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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은물구보(施恩勿求報)
은혜를 베풀었으면 갚기를 바라지 말라는 뜻으로, 갚기를 바라면서 베푼 은혜는 공이 없게 된다는 말이다.
施: 베풀 시(方/5)
恩: 은혜 은(心/6)
勿: 말 물(勹/2)
求: 구할 구(氺/2)
報: 갚을 보(土/9)
출처 : 명심보감(明心寶鑑) 존심편(存心篇)
명심보감(明心寶鑑) 존심편(存心篇)에 나오는 말이다.
施恩勿求報, 與人勿追悔.
은혜를 베풀었거든 그 보답을 바라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회하지 말라.
(例)
사기(史記) 卷100 계포난포열전(季布欒布列傳)에서
季布母弟丁公, 為楚將. 丁公為項羽逐窘高祖彭城西, 短兵接.
계포의 외삼촌 정공(丁公; 丁固)은 초나라 장수였다. 정공은 항우를 위해 팽성(彭城) 서쪽에서 고조를 추적하여 짧은 병기로 접전을 벌려 고조를 위험에 빠트렸다.
高祖急, 顧丁公曰 : 兩賢豈相戹哉. 於是丁公引兵而還, 漢王遂解去.
고조는 다급해져 정공을 보고는, "우리 둘 다 좋은 사람들인데 어찌 서로 해치려 하는가"라고 했고, 이 말을 듣고 정공은 군사를 거두어 돌아가니 고조는 몸을 피해 도망쳤다.
及項王滅, 丁公謁見高祖. 高祖以丁公徇軍中, 曰 : 丁公為項王臣不忠, 使項王失天下者, 乃丁公也. 遂斬丁公, 曰 : 使後世為人臣者無效丁公.
항우가 멸망한 뒤에 정공이 고조에게 인사를 드렸다. 고조는 정공을 붙잡아 군중에 돌려 보이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정공은 항왕의 신하가 되어서 충성을 다하지 않았다. 항왕으로 하여금 천하를 잃게 만든 자는 바로 정공이다"라 하고는 마침내 정공의 목을 벤 다음 "후세에 신하된 자들에게 정공을 본받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 명심보감(明心寶鑑) 존심편(存心篇)
마음을 보존하라
施恩勿求報(시은물구보)하고 與人勿追悔(여인물추회)하라.
은혜를 베풀고 나서 보답을 바라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나서 다시 후회하지 말라.
이 문장은 다른 사람에게 베풀거나 도움을 줄 때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보답과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베풀거나 도움을 주는 행위는 분명 선행(善行)이지만 만약 그 선행이 보답과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이라면 더 이상 선행이라고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답과 대가를 바라고 한 행위는 선행이라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나의 은혜와 다른 사람의 보답을 교환(交換) 혹은 거래(去來)하는 행위라고 보는 게 더 합당하기 때문이다.
'은혜 은(恩)'자는 '인할 혹은 말미암을 인(因)'자와 '마음 심(心)'자로 이루어져 있다. 글자의 구성만 보더라도 '마음으로부터 말미암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다. 다시 말해 누군가의 강요나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서부터 저절로 우러나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글자가 바로 '은혜 은(恩)'자이다.
이러한 까닭에서 일까? 채근담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면 그 보답을 재촉하지 말라"고 하면서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마음속으로 자신을 칭찬하지 않고 밖으로 다른 사람에 대해 교만하지 않으면 비록 한 말의 좁쌀을 베풀더라도 마땅히 수 만 섬의 곡식을 베푸는 은혜와 같다고 할 것이다. 반면 재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자신이 도와준 것에 대해 계산하고 거기에 따른 보답을 재촉한다면 비록 수천 냥의 큰돈을 도와주었다고 해도 엽전 한 푼 어치의 공적도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했다.
은혜를 베푸는 것은 곧 덕(德)을 베푸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는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사방팔방에 존재하게 마련이라는 의미로 "덕은 외롭지 않다. 사방에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는 공자의 말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은혜를 베풀되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야말로 공자가 말한 덕(德)의 참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은혜를 베풀되 보답을 바라지 않아야-역설적이게도-오히려 보답을 받게 된다고 하겠다.
▣ 나를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베풂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제7편 존심편(存心篇)은 자신에게 엄격하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坐密室(좌밀실)을 如通衢(여통구)하고 馭寸心(이촌심)을 如六馬可免過(여육마가면과)니라.
