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속전속결로 진행된 그런 상황으로, 채 일주일 지나지 않아 캐나다팀이 러시아의 공동 금메달 수상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캐나다는 좋은 이웃둔 덕에 금메달 하나 챙겼고 미국은 예의 그 슈퍼파워를 다시한번 세상에 떨치게 됩니다.
러시아는 그 높은 경기력 대비 터무니없이 저평가된 스포츠 외교력으로 체면을 구기게 되죠.
당시 피겨스케이팅 팬이였고, 러시아 페어의 금메달에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피겨스케이팅 팬으로서 저는 무지막지하게 분개해서 동네방네 포럼돌아다니며.... 캐나다를 비웃고 미국 아이들과 대판 쌈질하는등.....별 ㅈㄹ을 떨었지만..
결과론적으로 이 난리부르스가 우리에겐 도움이 된듯 합니다.
칼 같이 요소요소마다 점수를 부과하는 신채점제의 탄생의 근간이 되었고...
이는 과거 구채점하에서는 등장하자마다 빽도 절도 없는 선수가 나오자 마자 세계 정상이 된다고 상상할수 없던...
일종의 찐~~한 수업료를 치뤄야 하는 통과의례에서,
완벽한 기술을 구사하는 김연아에겐 일종의 immunity 가 주어진 셈이였니 말입니다.
하지만 돌이키고 싶지 않은 순간.
힘에 의해 완벽히 지배되는 피겨스케이팅 in 팍스 아메리카나 였습니다.
2. 그 편지가 제대로 도착 했다면...
아이스댄스에선 프랑스가 첨으로 금메달을 땁니다.
앞서 페어에서 심판 판정과 얽히고 섥힌 까닭에 , 이 댄스에서 금메달을 누가 따나 좀 관심을 모았습니다.
대결구도는 2000년 세계 대회 우승 커플인 프랑스의 아니시나/피져라트와 2001년 대회 우승 커플인 이탈리아의 푸샤르폴리/마르갈리오의 양강 구도로 생각을 했죠.
하지만, 러시아의 이리나 로마노바/일리아 아베부크가 인상적인 오리지널 댄스를 선보임으로서, 이탈리아 커플을 꺽고....
프리댄스에서 4:5로 갈리며 아슬아슬하게 프랑스가 금메달을 가져가게 됩니다.
92년 자국에서 열린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머문 아쉬움을 씻는 순간이였죠.
그런데 이 두팀 재밌는 인연이 있습니다.
시간은 또 한참 거슬러 올라가는 1991년 세계쥬니어 선수권, 장소는 캐나다.
당시엔 소련이라는 국적으로 출전한 마리나 아니시나와 일리아 아베부크가 금메달을 땁니다.
그러나 일리아 아베부크가 그만 같은 링크에서 연습을 하던 이리나 로마노바와 눈이 맞아, 그 선수와 파트너쉽을 맞추길 바라며 여자선수인 마리나 아니시나를 발로 차 버립니다.
이에 열받은 아니시나는, 91년 세계 쥬니어 선수권 당시 살짝 친분을 맺은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몇명을 얼마나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두통의 편지중 하나는 캐나다의 빅톨 크라츠, 한통은 프랑스의 그웬달 피져라트에게 보내게 되죠.
이런저런 사정으로 쿵쿠따리 상황인데 이 참에 국적도 바꿔서, 같이 올림픽 금메달 따지 않을래...
뭐 이런 내용이였으라 추측되며, 프랑스의 그웬달 피져라트도 당시 우승했던 에지 사용 장난아니고 스타일리쉬한 마리나 아니시나가 파트너쉽을 맞추겠다는데 이게 웬 떡...이러면서 딜에 응하게 되죠.
캐나다의 빅톨 크라츠는 편지를 받고도 답장을 안했다고 알려졌으나, 사실 편지도 받지 못했다는군요.
자국의 쉐린본과 파트너 쉽을 맞춘 빅톨 크라치는 나탈리아 두보바를 영입해 세계 3위까지 올라가지만...
두차례 올림픽 4위를 마지막으로 올림픽과 인연을 끝내게 되고, 2003년 세계 선수권 금메달을 따고 은퇴를 하게 됩니다.
사실 심판판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피해의식이 가장 크게 작용했던 캐나다의 근본원인은 페어팀이 아닌 이 팀이였습니다.
이 팀이 1998년 동메달을 놓쳤다는 피해의식 기타등등... 그 후로 심판들 눈밖에 나 세계선수권에서도 포디엄 아웃이 된 것들에 대한 열받음....
그런 캐나다의 피해의식에 미국이 석유를 부어준 격이 앞선 페어 스케이팅의 러시아 다구리 스토리로, 이렇게 저렇게 샬롯 아줌마의 web 처럼 얽혀져 있습니다.
어쨌든 프랑스어라는 봉쥬르밖에 모르던 마리나 아니시나는 예의 그 러시아적 표현력을 버무려 프랑스 내셔널팀에 입성..
94년부터 추근추근 세계대회에 출전하여 이름을 알립니다.
1998년 Romeo & Juliet 을 연기할 당시,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reverse lift (사진) 를 선보이며 - 여자가 남자선수를 들어올리는 것 - 나가노 동계올림픽 동메달을 따냈으며, 90년대 후반 free dance 의 걸작인 Iron Mask 를 선보이게 됩니다.
