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산 자동차 시장은 기아 'K3'를 빼 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K3는 출시 전부터 날렵하고 스포티한 라인과 남성미가 느껴지는 라디에이터 등 남성성과 여성성이 동시에 있는 듯한 오묘한 매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전계약기간에만 8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하니, 이만하면 화제의 중심이란 표현도 어색하지 않겠다.
▲ 리어램프와 K3 로고가 왠지 멋스럽게 어울린다
지난 17일 출시한 K3, 이제 문제는 실제 성능이다. 얼마나 잘 달릴 수 있는지, 불편함은 없는지.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다양한 부분의 검증이 남았다. 기아차가 발표한 메인 타깃인 '2030' 젊은 층에게 어필하려면 잘 빠진 디자인만으로는 역부족일 테니까. 그래서 직접 타봤다. 얼마나 잘~나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속력과 힘은 만족, 소음은 아쉬워
1.6 감마 GDI 엔진은 생각보다 힘이 좋았다. 대치동 기아 매장에서 분당 정자동 방향 도시고속도로를 달리는 구간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부담 없이 잘 올라갔다. 정확한 제로백 시간을 잴 수 없었으나 힘만큼은 기아차에서 발표한 140마력이 거짓은 아니었다. 초기 가속력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고, 브레이크 응답성도 매우 빨랐다. 단 문제는 소음이다. 정차된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소음이 들렸고, 120km의 속도로 주행할 때는 내내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들렸다.
연비도 아쉽다. 앞서 말한 구간동안의 연비는 리터당 10.1km였고, 정자동에서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오는 길은 정체가 있어서인지 리터당 9.3km를 기록했다. 물론 급정거, 급출발을 반복해서 나온 결과일수도 있겠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 K3는 LED데이라이트가 장착돼 주간에서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데이라이트는 반영구적인 LED를 사용 시동만 켜면 저절로 불이 들어오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서스펜션의 느낌은 단단했다. 고속 주행에도 차체의 흔들림은 적었고, 과속방지턱에서도 단단한 매력을 뽐냈다. 스티어링 휠도 컴포트, 노멀, 스포트 3가지 모델로 선택할 수 있어 유용했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 스포트모드로 스티어링 휠을 설정해 놓으면 금세 핸들이 묵직해져 흔들림이 적었다. 반대로 주차할 때에는 컴포트 모드로 부드럽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수 있어 편리했다.
실내공간은 동급최강
▲ 앞좌석의 실내공간은 괘 넓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사이드 브레이크가 풋 브레이크가 아니라는 것 정도(?)
K3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실내공간이었다. 경쟁차종인 아반떼, 크루즈, SM3에 비해 한 눈에 봐도 실내공간이 넓어 보인다. 특히 앞좌석 만큼은 중형세단 부럽지 않다. 레그룸도 여유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넓다. 또한 메모리시트를 적용해 운전자의 체형에 맞는 시트의 높이, 각도를 미리 설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조절돼 편리하기까지 하다. 다만 상대적으로 뒷좌석은 다소 좁다. 앞좌석에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해 생긴 결과다.
▲ 스티어링 휠에 다양한 조작버튼이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센터페시아는 다양한 기능을 한 눈에 보고 조작할 수 있게 만들어져 편리했다. LCD 계기판은 시안성이 뛰어났고, 물방울의 파형과 조개 등을 형상화한 캐릭터라인 인테리어는 깔끔하면서도 귀여웠다.
▲ 1.6 감마 GDI 엔진이 장착된 모습
기아차는 'K3' 판매목표를 월 5000대로 잡고 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제원으로 비교해보면 전작인 포르테와 거의 일치한데 가격은 상승했다. 오직 편의사항과 디자인의 변경 됐다는 이유 만으로 가격을 더 지불하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돈을 더 주고도 예쁜 차를 타겠다는 이들이 많다면 K3는 ‘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리를 챙기려는 이들이 많다면 K3의 ’야심’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