비밀한 방에 앉았어도 마치 네 거리에 앉은 것처럼 하고 작은 마음을 제어하기로 마치 여섯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가히 허물을 면할 수 있느니라.
薄施厚望者(박시후망자)는 不報(불보)하고 貴而忘賤子(귀이망천자)는 不久(불구)니라.
박하게 베풀고 후한 것을 바라는 자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고 나서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 계속하지 못하느니라.
施恩勿求報(시은물구보)하고 輿人勿追悔(여인물추회)하라.
은혜를 베풀거든 그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나중에 뉘우치지 말지니라.
責人者(책인자)는 不全交(부전교)요 自恕者(자서자)는 不改過(불개과)니라.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없고, 자기를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하느니라.
급하게 돈을 빌리는 사람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꼭 갚겠다고 한다. 그것도 높은 이자를 주겠단다. 마음이 좋거나 약한 사람들은 그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빌려준다. 예외가 있겠지만 여지없이 받지 못한다. 지금 당장 돈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높은 이자까지 계산해서 줄 수 있겠는가!
돈을 빌려줘서 큰 이득을 얻을 거라고 생각하면 둘 다 잃는다. 돈을 빌려줄 때 절대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빌려줘라. 그냥 준다고 생각하면 맘이 편하다. 그러면 최소한 사람은 잃지 않는다. 물론 빌리는 사람이 상습범이 아닐 경우다.
오래전에 지인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다. 부모님 일 때문에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면서 한 달 후에 꼭 갚겠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빌려줬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연락 없이 잠수(?)를 타버린 것이 아닌가! 몇 년 동안 감감무소식에 연락처도 바뀌고 도저히 받을 길이 없자 괘씸함에 경찰서 문을 두드렸다.
빌려준 돈은 되돌려 받았지만 후회가 많이 되었다. 돈을 빌려주지 말고 그냥 줄걸… 그랬다면 사람도 잃지 않고, 내 마음도 편했을걸… 대가를 바라고 빌려준 건 아닌데, 여러 가지 맘이 편치 않았다. 나를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베풂인데 속이 좁아서 베풀지 못한 게 아쉽다. 금전거래는 빌려 주려면 아예 주지 말고, 베푼다고 생각하고 그냥 주는 것이 속 편함을 느낀 개운치 않은 사건이었다.
▣ 나의 기부, 가장 착한 선물
연말이 되면 왼쪽 가슴 위에 빨간색 '사랑의 열매'를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이 시작된 것이다. 샘물은 자꾸 퍼낼수록 새로운 물이 고인다. 퍼내지 않고 아끼면 그 우물을 폐정(廢井)이 되고 만다. '나눔과 섬김'은 고급 교양인의 멋있는 의무이기도 하다.
시간, 재산, 마음, 눈물, 관심, 배려, 경청 등 인간관계에서 나눌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연말연시엔 특히 돈을 나누는 게 좋다. 재산은 퇴비와 같아서 흩어 뿌리면 농사를 돕지만, 쌓아놓으면 악취가 난다.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요, 돈을 쓰는 것은 예술이다. 돈은 소유권보다 사용권을 누려야 축복이다. 돈을 잘 쓰면 '재산'이 되고, 쓰지 않으면 '유산'이 된다. 돈으로 사람을 얻어야지 돈 때문에 사람을 잃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서경(書經)에도, '가득하게 두면 손실을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게 된다(滿招損謙受益)'고 가르치고 있고, 소서(素書)에서도 '박하게 베풀고 후한 것을 바라는 자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된 후 천했던 때를 잊는 자도 오래가지 못한다(薄施厚望者 不報 貴而忘賤者 不久)'고 타일렀다.
베풀고 나누는 방법으로는 '은혜를 베풀었으면 보답을 기대하지 말고 한번 남에게 주었으면 후회하지 마라(施恩勿求報 與人勿追悔)'는 충고도 있다. 성경(聖經)에도 '자선을 베풀 때는 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아무도 너의 구제함을 모르게 하라. 그러면 숨어서 보시는 네 하나님께서 네게 온전히 갚아주실 것이다(마 6:3-4)', '후하게 베푸는 사람은 더 많이 얻지만 인색하게 구는 사람은 가난해질 뿐이다(잠 11:24)'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제 연말연시를 맞이해 우리 모두가 이러한 일을 실천할 기회가 왔다. 예년의 경험으로 보아 이번에도 목표액을 넘어설 것이다. 그러나 이 온도탑은 그냥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함께 동참할 때만 올라가는 것이다. 개인별로, 단체별로, 직장별로, 교회별로, 학교별로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으고 나누고 섬기는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방송사를 찾아가 성금을 접수할 수도 있겠고, ARS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방법을 더 알고 싶으면 기부상담 전화에 문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훨씬 기쁘다. 그러니 헌혈하는 것처럼 기부하는 일도 연습이 필요하다.
