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림 소리가 잦아지거나 커지면 위장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몸에서는 심장 뛰는 소리나 장에서 소화되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난다. 하지만 평소엔 들리지 않던 소리가 잦아졌거나 심해졌다면 특정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크고 잦은 트림 소리, 위장질환 의심
트림 소리가 유독 크고 잦으면 위장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트림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소화 기관으로 들어간 공기를 배출하는 현상이다. 식사 후 서너 번의 트림은 정상이다. 하지만 너무 잦은 트림은 락타아제 결핍이나 유당 분해 효소 결핍증일 수 있다. 락타아제는 소화관에서 유당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효소인데, 이것이 없으면 유당이 주성분인 식품을 소화하지 못해 위장에 가스가 차게 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위궤양, 쓸개 질환, 담석, 열공탈장(횡경막 안에 있는식도 열공이 확장돼 그곳을 통해 위의 일부분이 흉강 안으로 들어가는 상태)일 때도 트림 소리가 심하게 난다. 이 경우 구역질이나 구토가 동반되고 배변 습관에 변화가 나타난다.
2주 이상 지속되는 쉰 목소리, 역류성식도염 의심
쉰 목소리에 가까운 걸걸한 목소리는 일반적으로 감기나 알레르기가 원인이다. 하지만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역류성식도염이나 역류성후두염일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이고 역류성후두염은 위산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이다. 자고 일어났을 때 목이 쉬어 있고 속쓰림과 구역질이 동반되는 경우 두 가지 유형의 역류 질환이 모두 있다는 신호다. 역류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축농증, 귀 염증, 식도 궤양(바렛 식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릎 구부릴 때 ‘뚝’ 소리, 추벽증후군 의심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나거나 다리를 굽히고 펼 때 통증이 있다면 추벽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추벽 증후군은 무릎 앞쪽에 위치한 얇은 섬유막이 딱딱하게 변하면서 연골에 자극을 주는 질환이다. 추벽이 연골을 긁으면서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나는 것이다. 평소 걸어 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무릎을 굽힐 때보다 펼 때 통증이 더 심한 특징이 있다. 추벽증후군을 방치하면 추벽이 더 두꺼워져 연골 자극에 따른 연골손상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악화되기 전에 전문의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트림에서 '썩은 냄새' 난다면? 의심해야 할 질환
트림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면 위 점막에 상처가 난 것일 수 있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트림은 음식을 삼켰을 때 함께 들어간 공기가 위에 모여 있다가, 가스 형태로 식도를 통해 나오는 것이다. 트림을 하는 것은 정상적이지만, 트림에서 특이한 맛이나 냄새가 느껴지면 질병 때문일 수 있어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썩은 냄새 나는 트림
트림을 했을 때 매번 음식물 썩는 것 같은 냄새가 난다면 위궤양·위암을 의심할 수 있다. 위 점막에 상처가 나는 위궤양이나, 위암이 있으면 소화 등 위의 다양한 기능이 떨어져있는 상태다. 소화능력이 떨어질수록 위 속에 음식물이 오랫동안 머무르고, 부패되기도 한다. 이때 트림하면 음식물 썩은 냄새가 난다. 위궤양은 점막을 보호하고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위암은 암세포를 절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신맛 나는 트림
위식도역류질환 때문일 수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와 식도 경계부위를 조여주는 식도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발생한다. 식도 괄약근은 원래 트림하거나, 밥 먹을 때 느슨해진다. 위식도역류질환이 있으면 괄약근 힘이 약해져, 위산이 곧잘 역류하며 트림도 자주 한다. 트림할 때 위산이 함께 역류하면 신맛이 느껴진다. 위액은 강한 산성이라 신맛이 나는 것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을 완화하려면 평소에 커피, 기름진 음식, 과식을 피하는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위산억제제 처방을 한다.
쓴맛 나는 트림
담낭 운동장애·십이지장 궤양을 의심할 수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신경과민으로 담낭 운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데, 운동장애로 담즙이 십이지장에서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위장으로 역류할 수 있다. 이때 트림하면 강한 알칼리성인 담즙 때문에 쓴맛이 난다. 담낭 운동장애가 있으면 유독 트림을 많이 하게 돼, 쓴맛이 자주 느껴지기도 한다. 담낭 운동과 위장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은 같다. 담낭 운동이 잘 안되면 위장 운동도 잘 안돼, 소화가 안되면서 가스가 많이 생기고 트림을 많이 하게 된다. 십이지장 궤양이 심해도 십이지장에서 소장으로 내려가야 할 담즙이 위 쪽으로 역류, 쓴맛 나는 트림을 하게 된다. 원래 위와 십이지장 사이에는 '유문'이라 불리는 괄약근이 존재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된 담즙이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그러나 십이지장 궤양이 만성화돼, 유문 조직이 손상되고 기능이 떨어지면 담즙이 위장으로 역류해 쓴 트림을 하는 것이다. 담낭 운동장애는 약물 사용·절제수술로, 십이지장 궤양은 약물 사용·헬리코박터균 제균 등으로 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