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2919600&code=91031
오랜만에 본 '깔끔한' 영화였다. 뺄 것이 없는 상태가 완전한 상태라고 했던가, 적어도 이 영화는 뺄 것 없는 영화였다.
'신세계'라, 무엇이 신세계일까?
강과장, 고국장(백)
이 둘에게 신세계란 '범죄 단체가 없는 곳'이 아니었다. 그들도 골드문을 해체시켜봤자 또 다른 세력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프로젝트 명, '신세계'. 그러나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둘의 신세계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그려져있지 않다.
범죄 조직을 그들의 '관리'안에 둔다는 것은 좋은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 수단에 있어 그들은 정당했는가? 아니, 적어도 인간적이었는가?
목적에 있어서 그들은 정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수단에 있어서는 '믿음'과 '의리' 같은 인간미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의 달성을 위한 기계적인 장치를 몇 겹이나 심어두었고, 심지어 자성의 아내까지 감시역을 만들어 두었다.
'이번만'이라는 약속을 몇 번씩이나 우려먹으면서, 스스로도 답할 수 없는 물음을 가지고 고기도 없는 낚시장에서 낚지도 못할 낚시질만을 계속 해대었다.
강과장도 사실은 확신이 없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의 부여와 합리화로 움직였지만, 그는 그 일을 그만두길 원했다. 사표는 이미 제출했었고, '이 일만 끝나면' 그만두기를 원했다. 담배도 끊었다. 그가 바라는 신세계는 자신의 일과 정당성에서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바둑의 백색을 쥔 그들에게 신세계는 없었다.
이중구(흑) 및 이사들
누가 석회장을 죽였을까? 영화에서는 답을 공개하지 않는다. 정청은 면회를 갔을 때 '너 아니었냐?'고 말을 하고 이중구는 오히려 정청에게 네게 아니냐고 한다. 물론 이중구가 석회장을 죽이고 발뺌을 한 그림이 더 말이 된다. 그러나 중요한 대사는 정청의 대사이다. "아니면 뭐... 많지."
범죄조직이지만, '의리'로 뭉쳐있는 듯 보이는 골드문. 그러나 석회장이 죽었을 때 누가 슬퍼했는가?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다. 이중구가 의사의 멱살을 부여잡고 발발 뛰었지만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은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누구도 그를 죽일 수 있었다.
이중구는 감옥에서 강과장의 제안이 쥐약인 줄 알면서도 받아들이고 결국 칼춤을 벌린다. 감옥에서 무혐의로 풀려났을 때, 그를 맞으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천하의 이중구가...' 결국 그는 담배 한대를 피우며 화려해 보이지만, 완공되지도 않은 공사판에서 추락한다.
권력을 얻기 위해 강과장과 야합했던 장이사의 최후도 비참하다. 다른 이사들은 눈치 보며 어디로 붙을지만 궁리한다. '인간미'라, 그런 것들은 여기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중구와 이사들, 그들에게도 신세계는 없었다.
정청, 이자성
정청과 이자성의 관계는 단순한 상하관계가 아니다. 영화에서는 오직 여기에만 '인간미'가 있다. 심지어 자성과 그 아내의 관계에서보다 더 부각되는 것이 이 둘의 관계이다. 정청은 이자성을 진실로 '브라더'라 부르며 아낀다. 부하라기보다는 친구에 가깝고, 그보다 진짜 형제라 할 수 있는 사이다.
그래서 정청에겐 이자성이 늘 편하다. 잘 반응해주지도 않는 이자성 앞에서, 정청은 유치한 장난과 행동을 계속해서 해나아간다. 마치 요즘 멀어져가는 듯한 이자성이 섭섭하고 불안하다는 듯이.
최근 이자성의 표정이 좋지 않고 뭔가 불안해한다는 것을 정청은 그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있다. 8년 전부터 함께 하던 사이가 아닌가. 그것은 그의 '신세계'를 지키기 위한 불안감의 표츌이기도 했다.. 그는 회장 자리를 노리지도 않았고, 비열한 수법으로 누군가의 뒤통수를 치지도 않았다.
자성이 경찰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도, 죽음 앞에서 그는 다 안다는 듯이 형의 역할을 다하며 동생에게 '독하게 살라'고 권한다. 욕 한마디, 원망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왜 날 속였냐!'는 배신감에 분노하지도 않는다. 이자성을 향한 정청의 애정은 그 단계를 넘어선 것이다.
