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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행산(太行山, 태항산, 타이항산)
2013. 7. 27∼30.(3박4일)
참가: 김기진, 이효진, 김종도, 이남진, 황운영, 서규영, 천성국, 황대성, 이상희, 박상진(10명)
여행사: 혜초여행사
집결: 11시 인천공항 3층 A카운터 앞
<제1일>
0900 마을버스 17번-이수역
1020 인천공항 도착
1315-1410 KE847(대한항공)-제남(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음)
227 전용버스(32인승) 제남-황하대교-한단-무안-
745 칠보구 천문호주점 도착-석식-산책-취침
<제2일>고무당산, 경랑호, 칠보구
512 기상
630 조식
731 청애채를 향하여 출발-마을 도로 차단 고무당산으로 변경
845 고무당산(古無當山) 매표소
854-1254 고무당산 산행
주차장-진무전(眞武殿)-태자파(太子坡)-천지(天池)-금정(金頂)-마천선교(摩天仙橋)-진산종(鎭山鍾)-채홍교(彩虹橋)-옥황각(玉皇閣)-벽하사(碧霞祠), 도화봉(桃花峰)-山頂賓館(산정빈관), 케이블카 상역(索道上站)-용두봉(龍頭峰,龙头峰)-케이블카 상역(索道上站)-케이블카로 하산-식당(龍鳳快餐)
216-305 경랑호(京娘湖) 유람
410-535 천문호 주점 위쪽으로 트래킹
700-800 석식
<제3일>청애채(靑崖寨)
530 기상
630 조식
700 호텔에서 출발
938 조양구(朝陽溝) 매표소 도착
1001 마을에서 하차, 산행 출발
1045 숲속으로, 오르막길 시작
1149 능선 도달, 청애채를 바라보면서 죽, 사과 등 행동식으로 점심
1241 마초봉
214 화산잔도
327 백보천계(회음벽)
337 화산동
410 계곡에서 탁족, 출발 423
434 옛날 농기구 전시장 등 시설물과 도로
436 주차장, 식당(農家食府)
522 전동차로 이동
531 조양구 매표소
1106 제남시 황태대주점 도착
<제4일>
510 기상
700 조식
910 호텔 출발
953-1043 대명호 관광
1102-1117 흑호천 관광
1135-1230 중식(梁記粥鋪)
118 제남공항
305-545 KE848(대한항공)
613 공항출발-공항버스 6016 남부터미널행
732 이수역 마을버스
750 집
1. 태행산(太行山, 태항산, 타이항산)
중국에서는 산맥과 산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태행산맥이나 태행산이라는 명칭을 편리한대로 사용한다. 태행산맥은 북경으로부터 남쪽을 향해 뻗어 있으며 하북과 산서의 경계를 이루면서 하남까지 이어진다. 황하는 기본적으로 동진하는 형태이지만 태행산맥에 가로막혀 남쪽으로 진로를 바꾸었다가 태행산맥을 감아돌고 나서야 다시 동진하게 되며, 하남과 산동을 관통하여 발해만으로 흘러들게 된다. 태행산맥은 남북으로 400km, 동서로는 250km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동쪽으로는 화북평원이 펼쳐지는데 1000m 이상의 절벽을 이룬 곳도 많아서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고, 서쪽으로는 산서의 고원지대로 완만하게 뻗어나간다. 주봉은 소오대산(小五台山)으로 해발 2882m, 평균적인 해발 고도는 1500-2000m이다. 소오대산으로부터 백석산, 천주산, 청애채와 고무당산까지는 하북이고, 하남에는 태행산대협곡(도화곡)이 있으며, 만선산, 왕망령, 구련산, 운대산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하남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황하의 북쪽이다. 성의 경계만 하남인 것으로 태행산맥이 황하를 건너는 것은 아니다. 가이드가 동쪽의 태산, 중앙의 숭산, 서쪽의 화산까지 태행산맥이라고 설명하였는데 숭산이 황하의 남쪽에 있어서 그 설명은 신빙성이 부족하고 오히려 뻥에 가깝다.
