 기록을 한시즌만에 경신했다(43홈런). 2년 연속 40홈런을 친 오클랜드 타자를 찾으려면,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 시절 지미 팍스(1932~34)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밀워키에서 데려올 때만 하더라도 기대치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제는 리그 홈런 타자로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지난해 데이비스와 더불어 20홈런 고지를 넘은 마커스 시미언은 손목 부상 때문에 85경기 10홈런에 그쳤다. 이 공백이 느껴지지 않은 것은 2년 1100만 달러 계약의 첫 시즌을 치른 맷 조이스가 데뷔 10년만의 20홈런 타자가 됐기 때문이다(25홈런). 여기에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라이언 힐리도 힘을 보탰다(25홈런).
누구보다 반가운 20홈런 타자는 루키 맷 올슨이다(.259 .352 .651 24홈런). 2012년 드래프트 전체 47순위의 올슨은 그리 각광받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지난해 11경기 .095 .321 .143(0홈런) 올해 첫 21경기도 .203 .309 .424(4홈런)로 고전했다. 올슨이 리그를 발칵 뒤집은 것은 8월12일 이후. 볼티모어 우발도 히메네스의 공을 중월담장 밖으로 날리면서 신호탄을 쐈다. 36경기 20홈런은 리그 최다기록(제이디 마르티네스 22홈런, 스탠튼 20홈런). 같은 기간 조정득점창조력(wRC+) 192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제이디 186). 단숨에 팀의 미래로 급부상한 올슨은 9월25일 텍사스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감했다.
오클랜드의 홈런 수가 급증한 이유는 발사 각도 조정이다. 지난해 12.1도의 팀 평균 발사 각도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15도로 올라섰다(메츠 13.3도). 이 산물이 욘더 알론소였다. 알론소는 이전까지 20홈런은커녕 두 자릿수 홈런 시즌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전반기에만 20홈런을 때려내 생애 첫 올스타에도 뽑혔다. 10.3도의 발사각도를 21.8도(전반기)까지 높인 결과였다. 시즌 후 FA가 되는 알론소에게 집착하지 않은 것도 현명했다. 때마침 알론소도 후반기 들어 서서히 성적이 떨어졌다(전반기 .275 .372 .562→후반기 .254 .354 .420). 그러자 망설이지 않고 8월에 시애틀로 넘겼다. 중견수가 고민이었던 오클랜드는 부그 파웰을 받아왔고, 파웰은 오클랜드에서 뛴 29경기에서 .321 .380 .494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팀 홈런 4위, 2루타 3위(305)에 오른 타선은 장타율 리그 4위(.436)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에서 나홀로 3할대 장타율(.395)인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였다. 타선에 비하면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마운드는 션 머네아(사진)가 두 자릿 승수를 만들었다(12승10패 4.37). 켄달 그레이브먼(6승4패 4.19)은 마지막 선발 10경기를 4승1패 3.51로 끝냈으며, 다니엘 멩든이 놀라운 9월을 보냈다(3승2패 3.14). 발 수술로 시즌을 늦게 맞이한 멩든은 9월16일 필라델피아전에서 무사사구 완봉승(2피안타)을 장식했다. 오클랜드는 멩든의 완봉승으로 186경기 연속 무완투 늪에서 탈출했다. 다음 경기에서도 7이닝 무실점(디트로이트) 피칭을 선보인 멩든은 9월 원정 3경기 23이닝 무실점을 이어갔다(홈 2경기 12이닝 7실점).
Bad : 2000년 이후 오클랜드는 중심을 잡아준 투수들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영건 3인방(허드슨 지토 멀더) 2000년대 중반 뉴 영건 3인방(케이힐 앤더슨 지오) 최근에는 소니 그레이가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준 투수가 없었다. 단 한 명도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했다(머네아 158.2이닝). 이는 최악의 마운드를 갖췄던 1997년 이후 20년만이다.
