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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생의 막다른 길, 기적처럼 나타난 신비한 서점이
잃어버린 당신의 이야기를 찾아드립니다
“길 잃은 곳에서 기묘한 것들이 발견된다.”
더블린의 신비한 서점을 둘러싼 기묘한 이야기가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펼쳐진다. 100년의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서점은 더는 갈 곳 없는 신세의 두 사람, 마서와 헨리의 만남을 계기로 긴 꿈에서 깨어난다. 서점을 처음 열었던 오펄린의 잊힌 삶, 마서의 잃어버린 자아, 헨리가 찾아 헤맨 사라진 원고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모두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연결된다. 기록은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곳, 길 잃은 사람들을 환상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바꿔놓는 신비한 서점. 마서와 헨리는 과연 서점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곳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
2023년 영미권 최고의 화제작 《사라진 서점》이 드디어 한국의 독자들을 찾아왔다. 1920년대 파리와 더블린을 배경으로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을 우아하게 섞은 이 소설은, 실제 존재했던 서점과 서적상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하고 시대를 풍미한 작가들과 책을 등장시켜 독서가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책과 서점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가득한 책, 길 잃은 사람들이 고된 여정 끝에 자신의 꿈을 찾는다는 내용이 입소문을 탔고, 마침내 아마존UK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독립 출판만으로 소설을 발표해온 이비 우즈는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사라진 서점》의 열풍은 영국과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이어지는 중이다. 아마존을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과 《USA투데이》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성하고, 2023년 브리티시 북어워드 페이지터너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수출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 ■ 줄거리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친 마서와 사라진 서점에 대한 기록을 쫓는 헨리. 두 사람이 운명처럼 만난 장소는 더블린의 헤이프니 레인이라는 이름의 거리였다. 집주인인 보든 부인 밑에서 가정부 일을 시작한 마서는 부인의 괴팍한 성격에 맞추느라 고생하지만, 자신을 챙겨주는 것임을 깨닫고 그곳을 새로운 집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마서가 마음을 열자 날마다 조금씩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평생 책을 멀리하고 살았던 그녀를 향해 책장이 툭! 하고 책을 떨어트리고, 벽의 갈라진 틈으로 생기 넘치는 덩굴이 자라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이 머리에 불현 듯 떠오르기 시작한다. 마서는 건물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혹시 이 모든 게 헨리가 말하던 사라진 서점과 연관이 있는 걸까? 마서는 용기를 내어 헨리와 함께 사라진 서점과 서점 주인 오펄린의 이야기를 조사한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 덕분에 100년 동안 숨어 있던 진실이 세상을 향해 모습을 드러낸다.
저자 소개
이비 우즈(Evie Woods)
아일랜드 출신 작가. 캐나다와 프랑스 등 해외에서 20대를 보낸 후 고향 아일랜드 골웨이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본명 이비 고헌(Evie Gauhan)으로 《스토리 컬렉터The Story Collecter》를 비롯한 세 권의 소설을 독립 출간했는데,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환상과 현실을 절묘하게 결합한 마술적 사실주의에 출판사와 눈 밝은 독자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우즈는 네 번째 소설인 《사라진 서점》을 영국 초대형 출판사 중 하나인 하퍼콜린스와 계약하는 데 성공한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으로 먼저 소개된 《사라진 서점》은 아마존UK 베스트셀러 1위,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후 종이책으로도 출간되어 2023년 영국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킨들 차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에서 1위를 달성하며 그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필명인 이비 우즈는 작가 클라리사 핀콜라 에스테의 글중 “숲(woods)으로 가세요. 숲으로 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당신의 삶은 결코 시작되지도 않을 것입니다”라는 인용문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그는 집필에 앞서 사전 조사와 취재를 철저히 하는 성실한 작가이기도 하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조사한 자료와 이야기들을 모으면 또 한 권의 책이 될 거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이다. 이비 우즈의 전작들 역시 독자의 성원에 힘입어 새롭게 계약되어 영국에서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책 속으로
추운 겨울날 비 내리는 더블린 거리는 어린 아이가 어슬렁거릴 만한 곳이 아니지만, 소년은 그 매혹적인 서점의 유리창에서 얼굴을 떼지 못했다. 안에서는 불빛이 반짝이고, 알록달록한 책 표지들이 모험담과 탈출기를 약속하며 소년을 유혹했다. 진열창 안에는 진기한 물건이며 아기자기한 장식품으로 가득했다. 장난감 열기구들은 천장에 닿을 듯하고, 오르골 속 기계 새와 회전목마 들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빙글빙글 돌았다. 서점에 있던 여자가 소년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어 불렀다. 소년은 고개를 저으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 지각하는데.” 소년은 유리창 너머 여자에게 입 모양으로 말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빙긋 웃었다. 아주 상냥한 사람 같았다.