이 기회에 오악을 정리하면
동-태산(泰山 산동)
남-형산(衡山 호남)
중-숭산(嵩山 하남)
서-화산(華山 华山, 섬서) 서안과 정주 사이의 화양시
북-항산(恒山 산서)
동태행(東太行 동태항), 남태행이라는 지명도 사용되는데 중국 산악전문가나 한국 산악인들이 부르는 지명이라고 하며, 아마도 여행사들이 편의상 붙인 이름인 것 같다. 대체로 청애채와 고무당산을 합쳐서 동태행산이라고 하는 것 같다.
청애채는 태행산맥 가운데 하북성 한단시의 최고봉이다. 청애채는 말 그대로 푸른 절벽의 산채로서 대규모의 벼랑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데 규모가 무지막지하다. 산행은 벼랑 위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벼랑은 바라보기만 하고 그 일대의 푸른 초원지대를 돌고 돌아간다.
고무당산(古武當山)은 무당파를 창시한 장삼풍이 젊은 시절 8년간 수련하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장삼풍은 전국을 돌아보고 나서 호북성에 절을 짓고 제자를 육성하였는데 그곳도 무당산이라 하므로 이를 구별하기 위하여 예전에는 북무당산, 남무당산으로 호칭하였는데 현재는 고무당산(古武當山)과 무당산으로 호칭.
산동과 산서는 태행산을 기준으로 나눈 것이고, 하북과 하남은 황하를, 호북과 호남은 동정호를 기준으로 나눈 것이다.
2. 제남(济南), 한단(邯郸), 무안(武安), 칠보구(七步沟风景区)
가. 4대화로, 황하
가이드 장권과 후미 가이드(장?)가 우리를 안내한다. 버스는 32인승 전용버스로 널찍해서 편안하고 에어컨이 시원하다.
제남은 중국 4대화로{남경, 중경, 제남, 성도, 보통은 성도 대신 무한(호북성)}의 하나. 3면이 산(태산)으로 둘러싸였고 한쪽(북쪽)에 황하가 흘러 굉장히 덥다고 한다. 제남은 인구 1000만의 도시. 제남이 위치한 산동성은 우리나라의 1.5배, 중국은 96배 크기. 56개의 민족이 있고.... 중국에서 할 수 없는 것으로 세 가지를 꼽는단다. 중국의 전 지역을 여행하는 것, 중국의 음식을 모두 먹어보는 것, 한자를 모두 아는 것. 본인도 대학을 졸업했지만 모르는 자가 있고, 지금도 새로운 글자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역사적으로 산동의 위쪽 지역은 제나라, 아래는 노나라의 영토였고, 공자, 맹자, 제갈공명, 강태공 등이 산동 출신이라고 설명.
버스가 황하대교를 건넌다. 설명을 듣지 않아도 바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물이 탁하다. 지금은 강폭이 300여m인데 그 이전에는 2000미터 정도였단다. 제남이 낮은 지역으로 자주 범람하므로 모택동 시절에 상류에 세 개의 댐을 건설하고 강둑을 만들어 현재의 모습이란다. 드넓은 평원지대가 펼쳐진다. 대체로 옥수수 밭이다. 다른 작물을 심고 7월에야 옥수수를 심는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은 키가 작은 모습. 산동에는 연간 700-800밀리 정도의 강수량으로 한국의 1500밀리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고 한다. 황토가 많은 지역으로 비옥하지만 물을 저장할 수 없어서 벼농사는 어렵다고 한다.
나. 한단
한단은 과거 위(衛)나라의 수도. 위(衛)는 춘추시대의 나라. 진(晉)이 한(韓),위(魏),조(趙)로 분열한 이후에는 조의 중심지.
조조의 위(魏)와는 다른 나라. 위(魏)의 수도는 허창(許昌).
