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 한여름
힘찬 신록을 마음껏 뽐내며 자랑하던
뒷산 참나무와 뜰안 감나무도
늦가을 된서리를 맞더니 추상낙엽이 되어
.
모든것을 내려놓고
앙상한 裸木이되어
추운겨울 을 맞으며
꿋꿋하게 서있는 모습을 보니 ...
갑자기
추사 김정희에 歲寒圖가 생각 납니다.
말없는 자연의 질서앞에
스스로 그러함에
괸히 옷깃아 여밀어지고
숙연하기 까지 합니다.
겨울들녘은 멀리서 날아온 기러기와 겨울 철새들이 한가로이 비행하며
오랫만에 농촌은 고요만이 깃들고
곳간에 먹을것이 넉넉하니 마음마저 느긋 합니다.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베게하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것 만으로 족하도다
등따시고 배부르고
먹고사는 죽고사는 쓸데없는 굴레에서 자유해방이되니
이내팔자 상팔자네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적게 가지고
스스로 만족하고 남의것 넘겨보고 부럽지 않으면
부자가 따로 없고
많이 가지고 더가지려 껄떡되면 거지가 따로 없다 라는
옛말이 딱 맞는것 같습니다.
많이가진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평생쓰기 모자람도 없고
다쓰지도 못할것 지키고 더 벌일 없고
누구나 가는인생 기분좋게 살다
때가 되면 죽으면 그만이니.....
마음이 편안하고 걱정근심 하나 없네
..............
몇년전
오뉴월 땡볓에 일하다가
갑자기 미주여행이 하고 싶었습니다.
아차 생각하니 방문을 다 열어놓고 온겄 같았습니다.
문을 잠그러 다시 갈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누가 필요한것 있으면 다 가져 가라
이세상 내것이 어디있나 쓰는 사람이 임자이지 .....
석달뒤 돌아오니
그해 농사는 내가 없어도 내평생 가장 잘된 풍년농사
아하 농사는 하늘과 땅이 짓는것
나는 그냥 돌볼뿐....
참으로
하늘과 자연의 이치를 머리로 아니라 마음으로 알았습니다.
그뒤 뭘 보고 배우려고 나돌아 다니는
내병이 다 나았는지
이제는 쓸데없이 나돌아 다니는 것이 귀찮고 싫어졌습니다.
가도 그냥 조용히 쉬면서 지내다가 ....
때늦은 아침 밥상
혼자 먹어도 스스로 존귀하다 생각하니
비록 단순 소박한 채식 밥상이지만 제대로
격식을 차려 봅니다.
진리와 행복은 먼데 있는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내안에 있다는
이겨울 제대로 알게 되는것 같습니다.
군에서도 3년 가까이 함께 먹고 자고 생사고락을 같이한
사랑하는벗 마지막 내게 한말이
떠 오릅니다.
상고를 나와 자수성가하여 아들둘을
내과 의사로 기업체도 알차게 키우며
부부금슬도 유난히도 좋았고
부와명예 사회적 지위도 두루 다 갖춘
모두가 부러워 했지만...
떠나기 며칠전
암이 모든장기를 갉아 먹어 극심한 고통속에 .....
꺼져가는 기력을 온몸으로 모아
내말을 꼭 좀 기억하기 바라네
결코 내일이 있다고 믿지 말고
순간순간 오늘을 부디 즐겁게 사시게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와 남겨두고 먼저 훌쩍 떠난
친구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내 머리속에 선명하게 맴돌고
벌써 강산이 몇번 바뀐 아직도 친구의 마지막 그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난 9월 혼자 외롭게 살던 큰누님도 큼병원에 주치의도 정해놓고 더 오래 살고 싶었지만
많은돈 내하고 싶은것 하고 쓰지도 못하고 다 두고
빈몸으로 이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모두가 내것이 아니기에 다 두고 홀로 떠나는
누구나 평등한......
언제나 변하지 않을것 같고
영원히 이땅에서 살것 같은 우리들도 ...........
누구는 조금 일찍
누구는 조금 늦게
모두
가야하는 평범한 진리 앞에
모든것이 덧없고 허망할지라도
오직
모든것이
사랑이고
사랑만은 영원한것 같다.
오늘처럼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이 겨울에 ........
모처럼 깊은 생각에 젖으면서
나홀로 철학을 해본다.
첫댓글 맞는말씀이라
콕콕
맘에와닿습니다
이세상에 내것은 아무것도 없다 ~
다만 사용하다가 버리고 갈뿐이다
날마다 행복하이소 ^^
갈때는 다 빈손으로 가는것이 사람사는 것이다는 ....
생각이 듭니다.
뜻깊은 말씀입니다.
언제 등따시고 평온한 날이 올런지...
누구나 마음먹기 나름 입니다.
이미 선생님께 다 와있어요
다만 내가 보고 느끼지만 못할뿐 에고라는 우산때문에 가려서....
고맙습니다.
추운날씨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바랍니다.
피부에 닿는 글 잘 읽었슴니다!^^
그렇게 이해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옳으신 말씀 감사합니다
헌데 저는 아직 세상 욕심인지
제욕심 인지 내려 놓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안받고 살아야 하는데
아직도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좋은날 되세요
누구나 자기뜻대로 살다가 가는것이 인생인것 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서울에 가면 한번 뵙고 싶습니다.
저와 같은 세상을 인지하고 계신분이 계시네요 ^^
조금 넘치면 나눌 수 있는 곳을 찾아 나누며
사는 세상은 자고로 상팔자라고 여기게 되더군요
수의에 주머니도 없는 것을...... ㅎㅎ
안녕하세요?
전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에 가끔 카페에 들려 선생님깨서 올린 글 읽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다 잡곤 햇습니다.
채식과 명상.나눔.동남아에서 따뜻한 겨울나기
등 ..제가 추구하는 삶과 유사하여 선생님의 삶의 방식을 배우곤합니다.
오늘도 선생님 글 을 통해 현재가 중요함을 깨우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