어쨌든 자신을 팽한 옛 파트너에서 달콤한 복수를 한 마리나 아니시나의 프랑스로의 국적 변경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프랑스 팀의 리버스 리프트를 벤치 마킹한 이탈리아의 파이엘라 밀로...
그러나 결과는..
여자선수가 들다가 남자선수 암바를 했는데... 사진이??
어쨌든 그 이후로, 이 팀은 흉내내기 그만두었다는 슬픈 전설이...
첫댓글 ㅎ 재미있네요. 완벽한 복수.ㅋㅋㅋ
제가 아는바에 의하면 프랑스 심판이 양심선언 한건 러시아한테 로비를 받은게 아니고 캐나다한테 로비를 받았다고 양심선언했었죠 근데 캐나다는 헛소리라고 했고 뭐 여지까지 논란이 일고있지만 피해자는 러시아팀이라는 견해가 많더라구요 결국 이로인해서 신ㅊ체점제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었지만요 여싱의 경우는 역시 이리나가 금베달 받았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마지막 점수나올때 이리나의 슬픈눈망울과 미쳐서 발광하는 사라휴즈의 대비되는 모습이 생각나네요,,물론 또다시 금메달을 놓친 콴도 안타깝고 그때는 피겨팬이아니라 오노사건에만 분노했는데 참 말많은 올림픽이였더군요,,,
전 아직도 어케 된 것인지 잘 모르겟습니다. 무슨 함정수사라는 소리도 있고 하여간에... 미국이 그리 설치자 궁지에 몰린 ISU 가 뭐 어쨌다는 둥... 그러나.. 어쨌든 그 판정자체에 캐나다보다 더 흥분한 미국을 보면서 어찌나 어이없는지 그때 기분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여싱은 슐츠카야꺼였죠... 차라리 콴이라도 받았다면 좀 덜 열받을텐데.. 요즘 기준으로 제대로 점수 받을 점프가 2개나 될라나??? 사라 치트 휴즈양의 어부지리라니...
위에 러시아의 로비를 받았다는 심판이 나중에 이실직고를 하죠. 실은 캐나다에서 딜이 왔었다. 그때는 더이상 피겨계에 있지 못할까바 말하지 못했다고. 고로 미국과 캐나다의 협공에 러시아는 눈뜨고 당한거죠. 전세계에서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으면서요. 캐나다팀의 경우 클린한 경기를 했지만, 감동이 없고 러시아팀은 삐끗한 부분은 있지만, 금메달감이었죠. 갈라공연을 보시면 완벽한 페어의 진수를 보실 수 있을만큼 대단했던 팀이구도 하구요. 아이스댄스는 그렇다치더라도 사라휴즈는 정말 아오.. 이리나 눈물났죠 펑펑 울었다는데, 활짝 웃으면서 갈라공연하는거 보고 저도 따라 울었네요.
이리나의 결정적 은퇴이유는 2005년인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마오에게 뒤져 2등한거죠. 사라휴즈보다 더한 치팅의 귀재 마오에게까지 1등을 내주는 꼴을 당했으니. 뭐 그때야 마오거품의 최고치였을때지만요. 이리나의 시원한 3-3도 그립네요
며칠전 그 프랑스 심판이 캐나다 페어에게 사과를 했다는 기사가 떴던데.... 아직도 이거 울궈먹나... 싶었습니다. Kind 님이 정확하게 설명해주셔서 더 붙일것도 뺄것도 없습니다. 뭐 어쨌든 그 덕에(?) 김동성의 금메달 인터셉트 난국에서 우리의 모냥새는 더더욱 빠질수 밖에 없었던... 아스라한 기억이 납니다. 덕택에 당시 죄없는 피겨스케이팅 자료 서로 교환하고 했던 캐나다 친구에게 드럽게 툴툴 댔었던 기억도 납니다..( 걘 다 이해한다고 답장을 보내, 내가 얼마나 옹졸치사빤스였나 무지 쪽팔린 반성을 하기도 했었던)
2002 페어는 러시아든 캐나다든 스포츠가 얼마나 정치에 의해 좌우받나를 느낄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제 기억에 의하면 당시 채점방식은 총점 방식이 아니라 각 심판이 자기가 매긴 점수 중 그 선수를 몇 등으로 채점했냐에 따라 등수가 결정됐습니다. 그래서 각 심판의 등수를 더한 걸로 전체 등수가 결정됐죠. 그리고 프리 프로그램에 두 배의 가산점이 있었습니다. 숏에선 캐나다가 1위, 러시아가 2위를 했기 때문에 숏 결과와는 관계없이 프리 프로그램 순으로 전체 순위가 결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9명의 심판 중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에 있는 나라 4개와 당시 미국과 최악의 관계에 있던 프랑스 심판이 러시아 팀을 프리 1위, 캐나다 팀은 프리 2위에 놓았고, 미국과 우호적 관계에 있는 4개 나라 심판이 캐나다 팀을 프리 1위, 러시아 팀을 프리 2위로 놓아서 결국 러시아 팀이 프리 1위를 하고 금메달을 땄습니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요? 과거 냉전 시절 국제회의장에서 자본주의 진영 국가와 공산진영 국가들이 투표한 결과처럼 보이더군요. 선수들의 기량과 예술성이 아닌 출신국가에 의해 결과가 좌우되는 모습을 보며 스포츠란 것 자체에 대해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