칠보구는 칠보마다 오동나무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
冀는 하북성의 표시, 북쪽의 밭은 공산당의 것이다
鲁는 산동성의 표시, 노(魯)나라에서 유래
售 팔 매(賣), 农 농사 농(農), 卫 지킬 위(衛), 儿 아이 아(兒), 机 기계 機, 进 나아갈 進, 內存卡 메모리 카드, 卡 카드, 카(자동차, 칼로리).... 义 옳을 義, 服务 복무(서비스), 桥 다리 橋
중국은 서울보다 1시간 늦다. 중국 시간으로 두시 반 정도에 공항을 출발하여 칠보구의 천문호 호텔을 향한다. 고속도로는 거의 일직선으로 평원을 가로지르고 터널은 전혀 없다. 다리는 여러 번 건너는 것 같지만. 한단과 무안을 지나 국도를 1시간 반 이상 달려간다. 매연 탓인가 뿌연 동네도 지나고, 어떤 곳에서는 비가 쏟아지기도 하고, 저녁 이내가 끼인 벌판도 보고, 경랑호를 지나서는 구불구불 산길을 넘어간다. 5시간도 더 걸려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식당에 사람이 꽉 찼다. 그리고 굉장히 시끄럽다.
저녁식사 후에는 호텔 주변 산책, 노래자랑 대회라고 하는 것 같다.
3. 고무당산
가. 갑작스런 계획변경
어제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고요한 아침. 우리들만 산책하고 서성댄다.
오늘은 청애채를 산행하고 내일은 고무당산을 산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청애채를 향하여 이동하던 중 산간에 있는 마을에서 도로를 차단하면서 계획에 문제가 생겼다. 관광차량의 이동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서 통제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중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 같다. 이곳이 막히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면 여기까지 이동해온 시간 20분의 배가 허비되는 결과를 가져와서 청애채 산행이 너무 늦어진다고 가이드가 양해를 구한다. 결국 오늘 고무당산을 산행하고 남는 시간에 경랑호를 관광하고 그 이후의 자유시간에 칠보구 호텔 일대를 트래킹하기로 한다.
나. 고무당산
전용버스가 구비 구비 산길을 넘더니 터널을 통과한다. 중국에 와서 터널을 지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주전자처럼 생긴 산을 넘어가므로 주전자터널이라고 한다고 한다. 산인데도 도로가 잘 나 있다. 중국은 국가가 부자여서 무엇이던지 결정이 빠르고, 건설도 빠르단다.
고무당산 주차장에서 김기진, 이효진 두 분은 케이블카로 오르기로 하고 나머지는 걸어서 오른다. 내려오는 것은 전원 걸어서 하산할 계획이다.
주차장을 출발하여 진무전을 향한다. 강한 햇살과 더운 날씨. 삽시간에 땀이 줄줄 흐른다. 진무전은 무당파의 신전. 전각을 새로 짓고 있다.
진무전을 지나면 오르막인데 중국의 산은 등산로에 다 계단이 놓여 있다더니 이곳도 예외는 아닌 듯. 완만하던지 급하던지 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저 쪽에는 케이블카가 흐르고 있다.
계단을 오르고 오른다. 점점 더 가팔라지고 계단의 폭이 좁다. 발이 다 디뎌지지 않는다. 앞굽치가 디뎌지면 뒤가 뜨고, 뒤가 디뎌지면 앞이 뜨는 형국이다. 산길은 정말 가파르고.... 돌아서서 보니 앞이 아득하다. 내려갈 때는 반드시 케이블카를 타기로 계획을 바꾼다.
정자에 이르러 케이블카를 타고 온 일행과 합류하여 함께 진행한다.
다. 금정, 마천선교, 진산종, 채홍교...
가이드가 건네주는 캔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높은 곳에 오른 기쁨을 누린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또 멀리 내다보는 것. 유럽에서 산행의 역사는 소쉬르 백작이 높은 곳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알프스를 오르는 길을 찾은 데서 비롯되었다.