그렇다. 여기에는, 적어도 정청에게는 신세계가 있었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회장도, 돈도, 권력도 아니었다. 그저 소중한 동생과 되도 않는 농담 따먹기나 하며 술 한잔 기울이는 것이 그의 신세계였다. 영화에 나오는 그 누구보다도 그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유일하게 편안했다.
신세계는 바둑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자성은 바둑을 잘 하지 못한다. 그의 바둑 실력은 늘지 않았다. 그는 '백의 역할'이나 '흑의 역할'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강과장은 그에게 끊임 없이 '넌 경찰이야!'라는 정체성을 주입시킨다. 네가 백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의 정체성에 확답하지 못한다. 진짜 자신이 누구인가? 그는 접선책인 바둑 선생에게 감정적으로 묻는다. "나도 같은 경찰인데!"라며,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는 것에 대해 화를 낸다. 그리고 그것은 끊임없는 그의 괴로움이었다. 그리고 그는 결국 바둑판을 깨버린다.
그렇다. 신세계는 바둑판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백이라는 경찰에도, 흑이라는 깡패에도 신세계는 없다. 자신의 신분, 자신의 직업, 자신의 역할이란 것에 신세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감독은 <부당거래>나 <악마를 보았다> 등의 영화에서 끊임 없이 백의 역할을 하는 자들과 흑의 역할을 하는 자들을 대비시키나, 그들은 결국 한 접점에서 만날 뿐, 근본적으로 그다지 다르지 않아보였다.
이자성은 단 한 번만 웃었다.
이자성은 단 한 번만 웃었다. 그것이 언제였는지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감독은 정청, 이중구, 장이사, 강과장, 고국장이라는 모든 바둑판을 깨버린다. 이자성을 왕좌에 올려놓은 후, 6년 전 정청과 이자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었다.
"신세계는 오직 여기에 있다."
그들이 선한 일을 한 것이 아니다. 사시미를 들고 가서 한바탕 하고 나왔을 뿐이다. 피 때문에 담배에 불도 붙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 이자성은 영화에서 단 한 번 크고 행복하게 웃는다. 아내 앞에서도 그런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정체성의 갈등을 하고 있었던 현재 시대에도 정청 앞에서 그렇게 웃지 못했다.
정청이 그리워 한 것은 그 웃음이었다. 이사들이 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갔지만 정청은 늘 그 시절을 그리워했던 것이다.
범죄와 악행을 정당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경찰이나 범죄조직이나 다를바 없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무엇이 더 나은가를 묻는다면 당연히 경찰이다. 그러나 영화의 초점은 그곳에 가 있는게 아니다. 진짜 행복, 삶을 생기있게 만드는 무엇인가는 백이냐 흑이냐 하는 신분이 아니라 '브라더'라는 관계에 있는 것이다.
정청은 이자성에게 가짜 롤렉스 시계 2개를 남긴다. 큰 것 하나, 작은 것 하나. 그가 경찰이었고 가짜 신분이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또한 이자성이 진짜 자신의 '브라더'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눈감아 주었고, 대놓고 뽀로로가 그려진 가짜 시계 2개를 남겼다. 부끄러워 하지 말고, 미안해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담배가 없어도 신세계는 있다.
담배는 몸에 해로운, 그러나 끊기 어려운 것이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삶이 되어 버렸기에 늘 피우며 산다. 거기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 강과장은 담배를 끊었다. 실패자가 된 이중구는 끝내 이루지 못한 마지막 담배를 피었다. 이자성은 왕좌에 올랐지만, 불꺼진 회장 자리는 고독해보인다. 남겨진 형님의 시계를 보며, 그는 여전히 담배를 피었다.
이자성은 행복한가? 나는 아니라고 보았다. 그는 여전히 담배를 피고 있으며, 그가 진정한 그의 신세계를 깨달았을 때, 그 대상은 죽었다.
6년 전, 정청과 이자성의 담배에는 불이 붙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행복했다. 거기에 신세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담배가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인가?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백이나 흑의 신분 따위가 행복을 주지 않는다. 돈과 권력도 행복을 주지 않는다.
담배 따위 꼭 필요하지 않다. 담배가 없어도 신세계는 있다.
- IT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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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런듯!
굿굿 좋당ㅋㅋㅋㅋ
아 나 오늘 이거 보고 왔는데 대박 이정재 한테 다시 반함...
기승전담배??? 잘읽었는데왜 갑자기 담배이야기가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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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팬더+둘리 섞은거 아니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그렇게 봤는뎈ㅋㅋㅋㅋㅋㅋ
신세계겁나잼써 ㅠㅠㅠㅠ마지막웃을때 겁나멋잇
이정재존멋..
