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바둑이 바둑계를 점령하고 있는 시대에 신진서가 그 중국의 1인자라는 커제를 이기고 결승에 올라갔습니다. 오늘 열린 LG배 이야기인데요.
반대편에서 박정환은 역시 중국의 타오신란을 상대로 한때 인공지능이 98.2%의 확률로 질거라는 분석을 뒤집고 말도 안되는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라왔습니다.
사실 요즘은 커제를 필두로 중국의 기세가 너무 세서 이제는 한국이 중국의 물량을 감당하기 힘든 시기가 온 것 아니냐해서 걱정이 많은 한국 바둑이었습니다. 최근 몽백합배에선 박정환이 커제에 지고 8강에서 한국 선수들이 전부 떨어지는 실망스런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오늘 LG배에선 20세의 신진서가 커제를 꺾음으로서 아직 한국바둑 안죽었음을 알린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중국과의 바둑경쟁은 별개로 박정환과 신진서의 신구교체 대결도 흥미로운 전개가 아닐 수 없는데요. 두 선수는 기풍이나 구도 자체가 이창호와 이세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납니다.
이길 만큼만 이기는 이창호와 비슷한 두터운 기풍의 박정환, 압도적인 수읽기로 전투바둑을 즐기는 이세돌과 신진서...
사실 이세돌이 이창호가 나이를 먹고 스스로 내려 오기 전까진 제대로 이긴적이 별로 없었는데 박정환과 신진서의 대결도 지금까진 비슷하게 신진서가 박정환을 제대로 이긴 적이 없습니다. 절정의 끝자락에 와있는 박정환이 기세가 올라오는 신진서를 올해는 두번이나 결승에서 물을 맥이며 아직은 국내 1인자는 박정환이다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그리고 공교롭게 LG배 결승이 신진서와 박정환의 대결로 이뤄지네요. 이 LG배에서 2003년 이세돌이 이창호를 꺾고 우승하면서 본격적으로 세대교체의 서막을 알렸는데 이번에 신진서가 박정환을 꺾으며 1인자 세대교체가 될지 아니면 여전히 박정환이 아직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할지 기대 되네요.
첫댓글 요즘 너무 중국세가 강해서 시무룩한 분위기였는데 정말 잘했네요! 근데 진서는 큰 경기서 정환만 만나면 쥐약이던데 이번엔 과연..
이게 둘은 상성이 좀 있는거 같아요. 신진서는 수상전으로 들어가서 수읽기로 상대를 이기는게 필살기인데 박정환의 수읽기도 미친 수준이라...신진서가 수를 내려다 오히려 말리는 느낌이ㅠ
@얼음귀공자 스웨는 잘 모르겠고 커제는 초반 포석이 너무 좋습니다. 판 전체를 읽는 능력도 초일류구요. 스타로 치면 빌드로 초반에 먹고 들어가는건데 초반 불리함을 극복하려고 공격해 들어오는걸 받아치고 타계와 바꿔치기로 승부보는 타입 입니다.
다행히 엘지배에서 우리 선수들이 결승에 가서 다행입니다. 삼성화재배는 중국선수들의 연이은 우승으로 대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던데.. 바둑 잘 모르고 보지만 커제가 지는 바둑이 제일 재미있습니다.
박-신 사이에 지독한 상성이 있는 건 맞는데 박정환도 두터운 쪽보다는 전투형에 가깝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