한 동안 도로를 따라서 간다. 산 정상부에 차도처럼 넓은 도로가 있다. 참 이상한 일. 도로가 무너져 공사하는 현장도 지난다.
머리 위로 마천선교(구름다리)가 지나간다. 아직도 올라야 할 길이 남아 있다. 쇠줄을 붙잡고 가파른 계단길을 오른다. 정상을 이곳에서는 금정(金頂)이라고 한다나.
중국 장사꾼이 뭐라고 하는데 알아들을 수는 없고, 금정의 사당에서는 중국 도사의 눈치에 주눅이 들어 한번 둘러보고 그냥 나왔다.
마천선교를 건넌다. 구름다리이기는 하나 출렁이지 않으니 칠갑산의 출렁다리보다 쉽다. 여기서 번지점프를 하면 어떨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효진님은 이곳을 우회하여 빙빙 돌아서 갔다.
다음은 진산종을 향하여 올라가는 계단길이다. 바짝 올라선 각도에 덜덜 떨린다. 발바닥이 간질간질. 지나치다고 할 만큼 긴장하여 올랐다. 손에 진땀이 흐른다.
종각. 종을 한 번씩 친다. 1위안씩인가 돈도내고....
채홍교를 건넌다. 아치형태의 다리이지만 시멘트로 되어 있어 운치가 떨어진다. 다리를 놓으려면 밑에서 구조물을 받쳐야 할 텐데, 어떤 방법이 사용되었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옥황각은 갔다가 되돌아와야 한단다. 옥황각은 송태조가 올랐다던가 제사를 지냈다던가.... 전망이외에는 별 것이 없다.
진행 도중 매점에서 오이도 사 먹고, 중국 수박도 맛을 본다. 한통에 20위안, 한국 돈 4000원 정도. 달고 시원하다.
벽하사는 단청이 낡은 모습. 건너편의 바위가 도레미파의 형태로 보인다.
산정빈관, 케이블카 상역을 지나 용두봉에 올라 주변을 구경하고 다시 케이블카상역으로 돌아온다.
케이블카는 2명이 좌우에서 각각 1명씩 타야하는 형태. 타는 과정에서 종도 형과 부딪혀 한동안 뺨이 얼얼. 도중에 케이블카가 멈춰 서서 뜨끔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일행이 탄 카의 문 잠금장치가 고장나서 내렸다가 다음 카에 타는 일이 있었다는 것. 으으으 이런 일은 나는 정말 싫은데.... 권금성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보는 경치에 비할 바는 아니다. 크기는 엄청나지만, 설악산의 수려한 모습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라. 경랑호
경랑호는 댐으로 조성된 호수.
유람선을 타고 한 바퀴 돌아본다. 도르래로 호수를 건너는 놀이도 있고, 구름다리도 있다.
절벽의 깎아지른 절벽(단애)에 붙어 있는 잔교를 걸으며 트래킹할 수도 있고, 도중에 내려서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트래킹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절벽 끝에 백조와 산양이 서 있는데 사실은 모형.
마. 칠보구 트래킹
칠보구의 호텔은 천문호주점이지만 천문호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고, 호텔보다 위쪽에 있는 호수는 천경호이다. 이총무님, 김종도 형님, 황대성님과 함께 계곡과 주변을 산책한다. 계곡이 끝나면 나한동으로 오르는 도로인데 도로변에 나한상을 설치하는 중. 500나한을 설치할 계획으로 보인다. 현재는 반 정도 설치. 언덕 위에 백운선사를 둘러보는 정도로 반환점을 삼고 호텔을 향한다.
오른편으로 경희령, 팔로군 전적지 의원터를 안내하는 표지판까지만 구경함.
내려오다가 계곡에서 탁족. 물이 의외로 차다. 시원하게 세수하고....
호텔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남진 형님이 기증한 양주도 마시고. 방으로 돌아와 영화를 보던 중 이변이 말을 시켰는데 조용해서 돌아보니 그새 잠에 떨어져 있더란다.
