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사색] 이슬의 꿈
출처 중앙SUNDAY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4431
이슬의 꿈
정호승
이슬은 사라지는 게 꿈이 아니다
이슬은 사라지기를 꿈꾸지 않는다
이슬은 햇살과 한몸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슬이 햇살과 한몸이 된 것을
사람들은 이슬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나는 한때 이슬을 풀잎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다
때로는 새벽별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슬은 울지 않는다
햇살과 한몸을 이루는 기쁨만 있을 뿐
이슬에게는 슬픔이 없다
『여행』 (창비 2013)
바랜다는 것은 흐려지는 일입니다. 흐려져서 처음과는 달리 된다는 것입니다. 빛과 비를 오래 맞은 처마의 색이 바랠 수도 있고 습기를 머금고 내뱉고를 반복한 책이 누렇게 바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자주 입었던 옷이 세탁을 거듭하며 추레하게 바래기도 합니다. 사물들만 바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사람의 기억은 더 쉽고 빠르게 바래는 것. 그중 좋았던 시간과 행복한 기억들이 먼저 바래집니다. 이것이 안타까워 자주 떠올려보지만 점점 작아지고 줄어들고 흐릿해지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부디 더 천천히 바래기를 그리하여 조금이라도 더 곁에 머물러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것이 바램에 대한 바람입니다.
박준 시인
빛명상
사랑의 향기가 있는 목욕탕
푸르르던 잎새마다
어느새 울긋불긋 가을 빛 아름다움이 묻어나고
조석으로 찬바람이 실려 옵니다.
오늘 간 목욕탕에서
최상의 아름다움을 만납니다.
육십이 조금 넘어 보이는 흰머리 아들과
팔십이 한참 넘어 보이는 엉성해진 백발의 아버지가
요즘 보기 드문 정겨움 한 바구니를
맑은 비누향 속에 풀어 놓습니다.
아들은 겨우겨우 걷는 아버지를 부축하여
긴 세월이 검게 묻어난 발가락 끝까지 비누칠 하고는
아버지의 온몸 구석구석을 따스한 손길로 씻겨냅니다.
그 모습에 오래도록
눈길이 머뭅니다.
목욕 후에는 아버지의 마른 얼굴과
뼈가 툭툭 도드라진 손가락 한마디 한마디까지
스킨과 로션을 골고루 발라
살포시 토독 두드려주는 아들
화목한 부자지간에서
인성과 사랑의 향기가 피어오름을 봅니다.
두 분의 모습이 온 세상 곳곳에서
가을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어가길 바람해 봅니다.
출처 : 甲辰年 그림찻방3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3
2024년 6월 22일 초판 1쇄 P. 106-107
첫댓글 사랑과 인성의 향기가 온 세상 곳곳에서 가을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어가기를 바래는 마음에 함께 합니다. 감사합니다.
가끔씩 목욕탕에서 마주치는 모습입니다.
볼 때마다 정겹고 보기좋습니다.
아들이 없는 우리아버지가 부러워할 모습이네요..
감사합니다.
화목한 부자간의 사랑의 향기가 가을 단풍처럼 물들어 가길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슬은 햇살과 한몸이 되기를 바랄뿐.풀잎의 눈물.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성가 사랑의 향기가
목욕탕에서 아버지와 아들
옆에서 피어오르듯 가을
단풍처럼 아름다운 가정이
많아지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화목한 가정의
빛의 귀한 글 감사합니다
따뜻 해 집니다 감사합니다
이슬의 꿈, 저와 같네요. 감사합니다.
귀한 빛글
감사합니다.
뭉클해집니다.
감사합니다.
귀한빛글 감사합니다.
이슬의 꿈.
사랑의 향기가 있는 목욕탕.
좋은글 감사합니다. *
귀한 글 감사합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사랑하며 효를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두 분의 모습처럼 인성과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과 인성의 향기가 널리 퍼져 나가기를 두손 모읍니다 .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의향기와 목욕탕...귀한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의 향기가 있는 목욕탕 안의 정겨운 모습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볼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두 사람의 모습에 눈물이 뭉클합니다.
빛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