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북아현 1-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김흥렬, 이하 북아현 1-2구역)이 경의선 철도부지 위를 덮어 순환도로를 만드는 과선교 설치 문제를 두고 조합원들이 서대문구에 집단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북아현동 주민센터에서 과선교와 관련한 북아현 1-2재정비촉진구역 계획 변경 결정안에 대한 주민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공공성이 강한 공사는 조합원에 부담할 수 없도록 한 법령을 서울시가 어기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더이상의 추가분담금을 질 수 없으므로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더군다나 서대문구가 과선교 공사를 조건으로 근생으로 전환키로 약속한 문화시설 부지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매각하겠다며 입장을 번복, 조합원들의 분노가 터져나왔다. 공청회 자리에는 서대문구청 도시재정비과 박성주 과장을 비롯해 안건 설명에 도시건축 도원 이준열 소장이 참석했다.
조합원 - “과선교 공사비 왜 우리가 추가 부담 하나?” 조합-“상가 지을 땅 안주면 과선교 공사 구청이 직접 해야”
이준열 소장은 설명에 앞서 『촉진계획 변경내용은 지난 2008년 공공성이 강한 경의선 철도의 상부를 덮고 도로를 만드는 과선교 건설 공사비를 서울시가 부담하기로 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조합이 공사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기존 문화시설 부지를 근생용지로 변경하고 근생용지 뒤인 공원 녹지를 문화시설로 변경해 공사비 부담에 대한 조합의 손실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북아현 1-2구역은 지난 2012년 착공, 사업시행 변경을 통해 과선교 설치에 대한 서울시 예산신청을 준비해 2014년 1월 21일 1차 경의선 복개 구조물에 대한 설치비를 서울시로 요청했으나 같은 해 3월 12일 「투자심사 미대상 지역이므로 반려한다」는 답변을 받았었다. 그 뒤 시는 조합과 구에 과선교 설치비용에 대한 대안을 요청했으며, 조합은 문화시설(1-2-4획지)을 근생지구로 변경해 상가분양수익금으로 과선교 설치비를 보존받는 방안을 주민제안으로 요청, 2014년 11월 5일까지 주민공람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12월 8일 211회 정례회 상임위원회에 의견청취안을 상정한 결과 재정건설 위원들은 『공공성이 강한 과선교 설치 비용을 문화시설을 이전하기 보다 서울시로부터 받아야 한다』는 의견으로 반대의견을 채택했었다. 이에 대해 북아현 1-2구역은 문화시설 부지를 근생부지로 변경, 추계예대앞 상권과 연계하고 공원 부지 1647.6㎥를 축소해 그 곳에 문화시설을 신설할 수 있도록 구에 건의해 의견일치를 보고 촉진계획변경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구청은 갑자기 입장을 바꿔 『미래창조과학부가 현재의 근생시설 위치가 변경될 경우 ICT건립 부지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는 등 확정되지도 않은 이유를 들어 공원이 축소된 곳에 근생부지를 설치하라며 반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ICT센터에 대해 서대문구 관계자는 『구에서도 문화시설 부지에 건물을 지을 예산이 부족하다. 해당지역에 미래창조과학부가 부지를 물색중인 ICT센터를 건립할 경우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서울 전역의 허브가 될 예정이므로 기반시설이나 상업시설을 활성화하는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하면서도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입장은 다르다. 과선교 공사비를 서울시나 구가 부담할 수 없다면, 당연히 조합의 가장 요지인 1-2-4획지의 근생으로의 전환이 마땅하다는 것. 공청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결정된 사항도 없는 ICT센터 건립을 위해 조합원들의 재산을 털어가면서 근생부지로 적합한 문화시설을 내줘야 하는 것이냐?』면서 『구가 조합원들의 땅으로 땅장사를 하려 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그간 지켜만 봐 왔는데 서울시가 과선교 공사비 예산을 집행하지 않겠다면 조합원들이 집단행동을 해서라도 우리의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구를 지원하겠다. 많은 협조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청의 공청회에 대해 문제를 지적한 한 조합원은 『지금까지도 1억원 이상 분담금이 늘었다. 조합에서 입지 좋은 곳에 상가를 짓고, 문화시설은 그 뒤로 들어가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은 누가 봐도 다 안다. 구청은 너무 준비없이 오늘 공청회를 열었다. 대체할 수 있는 안건을 검토해서 공청회를 열었어야 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김흥렬 조합장은 『오늘 공청회 내용을 수렴해 서울시에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추가로 조합원의 분담금을 가중시키면서 과선교 공사비까지 떠안을 수는 없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