4. 청애채(靑崖寨)
가. 청애채
청애채의 산행은 주로 초원지대를 돌고 돌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산봉우리는 넘어서기보다 옆으로 돌아서 간다. 전체적으로 산이 험준하고, 곳곳에 깎아지른 절벽과 협곡이 멋진 경치를 보여주지만 아찔한 고도감도 느끼게 한다. 거대한 규모에 압도당하는 기분도 든다.
나. 지명
중국에는 우리의 개념도와 같은 등산지도가 없다. 중국 등산협회 홈페이지에서도 산행지도를 구할 수도 없고, 구글지도나 중국의 지도검색사이트를 살펴보아도 구체적인 지명을 알 수가 없다.
여행사가 안내한 산행루트는
양골-병기공장-청애채-암릉종주-마초봉-화산잔도-오봉탑-조양대불-도가암-백보천계-천지-회음벽-용천폭-구룡담-석모동-애심암-흑룡묘-산행종료
이지만 산행 중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표지판도 없고, 뚜렷한 지형지물도 없다. 다만 추측해보건대 출발한 마을이 양골이고, 봉우리 사이로 넘어가는 곳이 마초봉(芧草疙瘩, 풀이 많으면서 뾰두라지처럼 솟아난 곳)이고, 어렵게 넘어간 곳이 화산잔도(华山栈道)로 보이며, 직벽을 내려간 계단이 백보천계(百步天階)인 것 같다. 회음벽(回音壁)이란 백보천계가 붙어 있는 벽을 말하는 것 같고, 용천폭과 구룡담은 계곡의 곳곳에 붙인 이름인 것 같다. 석모동은 성모동과 혼동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오봉탑, 조양대불, 애심암, 흑룡묘는 우리의 산행과는 상관이 없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산행한 루트는 양골-마초봉-초원지대-화산잔도-백보천계(회음벽)-화산동-용천폭-구룡담-옛 거주지-주차장이다.
다. 산행 준비
배낭에는 간식으로 감말랭이, 육포에 가이드가 제공한 행동식(통조림 죽, 이온음료 한통, 빵3, 사과), 생수(700-800밀리 정도) 2통, 녹차 500밀리, 커피믹스 2봉지.
중국음식은 기름져서 식으면 먹기가 어렵고 그래서 도시락보다는 행동식을 준비하였다고 한다.
녹차는 아침에 이변이 끓인 것이고, 커피믹스는 찬물에라도 타서 마시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므로 가져갔는데 실제로 사용은 하지 않았다.
라. 양골
서둘러 아침 식사를 마치고 7시에 출발하였음에도 조양구(朝陽沟) 관광지구(景区) 매표소에 도착하였을 때는 9시 반이 넘었다. 현지인 가이드를 동행하고 다시 버스로 이동하여 마을에 도착하였다. 한국인이 산행하면 무조건 현지인 가이드가 필요하고, 가이드는 길을 안내하는 것 이외에 산행을 통제하고 때로는 감시도 하는 것 같다.
조금씩 비가 내린다. 어제처럼 덥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 몇은 우산이나 우비를 차리지만 많은 비가 아니어서 나는 좀 맞기로 한다. 마침 작은 트럭에서 여러 가지 물건을 팔고 있었는데 이곳에는 가게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운전기사에게 수박 2통을 사두라고 하고 마을길로 들어선다. 가이드에게 동네의 이름을 물으니 조양구라는 답변이다. 조양구는 이곳 전역을 이르는 이름이고 마을마다 다른 이름이 있을 텐데... ? 여행사의 안내에 나와 있는 양골인가.....?
마을을 지나면서 그 규모에 놀란다. 산골 오지임에도 제법 큰 마을이다. 가게가 없다는 설명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지붕은 납작한 돌로 평평한 형태. 곳곳에 위성TV안테나가 보인다.
