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교회 식구들이 보였고 편린이긴 해도 내가 그림을 그리는 씬도 있었어요. 붓을 놓은지 30년도 넘었는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화장실이 있는 만추의 석양을 제대로 한 번 표현하고 싶긴 합니다. 니체가 차이투스투라에서 태양이 위대하지만 그 가치를 알아주는 대상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했고 '상승과 하강'의 가치를 일러주었어요. 하강(내려옴)은 필연적으로 고독을 수반할 수밖에 없으니 고독을 무서워하지도, 피하지도 말라고 하더이다. 오! 리스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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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삶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강이 다르지 않기에 심연과 고독을 마주하는 순간에도 똑같이 기쁨으로 여길 줄 아는 '능동적 허무주의'를 설파한 것이 아닐까요? 퇴계원을 뚜벅이 하다가 '리틀 피카소' 미술 학원을 발견했어요. 에스더가 미술을 처음 시작한 학원이어서 한참을 머물러 있었어요. 이를테면 성지입니다. 전화를 걸어 확인하려다 사진 한 장 찍고 왔어요. 퇴계원 신시가지가 만들어질 때 기도원 다니면서 들락거리던 도시인데 30년이 지난 지금 확장성에서 멈춰버린 느낌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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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나의 태양인 에공을 픽업하러 가고 있어요. 지하철 파업 때문인지 차가 많았고 1시간 반이 걸렸어요. "아빠 정말 정말 미안해 9시 말고 10시로. 3시에 잤어요(에)" "공주님! 지금 일어나야 9시 출발할 수 있어요. Hurry up!"
2024.11.20.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