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꽃구경을 간대요.
뭐가 좋아서 가냐 물었더니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말하더군요.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잖아."
날 그런 눈으로 바라만 봐준다면
잠깐 피었다 시드는 삶일지라도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덕준, 꽃구경
네가 새벽을 좋아했던 까닭에
새벽이면 네가 생각나는 것일까.
아, 아니지.
네가 새벽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가 너를 좋아해서였구나
서덕준, 새벽
누가 그렇게 하염없이
어여뻐도 된답니까.
서덕준, 능소화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깊은 밤
당신의 가르마 사이로 별이 오가는 것을 풍경 보듯 보는 밤
당신의 장편소설을 훔쳤으나 사랑한다는 고백은 찢겨있고
나는 결국 버려진 구절이 되는 밤
당신은 새벽보다 5분 빠르고 눈물보다 많으나
바다보단 적고,
당신은 사전에 실리지 않은 그리움,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문장을 위해서
내 모든 생애를 바쳐 시를 쓰는 밤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
서덕준,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
첫댓글 '당신은 사전에 실리지 않은 그리움.'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 가슴에 울립니다. 더불어 우리가 가진 그 어떤 표현으로도 의미를 전달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 안에 베어나옵니다. 그래서 마음 속에만 있는 것이겠지요. 가끔씩 눈물로 비명으로 터져나오는 것 마저 오해였다고 말하는 것만 같은.. 그래서 다들 사랑하나 봅니다. 깊은 밤을 지나는 그런 사랑을.
같은 글을 읽고 따뜻하게 공감해주시는 육기짱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요.. 평안한 저녁시간 이시길요..
사랑이 익으면 웬수가 됩니다..
글은 아름다우나 현실은 악덕합니다...
심심님게..
갈 곳이 없어 이곳에 앉아 글 투정 하오니 용서 바랍니다..
아프냐. 더 아픈 것 들을 굳게 끌어 안으라.
그러면 지금 아픔은 저절로 사라져 버릴 것 이다.
슬프냐, 더 슬픈 것 들을 굳게 끌어 안으라.
그러면 지금 슬픔은 사라져 버릴 것 이다.
이외수 <코끼리에게 날개달아주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