눈을 들어 멀리 바라보니 거대한 규모의 봉우리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우리네 산과는 크게 다른 모습. 거대한 규모에 압도당하기는 하지만 신비감은 없고, 아름답다는 생각도 거의 들지 않는다.
마. 마초봉
밭을 통과하는데 옥수수와 조가 자라고 있다. 옥수수는 두 개가 달리는 것이 보통인데, 셋이 달리면 크기가 작아서 좋지 않다고 한다. 중국 농민이 지나가면서 웃으면서 뭐라고 말을 한다. 아마도 비가 오는데 어디를 가느냐는 것 같다.
버스에서 내린지 45분 정도 지나면 산길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수풀이 우거져 발밑을 조심해야 한다. 비가 내리고 그늘이 깊어서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다. 작은 시내를 건너서 잠시 쉬어간다. 삿갓나물 비슷한 풀이 있는데 커다랗고 끝에는 가느다란 침이 나와 있다. 독초니까 스치지 않도록 주의하란다.
꾸준히 오른다. 바람이 통하고 시야가 통하는 지역에 이르러 숨을 고르면서 간다. 저 앞에 봉우리 사이(안부)로 올라간다고 한다. 숲이 우거져 현지인 가이드가 길을 개척하는 동안 간식. 감말랭이는 한순간에 없어지고. 육포와 빵도 맛보고.
안부로 올라서니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올라온 반대편은 다소 완만하여 멀리 야트막한 구릉지대로 이어지고 바로 앞에는 솟구쳐 오른 벼랑이 마치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절벽이 만리장성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어마어마하게 큰 덩어리. 벼랑위에도 초원지대처럼 보인다. 이것이 청애채인가? 가이드는 이산이 중국말로 청아라고 한다는 말만 한다. 다소 자신이 없는 듯.
주변 바위에 앉아 점심. 죽 1/3정도, 사과, 빵 하나.
드넓은 초원지대를 오르내린다. 엉겅퀴가 지천인데 가시가 있는지 닿으면 따끔거린다. 언덕을 넘어서서 멀리 두 귀가 솟아 있는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 사이로 지나간단다. 저곳이 마초봉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 같으면 저런 곳에 반드시 이름을 붙였을 것이며, 그 이외에 마초봉이라고 할 만한 봉우리가 없었다. 마초봉(모초흘탑,芧草疙瘩)의 흘탑은 뾰루지를 뜻하고, 모초란 풀을 뜻하는데 산을 넘어서는 부분이 대부분 초원지대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럴듯하다.
상당한 고도감을 겨우 진정하면서 암봉을 돌고 어느새 큰 언덕을 넘어서면 느닷없이 가파른 내리막이 나타난다. 발밑을 조심하면서 내려선다. 산행에 앞서 현지인 가이드가 경고하기를 산길에 물이 넘치면 돌아와야 한다고 했는데 바로 이 지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란다. 물이 많이 흐를 만한 곳도 아니고, 물이 흐른다고 해서 가기 어려운 곳도 아니어서 아까의 경고는 뻥이었다고 내심으로 생각해본다. 어쨌든 미끄러지지 않도록 잘 살펴서 내려간다. 내리막에 만난 도라지꽃이 참 예쁘다.
바. 초원
언덕을 벗어나면 초원지대를 하염없이 걷는다. 형형색색 만발한 꽃. 천상의 꽃밭을 걷는다. 에델바이스 내지는 솜다리 비슷한 꽃이 많고, 처음 보는 꽃인데 볼 때마다 기분이 황홀해지는 꽃도 있다. 멋진 광경을 마음대로 느끼면서 한없이 걷는다. 필설로 형용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앞서가는 일행들과는 차이가 나던 말든, 시간이 걸리든 말든, 사진도 찍고, 경치도 구경하면서 하염없이 걷는다. 백두산을 산행하면서 느꼈던 행복이 가슴에 가득하다. 이변은 백두산과 지리산을 합한 것 같다고 한다.
