촤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돌아온 나. 심적으로 신체적으로 모두 건강한 날 막을 자 아무도 없다 하하
농담이고요. 사실 지난 몇주동안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던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모든 신경이 대본과 장막 구성에만 쏠리고, 그러다보니 점점 마음이 지쳐가는 줄도 모른채 '체력부족', '컨디션부족' 탓으로만 돌렸습니다. 그렇게 미친듯이 대본만 파고 들다가 대망의 8막을 마무리지은 뒤 고개를 들었을 때, 이미 사람들 사이에선 제가 차지하고있던 역할과 자리가 이미 대체된 것만 같았습니다. 뭐랄까...당장 내가 사라져도 강의실은 전혀 어색할 게 없어보일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었죠.
그렇게 한참 심란할 때쯤 몇몇 인원들이 제 스스로의 상태를 깨달을 수 있게끔 도와줬고, 이게 꽤나 심각한 문제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바늘구멍으로 숨을 쉬는 듯한 묘한 압박감과 갑갑함이 자주 찾아왔고, 조퇴를 하고자 연출님을 불러내어놓곤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펑펑 울기도 했답니다.
이후 의사선생님과의 심리상담을 통해 번아웃과 공황이 동시에 찾아왔다는 진단을 내려주시기도 했었습니다. 다행히 단계가 많이 깊게 넘어가진 않아 약물치료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였고, 주말동안은 오로지 저만을 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은 2월달 동안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매일 대본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대사만 주구장창 외우기 바빴습니다. 그래서 간만에 연극에서 해방되어 극장에 가서 영화도 보고, 바닷가에서 무념무상한 채 걷기도 하고, 절에도 다녀오고, 본가에서 자전거를 가져올 겸 2시간동안 신나게 낙동강 강변길을 달렸답니다.
그렇게 나를 위한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신기하게도 그동안 잊고 있던 감정들이 샘솟더라구요. 대본도, 작품을 완성시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여러분과 함께 웃고 떠들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아왔던 그 때의 감정들이였습니다. 그렇게 번아웃으로부터 금방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오늘 의사쌤도 이만큼 회복이 빠른 환자가 없었다 하셨었죠. 이미 정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네요. 인터뷰에도 가장 큰 울림이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거다 뭐다 해놓곤 바보같이 혼자 앓고만 있었네요.
비록 2주밖에 남지 않았지만, 열심히 준비해온 공연과 교주라는 역할은 공연이 끝나면 휘발되고 없어지겠지만, 그렇다고 여러분이 , 여러분과 함께 했던 많은 추억들이 동시에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지난주에도 주정부리듯 장난으로 얘기했지만, 여러분들 정말 많이 애정하고 저의 극회인으로서의 마지막 해를 여러분과 함께 보낼 수 있어 정말 행운이고 영광이랍니다. 남은 기간도 열심히, 즐겁게 준비해봐요!
아, 배보다 배꼽이 길어진 것 같네요. 오늘은 사정이 있어 1시에 출근한 뒤, 8막의 구상을 픽스하고 쭉 런을 돌렸답니다. 사실 적을게 많지 않기도 해서 사담이 좀 길어진 듯 하네요.
연습 보러와주신 한솔님, 윤희님, 재성행님 정말 감사드리구요~아이스크림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첫댓글 컨디션회복진짜나이스👍🙌
영혼없는 서현이 리액션 나이스하긴해👍👍👍
첫 줄 보자마자 너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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