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며 몸과 마음이 지쳐 기력이 없네요. 매일 밥해 먹는 것도 지쳐 엄마 손맛이 그립습니다. 우렁각시라도 찾아와 뚝딱 밥한상 차려주면 좋은데요. 그럴일은 없을 것 같아 순성에 있는 농가맛집 '아미여울'로 향했습니다.
영농조합 법인 ‘아미여울’은 7인의 공동대표가 운영하는 지역 향토음식점인데요. 당진의 명산인 아미산 자락에 당진과 순성을 잇는 지방도 615선의 도로변에 깔끔한 환경에 맛과 접근성을 두루 갖췄습니다.
‘아미여울’영농조합의 정부가 지역자원을 연계해 농가소득을 이끌어 내고, 농촌생활의 소득증대를 높이기 위한 수익모델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한 사업인데요.
2018년에 지역특화 향토음식의 대중화를 꾀하기 위해 꺼먹지를 활용한 메뉴개발에 도전해 현재는 밀키트 상품도 출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미여울을 운영하고 있는 공동대표들은 모두 당진지역 생활개선회 전·현직 임원 출신인데요. 농촌 여성지도자 단체로 활동한 이들은 농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왔습니다. 또한 꺼먹지를 비롯한 옛음식을 재해석해 소박한 음식으로 상을 차리고 있는데요.
꺼먹지는 11월 말경 당진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무청을 수확해 소금, 고추씨와 함께 항아리에 넣고 절여 이듬해 5월부터 꺼내 먹는 당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입니다. 꺼먹지는 시래기 보다 식감이 부드러워 소화가 잘되며 식이 섬유와 무기질, 비타민C가 풍부해 김치류로 해외수출의 반열에도 올랐다고 하네요.
프란체스코 교황이 해미순교성을 방문했을 때 꺼먹지비빔밥을 먹고 간후 특허청에 등록이 돼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꺼먹지 대중화는 온 힘을 쏟아 부은 공동대표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요.
아미여울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재료는 윤기가 흐르는 해나루쌀부터 고구마, 꽈리고추, 콩, 양파, 대파 등 상에 오르는 대부분의 재료는 모두 아미여울 지킴이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합니다.
아미여울 한상 맥적 2인분과 황태 2인분을 주문했는데요. 맛난 밑반찬이 많아 어디에 먼저 손이 가야하나 행복한 고민입니다.
아미여울 밑반찬 중 가장 맛이 좋은 표고버섯 전인데요. 표고버섯의 향과 두부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한입 베어먹는 순간 음식이 예술이라는 생각이 절로나 가장 먼저 손이가는 반찬입니다.
유자청 소스로 맛을 낸 샐러드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날씬해질 것 같은 봄처럼 싱그러운 맛인데요. 칼칼한 맛이 일품인 꽈리고추 멸치볶음, 새콤달콤 도라지 무침도 뒷맛이 깔끔합니다
나물무침, 채소전, 연근조림, 도라지무침 등 밑반찬 모두 맛이 정갈해 꺼먹지 솥밥이 나오기 전에 자꾸 손이 갑니다. 올때마다 느끼지만 아미여울에서 밥을 먹다보면 마치 '귀한대접 받는 기분'은 나만 느끼는건 아니겠지요. ㅎ
송송썬 꺼먹지가 들어간 솥밥을 덜어내고 물을 부어 구수한 누릉지를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꺼먹지 솥밥에 된장찌게와 겉절이를 곁들여 먹는 밥이 완전 꿀맛이네요.
꺼먹지와 함께 먹는 맥적과 황태구이는 언제 먹어도 건강한 맛입니다. 꺼먹지의 깊은 맛과 맥적의 고소함, 황태의 담백함에 대파향이 어우러진 맛의 조화가 일품인데요. 집밥이 그리운 날 시골집 고향에서 먹던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면 아미여울에서 맛깔난 당진의 향토음식을 맛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