가끔 지하철 안에서 가난한 사람이 복음성가를 부르며 적선(積善)을 구하는 것을 보았다. 모든 승객들이 천 원짜리 한 장은 다 갖고 있을 텐데도 나를 포함해 직접 돈을 꺼내어 전해주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쑥스럽고 용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누고 섬기는 일도 어려서부터 보고 배우고 실천해야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어느 날 저녁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웃돕기에 대해 가족회의를 갖고 함께 실천해보면 유익한 가정교육이 될 것이다. 각 교회에서 이웃돕기 광고를 낸 후 정해진 날 모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방법으로든지 사회적인 약자를 보듬어 안고 함께 살아가는 일은 아름다운 모습이 될 것이다.
자비(慈悲)란 웃는 자와 함께 웃고 우는 자와 함께 우는 것이다. 내가 여유로울 때 이웃을 도우면 내가 어려울 때 나도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 시은물구보(施恩勿求報)
얼마 전, 평소 연락이 없던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나에게 아주 친한 사이처럼 얘기하지만 나는 좋게 생각지 않는 사람이다. 그의 전화는 언제나 부탁뿐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익이 생기겠다 싶으면 일 년 내내 나의 생각만 한 것인 양 그 순간부터 인간관계를 시작한다. 느닷없이 돈을 좀 빌려달라든지 아니면 외국의 거래처에서 온 업무내용을 모르겠으니 번역을 부탁하는 일도 잦다.
몇 년 전 돈을 빌려 주었다가 받을 때 고생했던 일이 있어 그 이후로 돈 거래는 일체 없고, 후배의 일본 거래처에 문제가 생겨 그가 통사정을 하기에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사정을 설명해 준 뒤로 연락이 없었다. 해가 바뀌어도, 명절 때가 되어도 안부 전화 한 통 없다. 나의 집과 가까이에 살아도 퇴근길에 소주라도 한 잔 하자는 제의는 아예 없다.
명심보감은 은혜에 대한 얘기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은혜를 베풀었으면 보답을 바라지 말라(施恩勿求報).' 이 말을 새겨 보면 나는 후배에게 분명 잘못 하고 있는 것이다. 베풀었으면 잊어버려야 하는 것을 내가 수양되지 못한 탓으로 나의 마음만 혼란스러웠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기계공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으로부터 어느 날 다급한 연락이 왔다. 어느 업체에서 가공을 맡겼는데 설명서가 영어로 되어 있어 어쩔 바를 모르겠단다. 영어를 아주 잘 하는 사람을 소개받아 설명을 들었는데도 번역을 해 준 사람이 기계 관련 일을 모르는 사람이라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3 시간이 걸렸고 상당한 금액까지 주었는데 하고 아쉬워했다. 고민 끝에 엔지니어인 나에게 부탁을 한 것이었다. 부탁을 받고 내가 해석하지 못하면 하고 걱정이었는데 마침 나의 전공과 아주 깊은 관계가 있어 약 30 분 만 에 끝낸 것은 다행이었다. 그 날은 운이 좋았다.
며칠이 지났다. 그가 "오늘 저녁에 시간 있습니까?"하고 내게 물어 왔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나에게 얼마 전에 도와 준 덕분에 일을 마쳤고 돈도 두둑이 받았으니 술을 한 잔 사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말이다. 순간 나는 저녁에 약속이 있다는 핑계로 그를 만나지 않고 다음 날 공장으로 갈테니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다.
다음 날 점심때 국수를 시켜 그 공장에서 먹었던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마음이 얼마나 편안하던지. 값 싼 국수 한 그릇이 이렇게 맛있다니. 평소 국수를 좋아하지 않던 내가 석유 냄새 나는 공장에서 맛있게 얻어먹은 이후로 두세 번 정도 더 먹었다.
