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이야기 838 신정일 새로 쓰는 택리지 5 : 충청도 충북 서부를 질러 흐르는 미호천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마일령의 동쪽과 거대령의 서쪽 중간은 큰 평야가 펼쳐졌는데 동서 두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들 가운데서 합쳐져 작천이 된다. 작천은 진천, 칠정(七亭)의 동남쪽에서 근원하여 금강 상류의 부용리(현재의 부용산 남쪽)로 들어간다”라고 하였고,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전도」에 미호천은 동진(東津)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동진 또는 작천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한글학회에서 펴낸 『한국지명총람』을 보면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흘러 (······) 연기군 동면 합강리에 이르러 금강으로 들어감”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1918년에 발간된 『조선지리자료』에는 “미호천의 발원지는 충북 음성군 삼성면과 경기 안성의 일죽면이며, 하구는 연기군 동면과 남면 사이로, 길이는 89.2킬로미터”라고 기록되어 있다. 동진 또는 작천이었던 이름이 언제 미호천으로 바뀌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아도 충북 음성군 대소면의 미곡리와 삼호리에서 글자 한 자씩을 따서 지은 것으로 보인다. 그 발원지는 음성군 음성읍 감우리 보현산 북쪽 계곡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옻샘이다.
미호천의 동쪽 산줄기 옆이 청안과 청주, 문의다. 그중에서 청주는 충주와 청주를 합해서 충청도를 만들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호천 서쪽에서 휘돌아 북쪽은 목천ㆍ전의로 이어지고, 남쪽은 연기에 이르기까지 산 빛이 아름답고 고우며 들의 형세가 겹겹으로 감싸서 감여가(堪輿家)는 살기를 벗었다고 평한다. 금산, 옥천과 비교할 때 더욱 평탄하고 토지가 매우 기름져서 오곡과 목화 가꾸기에 알맞다.
미호천의 동쪽은 큰 들이 되어 동남쪽으로 40여 리까지 통했고, 현재 청원군 남이면의 들 가운데 산 하나가 있는데 여덟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팔봉산1)이라 부른다. 남쪽에서 서북쪽으로 향했으며 등성이와 기슭이 들 가운데 서리어 있어서 동쪽으로 청주시 상당산성 앞에 위치한 거대령과 마주 하고 있다. 그 무렵만 해도 청주시내를 흐르는 무심천의 흰 모래와 맑은 냇물, 평평한 산등성이 그리고 약한 기슭이 경기도 장단읍과 흡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