“그럼 1분만.”_9쪽
아버지는 공무원이었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책은 그저 종이에 적힌 글이 아니라, 다른 장소, 다른 삶으로 통하는 입구라고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는 책과 그 안에 담긴 무한한 세계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는 오롯이 아버지 덕분이었다.
“고개를 기울이면 말이다.” 한번은 아버지가 말했다. “옛날 책들이 비밀을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단다.”
나는 송아지 가죽 표지에 종이가 누렇게 바랜 고서 한 권을 책장에서 찾아냈다. 책을 귀에 바짝 붙인 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작가가 내게 말하려 하는 중요한 비밀이 들린다고 상상하면서. 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적어도 말은.
“뭐가 들리니?” 아버지가 물었다.
나는 귓속이 소리로 가득 메워지도록 기다렸다.
“바닷소리가 들려요!”
마치 소라 껍데기를 귀에 댄 것처럼 종잇장들 사이로 공기가 소용돌이쳤다. 아버지는 빙긋 웃으며 한 손으로 내 뺨을 감쌌다.
“종이들이 숨을 쉬고 있는 거예요, 아빠?”
“그렇단다, 이야기가 숨 쉬고 있는 거지.”_16-17쪽
“헤이프니 레인 11번지라, 아, 여기 있네요.”
던 씨는 10번지와 12번지 사이의 버려진 공터를 가리켰다. “아니, 여기…… 없네요! 그러니까, 여기가 맞지만 없네요.” 그는 요란스레 헛기침을 하며 웃음을 참았다.
도시계획 담당자인 그는 내가 몇 주 동안 끊임없이 걸어댄 전화에 시달리다 마지못해 현장 방문에 응해주었다.
“좋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꾸했다. 그는 내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보내드린 지도를 보셨겠지만, 바로 여기에 가게가 있었잖아요?”
“네, 그 지도는 저도 봤습니다만, 필드 씨, 전화로도 설명드렸다시피 이 부지에 어떤 건물이 공식적으로 등록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저 건물 빼고는요.” 그는 이웃집을 가리켰다.
“하지만 저긴 12번지잖아요.”
“바로 그겁니다. 11번지는 없어요.”_50쪽
한밤중에 새로운 글귀가 떠올라 잠에서 깨어났다. 이메일 수신함의 알림처럼, 이야기는 가끔 이렇게 날 찾아와 잠재의식에 속삭이곤 했다. 그 원리는 나도 설명할 수 없다. 어떻게든 그 이야기를 꼭 붙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뿐. 종이에 적어두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다음 날 문신 시술소를 찾아가 등에 잉크로 새겨두자고 마음먹었다. 그 이야기에는 시작도 끝도 없는 듯했지만, 매번 새로운 문장이 날 찾아왔고, 그럴 때마다 내 살갗에 다른 문장들과 나란히 잉크로 새겨두면 곧장 기분이 좋아졌다.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는 셰인도. 그건 소소한 반항이었다. 나만의 무언가를 갖는 것. 이 기묘한 이야기를 용케도 잘 숨겨왔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의미가 뭔지, 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 알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_92-93쪽
나뭇가지가 창문을 긁어대는 듯한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어났다. 바깥 거리에는 나무 한 그루 없었으므로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잠시 일어나 앉아 있다가 위쪽 가게에서 나는 소리라는 걸 깨달았다.
벽의 스위치를 탁 쳤지만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젊은 피츠패트릭 씨가 경고하기를, 이 건물이 ‘변덕’을 부릴 수도 있다고 했다. 다행히도, 지갑을 둔 식탁에 놓여 있던 양초가 떠올랐다. 조심조심 방을 가로질러 식탁으로 가서 이리저리 더듬다 양초 옆에 있는 작은 성냥갑을 찾았다. 이내 방은 어둠에서 벗어났다. 계단을 올라가면서, 피츠패트릭 씨가 페인트로 써놓은 단어들을 읽었다. ‘길 잃은 곳에서 기묘한 것들이 발견된다.’ 이상야릇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나는 잠깐 멈춰 섰다. 소리의 정체를 발견하면 뭘 어떻게 해야 하지? 강도가 든 거라면? 그때, 바람에 흔들리는 가시덤불처럼, 가볍게 톡톡 두드리는 소리가 또 들렸다.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계단 꼭대기까지 올라갔다._144쪽
아주 다르게 펼쳐질 미래를 마냥 아름다운 모습으로 상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그날은 늦게 서점 문을 열었지만, 인생의 첫날을 맞는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장밋빛으로 빛났고, 모든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이 사람은 옛날에 어떤 아이였을까, 앞으로 어떤 부모가 될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 우리 모두 하나의 우주적 가족으로 연결된 것 같았다. 손님이 뜸한 시간에는 내 안에서 조그만 장미꽃 봉오리처럼 자라고 있는 생명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그 존재만으로 세상을 더 밝은 곳으로 만들어줄,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생명체._238쪽
출판사 서평
★ 《아마존》, 《아마존UK》, 《월스트리트저널》 1위
★ 브리티시 북어워드 최종 후보
★ 전 세계 28개국 번역 수출
더블린의 조용한 거리, 비밀을 간직한 서점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세 사람이
‘사라진 서점’에서 꿈꾸던 삶을 찾아나선다!