사람이 살면서 신세를 질 수도 있을 터이고, 그것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 은혜를 잊어 버리는 사람을 탓할 것이 아니라 그 보답을 바라는 나 자신을 나무랄 수 있는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 施(베풀 시, 옮길 이)는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也(야, 시)와 그 이외(以外)의 글자 (언; 깃발)으로 이루어졌다. 깃발이 흔들거린다는 뜻으로 음(音)을 빌어 베푼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施자는 '베풀다'나 '실시하다', '드러내다', '뽐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施자는 㫃(나부낄 언)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也자는 '야, 시'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施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줄에 매달아 놓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적의 시신을 창에 매달아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곤 했다. 施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금문에서는 也자가 발음요소로 쓰이면서 지금의 施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施자에 '드러내다'나 '뽐내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적들에게 아군의 용맹성을 표현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施(시, 이)는 성(姓)의 하나로 ①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 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②실시하다 ③미치게 하다, 나누어 주다 ④널리 퍼지다, 번식하다 ⑤드러내다 ⑥뽐내다, 과장하다 ⑦기뻐하다 ⑧탄핵하다 ⑨효시(梟示)하다 ⑩흩뿌리다 ⑪좋아하는 모양 ⑫은혜(恩惠) 그리고 옮길 이의 경우는 ⓐ옮기다(이) ⓑ끌다(이) ⓒ연장하다(이)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만연하다(이) ⓔ버리다(이) ⓕ해제(解除)하다(이) ⓖ기울다(이) ⓗ비스듬히 가다(이) ⓘ바르지 아니하다(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행함을 시행(施行), 계책을 베풂 또는 그 계책을 시책(施策), 은혜를 베풂 또는 그 은혜를 시혜(施惠), 의술 따위를 베푸는 일을 시술(施術), 정치를 행함을 시정(施政), 공사를 실시함을 시공(施工), 자물쇠를 채워 문을 잠금을 시정(施錠), 건축이나 토목 따위의 일을 착수하여 진행함을 시공(施功), 어떤 일을 시행하고 조치를 취함을 시조(施措), 상을 주는 일을 시상(施賞), 논 밭에 거름을 주는 일을 시비(施肥), 승려나 절에 물건을 바치는 사람 또는 그 일을 시주(施主), 실제로 시행함을 실시(實施), 은혜를 갚아서 베풂을 보시(報施), 하려던 일을 그만 둠을 물시(勿施), 요구하는 대로 베풀어 줌을 허시(許施), 시행할 일을 계획함을 설시(設施), 많은 사람에게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풂을 박시(博施), 제기한 의견을 받아들여 시행함을 채시(採施), 명령에 좇아 일을 시행함을 거시(擧施),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함부로 마구 베풂을 남시(濫施), 청원이나 요구를 들어서 그대로 베풀어 줌을 청시(聽施), 서시가 가슴을 쓰다듬는다는 뜻으로 함부로 흉내내다가 웃음거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서시봉심(西施捧心), 못생긴 여자가 서시의 눈썹 찌푸림을 본받는다는 뜻으로 시비나 선악의 판단 없이 남을 흉내냄을 이르는 말을 동시효빈(東施效矉), 엎드릴 수도 없고 위를 쳐다볼 수도 없는 병이란 뜻으로 오만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거저척이(遽篨戚施), 제 것을 남에게 잘 주는 이는 무턱대고 남의 것을 탐낸다는 말을 경시호탈(輕施好奪), 전례를 참고하여 상을 줌을 일컫는 말을 고례시상(考例施賞), 방형에나 원형에나 다 잘 들어맞다는 뜻으로 갖가지 재능이 있어서 어떤 일에도 적합함을 이르는 말을 방원가시(方圓可施), 사랑과 은혜를 널리 베풀어 뭇사람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박시제중(博施濟衆), 꾀는 있으나 쓸 만한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계무소시(計無所施), 시주가 없는 옷이란 뜻으로 승려가 자신이 모은 천 조각으로 꿰매어 만든 옷을 일컫는 말을 무시주의(無施主衣), 빈말만 하고 실행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공언무시(空言無施),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쉬움을 일컫는 말을 악어이시(惡語易施),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함을 이르는 말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등에 쓰인다.