다니엘 고셋(4승11패 6.11) 제시 한(3승6패 5.51)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자렐 코튼(9승10패 5.58)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작년 8월 리치 힐-조시 레딕을 주고 다저스에서 받아온 코튼은 그 해 9월 예고편에서 2승 2.15(5경기)를 기록하며 설레게 했다. 타자를 녹이는 체인지업이 주무기였던 코튼을 보고 무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나를 많이 닮았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코튼의 체인지업은 정작 본무대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제구가 몰리면서 타자들이 가장 치기 쉬운 공으로 둔갑했다. 이에 체인지업 피홈런만 10개를 헌납한 코튼은 120이닝을 던진 투수 중 6번째로 높은 9이닝당 피홈런(1.95개)을 내줬다.
오클랜드가 2년 계약을 안겨준 또 다른 한 명은 산티아고 카시야(2년 1100만)다. 샌프란시스코에서 31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9번의 블론을 저질렀던 카시야는, 자신을 홀대한 샌프란시스코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오클랜드로 이적한 올해는 샌프란시스코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16세이브 7블론 4.27). 플래툰 마무리 체제로 인해 자리를 지키다가 블레이크 트레이넨(13세이브 2.13)이 넘어오면서 물러났다. 코튼과 함께 오클랜드로 온 프랭키 몬타스는 불펜에서 무시무시한 구위(K/9 10.13)와 더 무시무시한 제구(BB/9 5.63)를 보여줬다.
수비도 투수들을 도와주지 못했다. 디펜시브런세이브(DRS) 최하위 수모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48(ML 28위)로 끔찍했다. 실책 121개는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 맷 채프먼과 라이언 힐리가 3루에서 도합 24개의 실책을 범했다(힐리는 시즌 후반 1루수와 지명타자로 나섰다). 2015-16년 실책 56개를 쏟아낸 유격수 시미언은 실책을 9개로 줄였다. 그러나 이는 수비이닝이 줄어든 덕분으로(1385.1→747이닝) 런세이브는 -6에서 -9로 더 나빠졌다. 오클랜드 투수진이 맞혀잡는 피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수비가 이렇게 흔들리고 있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전망 : NBA 워리어스는 샌프란시스코(2019년) NFL 레이더스는 라스베이거스(2020년)로 이전하는 오클랜드는, 어슬레틱스 만큼은 붙잡기를 바라고 있다. 진척이 없던 구장 문제는 들어설 부지는 선택했다. 접근성이 용이한 레이니 칼리지에 3만5000석 규모의 구장을 계획하고 있다. 팬 친화적인 팀 운영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데이브 카벌 사장은 보스턴 펜웨이파크, 볼티모어 캠든야즈처럼 야구장 그 이상의 공간을 짓고 싶다고. 교육청 이전 및 환경단체와의 협의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놓여 있지만, 지난주 상공회의소 투표에서는 62%의 찬성률을 얻어냈다. 5억 달러 예산이 잡혀 있는 구장 건립은 모든 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오클랜드는 새 구장에 발맞춰 팀의 새 얼굴도 찾아야 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선수 육성→트레이드에 팬들은 지쳐가고 있다. 참신했던 통계적인 접근도 이제는 오클랜드보다 더 잘하는 팀들이 수두룩하다. 구장 문제가 해결되면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스타를 확보해야 하며, 팀 성적도 일정 수준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2016-17년 팀에서 가장 많은 승리기여도를 올린 크리스 데이비스(4.7)와의 장기 계약은 일단 대화는 주고 받았다고. 팀의 중심으로 성장하는 유망주들도 마냥 놓쳐서는 곤란하다. 믿어도 될 지 모르겠지만, 빌리 빈은 파이어 세일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약속했다.
야수 fwar 순위
3.5 - 제드 라우리
2.7 - 맷 채프먼
2.4 - 맷 조이스
2.3 - 크리스 데이비스
2.0 - 맷 올슨
1.9 - 욘더 알론소
1.7 - 마커스 시미언
투수 fwar 순위
2.3 - 션 머네아
2.3 - 소니 그레이
1.3 - 제시 한
1.2 - 켄달 그레이브먼
1.0 - 라이언 매드슨
1.0 - 리암 헨드릭스
1.0 - 블레이크 트레이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