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늬우스는 리버티 뉴스와 함께 50년대부터 제작되어 극장에서 본 영화 상영 전에 먼저 보여주던 정부 홍보용 뉴스였다. 텔레비전은커녕 라디오도 보급되지 않은 시대에 국민이 뉴스를 접할 기회는 4쪽짜리 일간지 아니면 간간히 얻어듣는 라디오뿐이던 시절이라 귀에 익숙한 정치인의 얼굴이나 운동경기 하이라이트, 새마을 운동과 나무심기에 관한 홍보, 그리고 월남전 소식을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매체는 제작된 뉴스들뿐이었다.
그 후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이들 뉴스는 무의미 하게 되어 극장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런 대한 늬우스가 다시 극장가에 등장해서 지난날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다시 어렵던 시절로 돌아가 정부가 주입하는 뉴스를 강제로 받아들이는 느낌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대한 늬우스를 접해 본 경험이 있는 구 세대와는 달리 젊은 세대는 시대에 맞지 않는 정부 홍보물에 대해 적잖이 비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매사에 시간을 쪼개 쓰는 젊은 세대가 그런 추억을 알리도 없고 정부주도의 계획된 뉴스나 멍하니 봐줄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
지금은 위성을 통해 세계 각국의 뉴스가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또 인터넷 매체가 있어서 서로 의견까지 교환해가며 뉴스를 접하는 시대다. 특히 정보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전근대적인 홍보방식에 볼멘소리를 하지 않는다면 더욱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50년대에 학교를 다니고 60년대에 군도 면제? 받고 취업도 했던 대통령이고 이미 그런 방식으로 청계천 복원 사업을 홍보해서 재미를 봤던 터라 다급한 김에 그런 홍보 방식을 다시 채택한 것이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30일 중앙일보가 대통령이 직접 4대강 홍보 광고를 영화관에서 틀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보도를 한데 반해 청와대가 즉각 이는 대통령의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발표한데 있다. 떳떳치 못한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앙일보는 정부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개그 콘서트 “대화가 필요해” 코너의 형식을 모방, 1분 30초짜리 홍보 광고 대한 늬우스 두 편을 제작하여 지난 25일부터 전국 52개 극장에서 상영 중이라 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청와대 일각에서는 그 홍보 방식에 대한 반대도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이 일방적 홍보라는 비판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주저한 참모에게 “왜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느냐?” 며 질책까지 했다는 후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대통령의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청와대를 보면 오죽이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떳떳치 못하면 이런 개그 소동까지 벌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중소기업이 쓰러지고 며칠 후면 수십만의 실업자가 거리로 내 몰릴 판에 반대를 무릅쓰고 몇 십조의 혈세를 써가며 강행하는 대형 국책 사업을 국민에게 홍보하는 일에 개그콘서트를 모방한 것도 경박한 처사지만 그 사실을 두고 대통령이 했다 안 했다 며 발뺌하는 모습은 개그 수준도 못 되는 한심한 작태다. 4대강 살리기 작업이 정말로 떳떳한 일이라면 개그 모방해서 얼렁뚱땅 국민 속일 생각으로 개그를 모방한 1분 30초짜리 영화홍보를 할 게 아니라 100시간, 1000시간을 할애해서라도 진지한 홍보와 공개 토론을 해야 마땅한 일이다.
국민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왜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지, 대운하 는 14조가 든다고 했는데 어째서 단순한 강 살리기 비용이 대운하보다 더 드는지, 도대체 언제까지 강바닥을 파헤친다는 건지, 차기 대선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임기 내에는 안 하겠다는 말을 꼭 집어넣어야 했는지 모든 게 아리송하고 불안하고 의심스럽다. 그런데도 아는 것이라곤 수십조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뿐이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홍보가 아니라 데이터다.
차제에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로드 맵과 청사진을 제시하고 비용 산출 근거, 사업이 가져다 줄 수익의 신빙성 있는 데이터, 환경을 비롯한 각종 평가서 내역, 그리고 강 유역의 주요 토지소유주 명단도 발표해서 절대 정부주도의 땅 투기로 번질 위험이 없다는 점을 밝힌 다음, 사업의 당위성부터 이해시켜야 할 일이지 공연히 개그콘서트나 모방해서 국민으로 하여금 실소나 자아내게 하고 그로써 모든 문제를 덮으려는 얄팍한 수단은 정녕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할 짓이 아니다!
지금은 삽질에 신이 날지 모르나 언젠가 모든 전말을 철저히 밝히려는 국민이 칼을 갈고 있음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을 속이는 정부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은 인류 역사가 증명하는 일임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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