▶️ 恩(은혜 은)은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因(인→은)과 마음(心)으로 도와 준다는 뜻을 합하여 은혜를 받음을 뜻한다. 因은 의지(依支)하는 일, 恩(은)은 의지(依支)가 되는 마음(心)→사람을 소중히 다루는 일, 본디는 惠(혜;자비를 베풀다)와 같은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恩자는 '은혜'나 '온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恩자는 因(인할 인)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因자는 침대에 大(큰 대)로 누워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로 인하여'나 '의지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의지하다'라는 뜻을 가진 因자에 心자를 결합한 恩자는 '의지(因)가 되는 마음(心)'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恩자는 그러한 의미에서 '은혜'나 '온정'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恩(은)은 (1)은혜(恩惠) (2)은공 (3)은덕(恩德)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은혜(恩惠) ②인정, 온정 ③혜택(惠澤) ④사랑하다 ⑤감사(感謝)하게 여기다 ⑥(은혜를)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은혜와 공로를 은공(恩功), 하늘이 내리는 우로의 은택 또는 임금이나 웃어른으로부터 받는 혜택을 은광(恩光), 은혜와 덕 또는 은혜로 입은 신세를 은덕(恩德), 은혜를 베풀어 준 스승이라는 뜻으로 스승을 감사한 마음으로 이르는 말을 은사(恩師), 은혜와 원한을 이르는 말을 은원(恩怨), 은혜와 위엄을 이르는 말을 은위(恩威), 은혜를 베풀어 관대하게 다룸을 은유(恩宥), 은혜를 베풀어 준 사람을 은인(恩人), 나라에서 내리는 혜택에 관하나 특전을 은전(恩典), 높은 사람에게서 받는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은총(恩寵), 은덕이 백성에게 미침이나 은혜로써 백성을 교화함을 은화(恩化), 은혜가 깊은 어머니를 은모(恩母), 은사로부터 물려받은 물건을 은물(恩物), 은혜와 사랑 또는 부모 자식 사이나 부부 간의 애정을 은애(恩愛), 갚아야 할 의리 있는 은혜를 은의(恩意), 은혜를 베풀어 격려함을 은장(恩獎), 은혜로 사랑하는 마음이나 은애의 마음을 은정(恩情), 자연이나 남에게서 받는 고마운 혜택을 은혜(恩惠), 사랑으로 남을 도움이나 은혜로 도움을 은휼(恩恤), 사면 또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일정한 죄인을 놓아 주는 일을 은사(恩赦), 갚아야 할 의리와 은혜를 은의(恩義), 은혜로 보살펴 주는 일을 은고(恩顧), 은혜가 도리어 원수가 됨을 이르는 말을 은반위구(恩反爲仇), 산과 바다같이 크고 넓은 은덕을 일컫는 말을 은산덕해(恩山德海), 은혜와 원수를 분명히 한다는 뜻으로 은혜를 준 자에게는 반드시 은혜로 원한을 품게 한 자에게는 원한을 갚음을 이르는 말을 은수분명(恩讎分明),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 도에 지나치면 도리어 원망을 사게 됨을 일컫는 말을 은심원생(恩甚怨生), 은혜와 위엄을 아울러 베풂을 일컫는 말을 은위병행(恩威竝行), 은혜가 태산같이 큼을 일컫는 말을 은중태산(恩重泰山) 등에 쓰인다.
▶️ 勿(말 물, 털 몰)은 ❶상형문자로 장대 끝에 세 개의 기(旗)가 달려 있는 모양으로, 음(音)을 빌어 부정, 금지의 뜻의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勿자는 ‘말다’나 ‘아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말다’라고 하는 것은 ‘~하지 말아라’라는 뜻이다. 勿자는 勹(쌀 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싸다’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勿자를 보면 刀(칼 도)자 주위로 점이 찍혀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칼로 무언가를 내려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勿자는 이렇게 칼을 내리치는 모습에서 ‘~하지 말아라’와 같은 금지를 뜻을 나타내고 있다. 파편이 주변으로 튀는 것을 나무라던 것이다. 그래서 勿(물, 몰)은 ①말다, 말라, 말아라 ②아니다, 없다 ③아니하다 ④근심하는 모양 ⑤창황(惝怳)한 모양, 부지런히 힘쓰는 모양 ⑥분주(奔走)한 모양, 그리고 ⓐ먼지를 털다(몰)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말할 것도 없음을 물론(勿論), 하려던 일을 그만 둠을 물시(勿施), 생각하지 말음을 물념(勿念), 개개거나 건드리지 못하도록 함을 물침(勿侵), 내버려 두고 다시 묻지 아니함을 물문(勿問), 적용하지 아니함을 물용(勿用), 들어가거나 들어오지 마시오의 뜻으로 쓰이는 말을 물입(勿入), 조심성이나 삼감이 없음을 물렴(勿廉), 가리지 아니함을 물간(勿揀), 받아들이지 아니함을 물봉(勿捧), 새어 나가지 않게 함을 물설(勿洩),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물실호기(勿失好機), 조그만 일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뜻으로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는 말을 물경소사(勿輕小事), 은사를 입지 못할 무거운 죄를 일컫는 말을 물간사전(勿揀赦前), 작은 일에 정성을 드리지 않는 일을 이르는 말을 물성소사(勿誠小事), 약을 쓰지 아니하여도 병이 저절로 나음을 일컫는 말을 물약자효(勿藥自效), 비밀한 일이나 또는 상스러운 일이어서 들어 말할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물위거론(勿爲擧論), 증인으로서 물어 볼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물위증질(勿爲證質), 기밀한 일을 공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물출조보(勿出朝報) 등에 쓰인다.