저 멀리 W의 형태로 드러나는 지점이 있다. 그곳을 넘어간단다. 한없이 멀게 느껴진다. 저기를 몇 시간 내에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서두르는 마음이 일지는 않는다. 산중에서 약초를 캐는지 일하는 사람도 몇 명을 보고, 곳곳에 널린 소똥도 피해가면서 언덕을 넘고, 초원지대를 돌아서 간다.
멎진 광경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가다보니 어느덧 비가 그치고 날이 갰다. 모자를 바꿔 쓰고 사과도 나누어 먹는 등 여유를 부리면서 진행한다. 잡목지대를 지나던 중 수풀에 숨어 있는 나무둥치에 왼 무릎이 세게 부딪혔다.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아프다. 여러 날 지난 뒤에 피멍이 잡힐 정도의 충격이었다. 부서진 건물도 있다. 빨치산 아지트였는지 물으니 후미 가이드 말로는 요즘 지었으면 시멘트를 사용했을 것이란다.
사. 화산잔도
곰취 등 취나물이 자꾸만 눈에 띈다. 어느새 W를 넘는다. 이곳이 화산잔도일 것이다. 잔도는 험한 벼랑에 낸 길 따위. 이전의 산행기에는 이곳에 줄이나 시설물이 없었다고 하였는데 쇠줄이 설치되어 있다. 물도 마시고 주변 경치도 구경하면서 긴장감을 풀고, 스틱은 접어서 배낭에 갈무리한 다음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달달달 떨면서 내려간다. 그러나 막상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그저 고도감을 느껴 위축될 뿐이다.
위험지대를 벗어나면 다시 초원지대를 걷게 된다. 뒤를 돌아보니 어마어마한 벽을 넘어왔다. 처음에 본 벼랑이 아니고 저기를 청애채라고 하나? 가다가 뒤를 돌아보면 병풍처럼 둘러선 벼랑이 엄청나다. 카메라로 한 번에는 도저히 담을 수가 없다.
한 구비 돌아서니 시야가 확 트이면서 갑자기 발밑이 허전해진다. 거대한 협곡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거리가 먼데도 떨릴 정도다. 멀리 벽에 붙어 있는 사다리가 보인다. 저 사다리를 내려간다나... 협곡 아래에 조양구도 보이는데....
아. 백보천계
이리 돌고 저리 돌고, 또 다시 초원지대를 걷는다. 한도 없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철계단을 내려간다. 위에서 보았던 철계단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아직도 더 가야 하는 철계단이 남아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총무님은 이것이 아까 본 것이란다. 다시 스틱을 배낭에 갈무리하고 내려간다. 난간을 잡은 손이 하얘진다. 수성페인트를 칠했나? 유성페인트에서 기름을 빼먹어 수성으로 변했다고 농담을 한다.
화산동을 지나고 계곡을 따라서 하산한다. 탁족하느라 하고 물에 들어가니 차가워서 오래 있을 수가 없다. 물이 차가운 이유가 궁금하다. 그런데 계곡의 바닥이 시멘트로 되어 있다. 그러니 물이 빠르게 되고 밑으로 스며들 여지가 없게 되는데....
내려 오다보니 이곳의 등산로도 곳곳이 계단이다. 주변의 자연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억지로 놓았다는 인상이 남는다. 등산로에 큰 바위가 굴러 떨어진 곳도 있다. 낙석이 있다는 뜻. 이곳은 화강암지대와 달리 바위가 견고하지 못한 듯.
이정표를 몇 번 만나면서 편안하게 하다 보니 어느새 농기구 전시장 등 시설물에 이르고 산행이 끝난다. 그늘이 깊은 탓으로 사진이 흐리게 나왔다. 쩝....
자. 조양구
주차장에 이르러 안내도를 보니 회음벽-구룡계, 구룡담-지청지-노농납화-의료점의 루트로 내려온 것 같다. 여행사의 안내와는 관계가 없다. 老农拉话는 늙은 농부의 한가한 이야기(?) 하산 길에 본 집과 농부들 상을 말하나?