“서점은 발견의 관문,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책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 기꺼이 그 문을 통과하려는 전 세계 애서가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_이비 우즈
아일랜드 더블린의 어느 조용한 거리. 사라진 서점을 좇는 한 남자가 같은 자리를 맴돈다. 그가 찾는 것은 《폭풍의 언덕》 한 권만 발표한 후 서른 살에 요절한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두 번째 소설 원고이다. 세상을 놀라게 할 문학사적 발견을 꿈꾸지만, 그 열쇠가 되어줄 서점은 사라지고 없다. 아니, 아예 주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 옆집 반지하 창문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여자의 푸른 눈을 발견한다. 서점에 대해 혹시 알까? 물어보려는데 여자가 소리친다. “계속 훔쳐보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쳐 더블린에 온 마서에게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그는 수상한 남자일 뿐이다.
100년 전 오펄린의 삶 역시 마서 못지않게 기구했다. 막 참정권도 생겼건만, 젊은 여성에게 결혼이 아닌 길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폭군 같은 오빠의 눈을 피해 도망한 그녀는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점원으로 일하며 진정한 자유를 맛본다.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들과 교류하며 희귀 서적상의 꿈을 키우지만, 여성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었다. 더블린의 헤이프니 레인은 그런 오펄린이 도망 끝에 다다른, 막다른 곳이었다. 다행히 신기한 물건으로 가득한 피츠패트릭 씨의 골동품 가게를 인수한 오펄린은 그곳에 서점을 시작한다. 서가에 책들이 들어차고, 어쩐지 가게도 오펄린과 책을 반겨주는 것 같다. 오펄린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가려진 삶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모든 일이 잘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100년 후 헨리와 마서의 시대, 오펄린의 서점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그녀의 서점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책은 네가 꿈꾸던 것보다 훨씬 크고 나은 삶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단다”
길 잃은 이에게 문을 열어주는 서점, 그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
“문학적 호기심과 마술적 사실주의의 완벽한 결합.
희귀 서적 거래 황금기의 파리와 현재의 더블린을 오가며 펼쳐지는 놀라운 이야기”
_《아이리시 타임스》
무시받지 않기 위해 남성복을 입고, 런던에서 파리로 그리고 더블린으로 도망치면서도 악착같이 자신의 인생을 거머쥐려 했던 오펄린의 강인한 의지는 100년의 시간을 지나 마서를 북돋는다. 어려서는 아버지에게 억압받고, 결혼해서는 남편의 폭력에 신음하며 책 한 권 읽을 여유를 내지 못했던 마서에게 헤이프니 레인의 사람들은 이야기를 권한다. 시대를 풍미한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여성 서적상 실비아 비치, 남자 이름으로 활동하며 단 한 편의 작품만을 발표한 채 요절한 작가 에밀리 브론테와 브론테 자매들, 마지막까지 오펄린을 지키려 했던 친구 제인, 마서를 받아준 보든 부인……. 시대를 뛰어넘은 여성들의 연대가 책을 통해 숨쉬고 이야기를 통해 빛을 발한다. 그리고 사라진 브론테의 원고를 쫓다 길을 잃은 헨리 또한 마서를 도우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작가 이비 우즈는 서점이 사람들의 추억과 기억, 설렘과 기쁨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라는 점에 착안해 ‘의지를 가진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마술적 사실주의로 풀어냈다. 한 개의 씨앗이 큰 나무가 되는 긴 기다림의 여정. 자칫 눈에 보이지 않기에 놓치기 쉬운 가치들과 그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라진 서점》은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희망과 메시지를 전달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무명의 세월을 견뎌낸 이비 우즈의 배경 역시 작품과 함께 주목받았다. 영국에서 먼저 베스트셀러가 된 《사라진 서점》은 미국에서도 큰 성공을 이루었고,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수출되었다. 이비 우즈는 이전 출간작들 역시 재조명되며 명실상부한 스타 작가로 거듭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