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6(일) 고리봉,만행산 2산 산행 등반대장:불암
이 날 내 기록에 의하면 현지 기온 36.2도다. 거의 사람 체온이다. 고리봉은 7km 남짓에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그러나 오늘 같은 폭염이 문제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2/3부분에 걸쳐 민둥산이다. 예전에 산불로 인해 나무가 없다. 능선에 내리꽂히는 직사광선을 피할 곳이 없다. 간혹 눈에 띄는 수풀과 바위밑 그늘이 나타나면 머리를 밀고 들어간다. 돈 주고 왜 이런 고행을 하는 것일까 싶다. 그러나 다 나름대로 꿈과 목표가 있기에 하리라. 나처럼. 암튼 날머리까지 폭염때문에 무척 고생했다. 회원님들은 다 공감할 것이다. 폭염을 고려해 날머리 집합시간을 오후1시30분으로 하였다. 땀범벅으로 도착했으나 1명이 오후2시가 돼 가는데 오질 않고 연락도 닿질 않는다. 다음 산행을 위해 떠나야 할 시간을 많이 벗어났다.
이 때 산행대장은 고민하다 결정한다. "폭염에 산에서 불상사가 있을 수 있으니 버스가 먼저 떠나시고 나는 남아 119에 신고해 회원님을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먼저 가시고 산행 잘 하세요. 저는 알아서 마무리 하고 서울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나한테 본인의 옷 가방 하나를 맡기면서 양재역 지하철사무실에 맡겨놓으라고 부탁한다. 그 후 뒤쳐진 회원을 산에서 다행히 만나 버스에 다시 탑승하게 되었고 원만히 2차 산행까지 마쳤다.
근데 여기서 불암대장님은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실수로 돌려 귀경길에 휴게소에서 아이스케키를 하나씩 돌리겠다고 선언한다. 사실 이것이 대장의 잘못인가? 대부분의 대장들은 버스기사 눈치를 보며 뒤쳐진 회원을 현지에서 버리고 가는 게 일상사다.
근데 첫째, 30분이상 뒤쳐진 회원의 혹시 모를 불상사를 근심해 본인이 현장에 남는 책임감. 둘째, 이 모든 상황을 자신의 실수로 돌려 회원들한테 아이스케끼를 하나씩 선사하는 회향심(回向心)은 정말 감동스런 모습이다. 역시 대장 연륜이 묻어나는 귀감스런 선행이다.
나는 불암대장과는 사적 이익관련이 1도 없는 자연인이다. 이 글을 올리는 건 나쁜 일은 감추고 좋은 일은 알리는 내 평소의 지론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련자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집에 밤늦게 도착해 샤워 후 캔맥하며 두서없이 씀.
2023.08.06 오도사.
만행산 보현사
첫댓글 대장님.화이팅
감사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산우님들이 두산 산행시 마실 물을
고리봉에서 비우고
만학골계곡의 물이 뜨껀했으니
어젠 참 많이 더웠던거 같아요.
무더위에도 불만없이 응원해주신 산우님들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주 말복이 지나면 이더위도 추억이 되겠지요.
늘 안산.건산하세요~
ps. 늘 그러하듯.
멋진 드라이빙으로
공지에 예시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시킨 신현진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대장님 정말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죠~
네 염려 덕분에 팔목이 낳아져서 산행 조금씩 시작합니다.
대장님 더위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고 안전산행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주 지나면
좀 나아지겠죠.
늘 안산.즐산하시길~
대장님의 인품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불암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