헐 난 끝에 나오는 롤렉스시계는 진품인줄 알았는데 ㅋㅋㅋ 가품이었구나... 난 바보잉가봉가
와 여태 내가 본 신세계 해석 중에서 제일 와닿는 해석이다...
잼쪄ㅠㅠㅠ정청오빠ㅠㅠ
이 글 되게 재밌네ㅠㅠㅠㅠㅠㅠ 좋은 글이다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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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이거생각하구 들왔는뎅
그건 그냥 불안해서 웃는것처럼 보였엌ㅋㅋㅋㅋㅋㅋ
정청.. 정청앓이
ㅠㅠ신세계짱이야 진짜 두번보ㅓㅆ는데 또 볼거야ㅠㅠ
영화한번보고 이렇게 오래 앓는것도 처음ㅇㅣ야 ㅠㅠ 기사같은거 나면 바로바로보고 영화는 두번보고 세번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마지막회상장면에서 이정재 웃는모습 올려줬음좋겠다ㅠㅠ
이자성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하... 또보고싶다 ㅠㅠㅠㅠㅠㅠ충격적이었지만 너무재밋었어 ㅠㅠㅠㅠㅠㅠㅠ
와, 잘 썼다 굳ㄷ굳! 제일 공감가는게 담배가 없이도 신세계는 있다..이거 공감.. 조폭은 멋있지 않지만 사나이의 우정은 멋있다 ㅠㅠ
정청이 죽고나서 선물있다고 열어보라고했을때 가짜시계를 발견하고 차잖아 그게 경찰인 진짜삶을 버리고 가짜인 조폭의삶을 살겠다는거라는 뜻도있져ㅋㅋㅋ
재밌어 ㅠ 영화또보고싶다
내가그여수가뭐라고ㅠㅠㅠㅠㅠㅠ그여수때문에 열번을봤어ㅠㅠㅠㅠㅠㅠㅠㅠ근데더보고싶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여수? 그게뭐야?
그 여수ㅋㅋㅋㅋ여수장면ㅠㅠㅠ자성이가딱한번웃는 그 여수장면ㅠㅠㅠㅠ
정 청 캐릭터 진짜 개좋아ㅠㅠㅠㅠ 매력터지무ㅜㅠㅠㅠㅠ
그장면떄문에 영화를 다시보고싶어..
글읽으니까 여운이 더 진하게 남네ㅜㅜㅜㅜ 또 보고 싶지만 돈이 없어..아 슈바 부라더ㅜㅜㅜㅜㅜㅜㅜㅜㅜ이자성이 웃는 거 한 번 더 보고싶은데ㅜㅠ
이자성 개멋..
리뷰 되게 잘썼다ㅠㅠㅠㅠ신세계는 진짜 한번 두번세번 계속 곱씹고 깨닫게 되는 영화임ㅠㅠㅠㅠ
다섯번 봤는데 또 갈 듯 미쳤엌ㅋㅋㅋㅋㅋ근데 진짜 이자성 마지막 웃음 임팩트 ㅎㄷㄷㄷ
씨발..씨발.... 그놈의 6년전 여수 씬만 아니었어도...........
ㅇ ㅏ ... 한번더보고싶다 ㅠㅠㅠㅠㅠ 이정재 겁나섹쉬해 ㅠㅠㅠ
나 영화관 알바해서 그 끝장면만 열번도 넘게봤다.....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대사를 좔좔 외우고다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말 다알고있어서 재미없을줄 알았는데 보니까 존잼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잘쓴다....어떻게영화보고이런생각을할까 내가존나단순한건가?
이리뷰겁나좋다ㅠㅠㅜㅠㅠㅠ아주 내생각이랑 똑가타!!!!!!!!!!!!!!!!
아진짜멋있다 최고!!!!!!!!!!!!!
디브이디 나오면 또 봐야지..............
집에가서 다시한번 읽어야겠다...ㅋㅋㅋ
오 리뷰 대박ㅋㅋㅋ
[신세계] 나중에읽어야지 ㅠㅠㅠ
신세계....이정재를 그냥 연예인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멋진 배우라 생각하고 그에게 대표작이 생겼다 생각이 들게 한 영화ㅡ_ㅡ)b
씨빠부라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리뷰 짱이다 보고나서 좀 애매했었는데 정리가 된 느낌이야 다시 한번 봐야겠어
신세계 리뷰 ㅠ.ㅠ
무려 10년 전 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