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여덟 단어(1)(박웅현著, 북하우스刊)
지난주 이야기는 “콜라보다 못한 아빠의 인생”으로 제 자신의 이야기인지 강아지 이야기인지 헷갈리는 소재였습니다. 오늘은 책 이야기를 드릴 차례인데 박웅현씨의 책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박웅현씨의 “책은 도끼다”를 읽고 글쓰기의 고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예시한 짧고 간결한 문장들은 도끼로 머리를 맞은 듯 충격적이었으며, 예리하게 벼린 날카로운 비수처럼 나에게 다가와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을 후볐습니다. 이번에는 自尊, 本質, 古典, 見, 現在, 權威, 疏通, 人生 등 “여덟 단어” 갖고 얼마나 커다란 충격을 줄지 본문으로 들어갑니다.
1. 自尊(자존)
다섯 살 아이를 둔 후배가 질문을 했다.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아이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 즉 자존을 가르쳐야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집근처 한 개 5백 원짜리 호떡을 파는 호떡집사장님은 항상 표정이 좋았다. 자기 일이 좋아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만족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릅니다. 풀빵을 팔아도 행복한데 자존이 없는 사람은 수억을 벌어도 자살합니다.
자존감을 가지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은 교육이 아닐까 하는데 우리 교육은 아이들 각자가 갖고 있는 것에 기준을 두는 것이 아니라 기준점을 바깥에 둡니다. 명문대학에 가야하고 엄친아가 기준입니다. 이건 마치 고소영에게 김태희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고소영의 매력은 고소영일 때 있는 것이죠. 이렇게 교육을 받은 우리는 “다름”을 두려워하고 눈치를 봅니다. 각자의 인생인데 뚜벅뚜벅 내 길을 가야 합니다. 한국의 교육은 “네 안에 무엇을 넣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미국의 교육은 “네 안에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궁금해 합니다.
2. 本質(본질)
“생각의 탄생”에서 리처드 파인만이 말했다.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 버릴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전 세계 70억 명의 사람이 살고 있는데 완전히 달라요. 그런데 본질적으로 사람은 다 똑같아요. 여자들은 쇼핑을 좋아하고 남자는 술을 좋아 합니다. 여자는 사랑을 하면 낭만을 생각하고 남자들은 섹스를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 아이도 차를 타고 2시간만 지나면 “아빠 다왔어?”라고 묻습니다.
친구에게 SNS, 페이스북을 모른다 했더니 그러면 광고도 못 만든다고 합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본질을 봐야 합니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요인은 흥이 많은 가수 싸이가 흔들리지 않고 본질에 충실했더니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광고가 되고 빌보드에 진출하게 된 것입니다.
공부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서울대에 가는 것이 아니라 공부는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경쟁력을 길러 주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러면 스펙은? 스펙은 포장입니다. 복잡한 사물의 핵심이 무엇인지 보려는 노력, 어떤 것을 보고 달려가느냐가 세상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커다란 무기입니다.
3. 古典(고전)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고전이고 후대의 전범으로 평가받는 창작물들이 고전입니다. 대부분의 것들은 시간에 굴복하지만 고전은 3백년, 5백년의 긴 시간과 싸워 이겨냈고 앞으로 더 살아 남을 것이고 더욱 단단해 질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세계인을 감동시킨 미술, 음악, 문학들은 본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좋은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좋아하는 근본적인 무엇을 건드린 것이지요.
교사들을 상대로 강의할 때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창의력이 있는 아이들을 기를 수 있냐고?
저는 느끼게 해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비발디의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악장이고 한 악장에 세곡씩 들어 있다. 들어보고 악장별 특색을 외워라 시험 본다. 반 고흐도 외어라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라는 작품이 있다. 이렇게 강요된 권위로 예술을 접했습니다. “파리 대왕” “카라마조프 형제”도 외어라 하니 요약분을 외웁니다.
선생님들께 부탁이니 효율을 포기하고 비발디의 사계를 들려줘봐라. 반 이상은 감동에 소름이 돋을 것이고 그 이후에는 스스로 찾아 들것입니다.
경주수학여행을 가서 첨성대 앞에서 “40분 줄 테니 보고와라, 늦는 새끼는 각오해라” 하면 아이들은 뛰어 가서 첨성대를 보고는 “뭐야 작고 별것 아니네.”하고 돌아와 밤에 몰래 소주를 마시며 놉니다.
하지만 첨성대는 신라인의 우주관이 담겨져 있는 건축물입니다. 첨성대는 맨 위의 장자석까지 28단으로 되어 있고 기본 별자리 28수를 상징한다. 기단석을 합치면 29, 한 달의 길이를 상징한다. 남쪽 중앙 네모난 창 위로 12단 아래로 12단은 1년 12달, 24절기를 상징한다. 사용된 돌의 개수는 362개로 1년의 날수가 된다. 기단석은 동서남북, 장자석은 중앙을 갈라 8방위를 맞췄고 춘하추동의 분점과 지점측정의 역할을 한다. 만약 아이들이 이런 내용을 설명 듣고 봤다면 감탄을 하면서 경이롭게 첨성대를 바라봤을 겁니다.
4. 見(견)
언젠가부터 창의력에 대한 강의를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는데 창의력은 규격화 할 수 없고 전달할수 없기에 가르칠 수 있는 주제가 아니고 전 세계를 뒤져도 창의력학과는 없습니다.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단 하나의 교실이 있다면 현장입니다.
“대학”에 心不在焉 視而不見 廳而不聞 食而不知其味(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그 맛을 모른다.
눈앞의 것을 잘 본다고 해서 창의력이 솟아나지 않습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시청을 하지 말고 견문을 해야 합니다.
영국 시인 존 러스킨은 “네가 창의적이 되고 싶다면 말로 그림을 그려라.”라고 했습니다. 진짜 견을 하려면 시간을 가지고 봐줘야 합니다. 아이디어는 깔려 있고 주변에 좋은 것들이 많은데 좋은 것을 보는 눈이 없습니다.
천천히 낯설게 봐야 합니다. 놀라는 것은 능력입니다. 아이들의 능력은 놀라는 것입니다. 놀라는 것은 감정이입이 됐다는 겁니다. 그 현상을 뇌리에 박으면서 경험하는 겁니다. 단, 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보려하지 않는 겁니다.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습니다.
2014.08.04 기술개발실 임순형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