▶️ 求(구할 구)는 ❶상형문자로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옷에서 몸에 감다, 정리하다, 모으다, 구하다의 뜻이 있다. 모피를 달아 맨 모양이다. ❷상형문자로 求자는 '구하다'나 '탐하다', '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求자는 水(물 수)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으나 '물'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求자의 갑골문을 보면 衣(옷 의)자에 여러 개의 획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털 가죽옷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求자의 본래 의미도 ‘털 가죽옷’이었다. 먼 옛날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털옷은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옷이었지만 쉽게 구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비쌌다. 求자에서 말하는 '구하다', '탐하다', '청하다'라는 것은 비싼 털옷을 구하거나 원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求(구)는 ①구하다 ②빌다, 청하다 ③탐하다, 욕심을 부리다 ④취하다 ⑤모으다, 모이다 ⑥나무라다, 책망하다 ⑦가리다, 선택하다 ⑧묻다 ⑨부르다, 불러들이다 ⑩힘쓰다 ⑪갖옷(짐승의 털가죽으로 안을 댄 옷) ⑫끝, 종말(終末)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걸(乞), 찾을 색(索), 구할 호(頀)이다. 용례로는 남에게 물건이나 돈, 곡식 따위를 거저 달라고 비는 일을 구걸(求乞), 사람을 구한다는 구인(求人), 구하여 얻어 들임을 구입(求入), 구해 벌어옴이나 휴가를 원함을 구가(求暇), 직업이나 직장을 구함을 구직(求職), 중심으로 쏠리는 힘으로 참된 마음을 찾아 참선함을 구심(求心), 이성에게 자기의 사랑을 고백하여 상대편도 자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일을 구애(求愛), 벼슬자리를 구함을 구사(求仕), 배상 또는 상환을 요구함을 구상(求償), 구하여 얻음을 구득(求得), 먹을 것을 구함을 구식(求食), 혼인할 상대를 구함을 구혼(求婚), 산소 자리를 구함을 구산(求山), 살길을 찾음을 구생(求生), 필요하여 달라고 강력히 청함을 요구(要求), 재촉하여 요구함을 촉구(促求), 상대방에 대하여 일정한 행위를 요구하는 일을 청구(請求), 목적한 바를 이루고자 끝까지 좇아 구함을 추구(追求), 몹시 애타게 구하는 것을 갈구(渴求), 본능적으로 충동적으로 뭔가를 구하거나 얻고 싶어하는 생리적 또는 심리적 상태를 욕구(欲求), 구하기 힘든 것을 억지로 구함을 강구(彊求), 강제로 구함을 강구(强求), 돈이나 곡식 따위를 내놓으라고 요구함을 징구(徵求), 바라고 요구함을 희구(希求), 도를 구하는 사람을 구도자(求道者), 구하려고 하여도 얻지 못함이나 얻을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구지부득(求之不得), 팔고의 하나로 구하려 해도 얻지 못하는 고통을 일컫는 말을 구부득고(求不得苦), 몸과 마음을 닦아 온전히 하려다가 뜻밖에 남으로부터 듣는 욕을 일컫는 말을 구전지훼(求全之毁), 예를 찾아 의논하고 고인을 찾아 토론함을 일컫는 말을 구고심론(求古尋論), 인을 구하여 인을 얻었다는 뜻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음을 일컫는 말을 구인득인(求仁得仁), 논밭과 집을 구하고 문의하여 산다는 뜻으로 자기 일신 상의 이익에만 마음을 쓰고 국가의 대사를 돌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구전문사(求田問舍), 무엇을 구하면 이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구즉득지(求則得之) 등에 쓰인다.