주차장 옆에 있는 식당(農家食府)에서 식사하면서 종주를 축하한다. 맥주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바이주를 찾는다.
전동차를 타고 조양구 매표소로 이동하고, 전용버스를 타고 곧바로 제남시를 향한다. 산행이 약했나? 아니면 술이 약했나?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다들 잠들지 못한다. 밤11시가 넘은 시간 제남시 호텔에 도착. 5시간 반 만이나 걸렸다. 야시장이나 야간의 맥주파티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바로 해산.
5. 제남시
5시 정도에 일어나 테레비도 보고 짐도 챙기고, 7시 정도에 일찌감치 아침식사를 하고. 아침은 뷔페식. 공항으로 나가기 전 남는 시간동안 제남시 관광.
제남은 샘물의 도시. 봄의 도시 곤명, 얼음의 도시 할빈.
제남에는 지하철이 없다. 지하를 파다보면 샘이 터져 나온다. 지하철을 건설하지 못하고 고가도로를 많이 건설했다고 한다.
샘물이 모여서 대명호, 대명호와 관련된 건륭제의 전설. 황제의 딸이라는 드라마로 크게 성공.
포탈라궁은 건륭제의 딸을 신부로 맞이하면서 지은 궁전.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3 황제가 170년을 통치하였다.
제남시에서 전국체육대회를 하게되어 북경의 올림픽 경기장과 똑 같은 것을 그대로 다시 지었다. 중국은 국가가 부자여서 무슨 일이든지 빠르게 해나간다고 한다.
제남시청,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청사, 한 바퀴 도는 데만 1시간이 걸린다.
산동성은 농작물이 풍부하여 부강하다. 중국 농산물의 1/8 생산. 중국 GDP 순위 2위.
대명호와 흑호천 관광
대명호를 관광하던 도중 4명을 잃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하여 한때 긴장하기도 하였으나 크게 우려할 일은 없었다.
천성광장을 관광하려다가 날이 덥고 햇살이 너무 뜨거워 흑호천 관광으로 변경. 샘물의 도시라는 것을 만끽.
제남시는 공항조차도 너무 덥다.
공항에서 수속하던 중 방송으로 나를 찾는다. 디카 배터리는 화물에 넣을 수가 없단다. 2개가 들어 있었는데 쉽게 찾아서 다행이지 순간적으로 진땀을 흘렸다. 이온배터리는 트렁크에 넣지 말고 비행기에 휴대한 채로 탑승할 것.
6. 준비물
가는 복장: 남방과 반바지, 샌들
오는 복장: 동일
등산복: 여름바지(회색), 반팔 티(회색), 양말3, 팬티3, 재킷(파란색)
등산화, 캡, 햇, 스카프4, 팔토시, 선크림
장비: 배낭(35리터, 솔트랙), 배낭커버, 스틱2, 수저 칼 셋트, 등산용 컵, 선글라스, 방수주머니와 큰 비닐봉투, 날진 물병2(700밀리, 500밀리), 물파스, 맨소래담
비상용품: 무릎보호대2, 붕대, 구급약품류(타이레놀, 베아제, 게보린, 지사제, 우황청심원, 부루펜정, 후시딘, 1회용밴드, 멸균가제, 손톱깎기, 맥가이버칼, 바느질셋, 란셋)
식품류: 고추장(튜브형), 감말랭이, 육포, 스니커즈,
기타: 화장지, 물휴지, 비나 4, 칫솔과 치약, 디카, 배터리
예비: 여름바지(K2), 남방(빨간색), 긴팔 티(노란색), 반바지(검은색), 재킷(검은색 노스페이스), 면 티(쪽 염색),
첫댓글 야 대단한 학습능력입니다. 어떻게 다 기억을 하고 적어 놓았는지 참. 메모 하는 것 보지 못하였는데 아무튼 대단합니다.
가지 못하신 회원들도 다녀 온 듯 느낄 정도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