▶️ 報(갚을 보/알릴 보)는 ❶회의문자로 죄를 짓고(幸) 다스림을 받은(문자의 오른쪽 부분인 글자 복 사람을 복종시키는 모양, 다스리는 모양) 사람이라는 데서 갚다를 뜻한다. 죄받다, 대답하다, 갚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報자는 '갚다'나 '판가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報자는 執(잡을 집)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報자의 금문을 보면 수갑을 찬 죄수를 잡으려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글자의 형태로만 본다면 같은 시기에 그려진 執(잡을 집)자와 비슷하다. 다만 報자에는 又(또 우)자가 있으므로 수갑을 차고 있는 죄수를 붙잡아두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죄수를 붙잡아둔 모습이 왜 '갚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일까? 報자에서 말하는 '갚다'라는 것은 사실 벌을 받아 죗값을 치르라는 뜻이다. 그래서 報(보)는 ①갚다 ②알리다 ③대답(對答)하다 ④여쭈다 ⑤치붙다 ⑥재판하다 ⑦판가름하다 ⑧공초(供招)받다(죄인이 범죄 사실을 진술하다) ⑨간통(姦通)하다, 간음(姦淫)하다 ⑩나아가다, 급(急)히 가다 ⑪갚음 ⑫알림, 통지 ⑬신문, 신문지 ⑭처형,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갚을 상(償), 갚을 수(酬)이다. 용례로는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알리어 바치거나 베풀어 알림을 보고(報告), 근로의 대가로 주는 금전이나 물품을 보수(報酬), 입은 혜택이나 은혜를 갚음을 보답(報答), 원수를 갚음을 보복(報復), 은혜를 갚음을 보은(報恩), 공훈에 보답함을 보훈(報勳), 남에게 진 빚이나 받은 것을 갚음을 보상(報償), 착한 일은 착한 대로 악한 일은 악한 대로 선악이 대갚음됨을 보응(報應), 사정이나 정황의 보고를 정보(情報), 널리 알리는 것 또는 그 소식이나 보도를 홍보(弘報), 통지하여 보고함을 통보(通報), 상대방의 정보나 형편을 몰래 탐지하여 보고함을 첩보(諜報), 신문 기사에서 일컫는 그 신문 자체를 본보(本報), 앞으로의 일을 예상해서 미리 알림을 예보(豫報), 반가운 소식을 낭보(朗報), 경계하라고 미리 알림을 경보(警報), 정보를 제공함을 제보(提報), 빨리 알리는 것 또는 그 보도를 속보(速報), 확실하게 알림 또는 그러한 보도나 소식을 확보(確報), 여러 가지 일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사진을 찍어 발행한 책자를 화보(畫報),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기사를 적어 벽이나 게시판에 붙이는 종이를 벽보(壁報), 그릇된 보도 또는 그릇 보도함을 오보(誤報), 근본에 보답하고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천지와 선조의 은혜에 보답함을 일컫는 말을 보본반시(報本反始), 남을 국사로 대우하면 자기도 또한 국사로서 대접을 받는다는 뜻으로 지기知己의 은혜에 감동함을 이르는 말을 보이국사(報以國士), 조상의 음덕을 추모함을 일컫는 말을 보본추원(報本追遠), 자신의 삶의 은인인 군사부君師父에 대해서 죽음으로써 보답함을 일컫는 말을 보생이사(報生以死), 원한 있는 자에게 은덕으로써 갚는다는 뜻으로 앙갚음하지 않는다는 말을 보원이덕(報怨以德), 서로 대갚음을 하는 자연의 이치를 일컫는 말을 보복지리(報復之理), 봉숭아에 대한 보답으로 오얏을 보낸다는 뜻으로 내가 은덕을 베풀면 남도 이를 본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투도보리(投挑報李), 자식이 부모가 길러준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반포보은(反哺報恩), 원인과 결과는 서로 물고 물린다는 뜻으로 과거 또는 전생의 선악의 인연에 따라서 뒷날 길흉 화복의 갚음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과응보(因果應報),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어 혼이 되더라도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을 일컫는 말을 결초보은(結草報恩)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