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실은 날카롭게 외치며 란에게 자신의 별호를 정하게 만든 자신의 그 검, 은월화세륜(銀月花細輪)을 찔러들어갔다.
"너무 무뎌!"
"으헤헥!!"
란은 간신히 은월화세륜을 피하며 동시에 카운터로 엑스칼리버를 민실에게 휘둘렀다. 그러나 민실은 란과는 달리 날렵하게 은월화세륜으로 받아치며 동시에 가속도를 더해 다시금 란에게 은월화세륜을 찔러들어갔다.
"단공빙쇄참(斷空氷碎斬)!!"
동시에 은월화세륜에서는 은은한 냉기가 피어오르며 민실은 엑스칼리버를 부숴버릴듯이 란에게 찔러들어왔다. 란은 더 이상 피해다니기만 하다가는 자신이 먼저 쓰러진다는걸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어차피 한번은 받아쳐야 할 검이었다. 비록 저 검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란은 힘껏 검을 휘두르며 외쳤다.
"선 블래스트(Sun Blast)!"
그리고 선 블래스트를 시전하며 란은 엑스칼리버로 힘껏 은월화세륜을 쳐버렸다. 동시에 엑스칼리버에서 갑자기 거센 충격파가 발산되며 은월화세륜은 강한 금속성의 소리를 내며 튕겨져버렸다. 분명 민실에게도 결코 적지않은 충격이 갔으리라. 그러나 오히려 민실은 더욱 더 재미있다는 얼굴을 하며 딜레이가 거의 없이 날아가는 속도에 훨씬 속도를 붙이며 외쳤다.
"이정도로 흔들릴 은월화세륜 최민실이 아냐! 하아아앗!!"
카가가가강!! 카강! 채재재쟁!! 은월화세륜과 엑스칼리버가 강한 금속음을 내며 빠르게 맞부딪히기 시작했다.
란은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 느낀 바건대, 확실히 민실은 유리카보다 강하면 강했지 결코 약할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세실과 겨뤄보면 어떨까? 음.. 아마도 세실이 더 유리하지.. 아냐, 민실이 이길지도 몰라. 이렇게 계속 고민하던 란은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그런것들 보다는 지금 내게 날아오는 저 날카로운 그림자처럼 보이는 은월화세륜의 뇌전의 파도를 막는게 더 급선무같으니말야.. 그리고 저걸 막으려면.. 란은 날카롭게 외쳤다.
"초진공회류참(礎眞空會流斬)!"
란의 주위에서, 정확히는 엑스칼리버에서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산산조각 내버릴듯한 검풍(劍風)과 그리고 검기(劍氣)가 뿜어져나와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갈아버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회전수를 더해갈수록 가속도가 붙어 검풍과 검기는 더욱 더 강해지고 있었다. 초진공회류참. 바로 열공섬(裂空殲)의 기초가 되는 검초였다.
그러나 라이트닝 섀도우 블레이드는 거침없이 초진공회류참을 뚫어버리며 그 회전의 주체인 란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가고 있었다. 물론 란도 이정도의 계산은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라이트닝 섀도우 블레이드를 상대할 마지막 검식을 드디어 시전하기 시작했다.
"원한다면 날려주지! 열공섬(裂空殲)!!"
순간 하늘을 그대로 찢어버릴듯한 검기들이 엑스칼리버에서 강렬히 터져나와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강맹한 기운 앞에서 라이트닝 섀도우 블레이드 정도는 그냥 종잇장처럼 찢겨버리고 있었다. 민실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은월화세륜을 고쳐쥐었다. 이제부터가 본 게임인 것이다.
"흡!"
민실은 얼굴을 구겼다. 대체 에르지야스는 무슨 이따위 검술을 가르쳐줬단 말이야? 너무 파괴력이 엄청나잖아!
정말이었다. 열공섬은 에르지야스가 만든 대련장 대용 아공간을 그대로 찢어버릴듯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란의 주위를 거세게, 흡사 예전 란이 만든 그 마나장을 보는 듯 강맹하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민실은 최대한 방어를 하려 했으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바짝 말라버린 입술에 침을 발랐다. 저런 애송이에게 내가 질 순 없지!
"플라즈마 스톰(Plazma Storm)! 설비파련무(雪飛破聯舞)!!"
강력한 뇌전의 파도가 민실의 주위를 짜릿하게 감싸며 민실을 중심으로 하여 점차 바깥쪽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은월화세륜에서는 세찬 눈보라가 생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다 됐다고 느꼈을 때, 민실은 냉기를 한데 모아 란에게 날리기 시작했다. "하아아앗!"
"뭐, 이정도야!"
란은 자신만만하게 열공섬을 전개하며 외쳤다. 고작 저런 정도의 기술들로 뭘 해보겠다는 거지? 플라즈마 스톰도 열공섬에 가로막혀 간신히 버티는 게 고작이었고, 별로 저 검기들은 강해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란은 엑스칼리버로 검기들을 받아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다.
파바바밧!
엑스칼리버로 인해 터진 검기들이 갑자기 강한 눈보라를 생성하며 열공섬을 튕겨내기 시작했다. 란은 순간 당황했다. 뭐지?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란은 열공섬이 끊기며 뒤로 튕겨나갔고, 민실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플라즈마 스톰을 그대로 유지하며 란에게로 날아갔다.
"크아아악!!"
란은 눈을 크게 떴다. 강렬한 뇌전의 파도가 자신에게 닿았다. 그리고 상상도 하지 못할 고통이 자신을 덮쳐왔다. 그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견뎌보려 했지만, 이것은 역부족이었다.
온 몸의 근육들이 파르르 떨리며 긴장상태로 바뀌었다. 그래, 이것. 느껴본적 있었지. 원 창조주들과의 격전! 그러나 난 견뎌냈어! 견뎌냈다구!!
"프으아아아아아!!"
순간, 란을 중심으로 엄청난 영자력의 파장이 퍼져나갔고, 그것은 플라즈마 스톰을 밀어내며 민실에게 엄청난 충격을 입혔다. 그리고 민실이 채 무슨 일인지 느낄 새도 없이 란의 손이 민실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것은 점점 강하게 조여들어왔고, 민실은 안간힘을 쓰며 그 손을 풀어내려고 했지만, 힘이 너무 강했다.
"크.. 크윽.."
숨이 막혔다. 그냥 재미있는 장난감으로만 보이던 이 아이. 그러나 그는 자신의 힘을 압도하고 있었다. 단순한 악력의 차이가 아닌, 진짜 강함의 차이.
"질.. 것.. 같으..냐!!"
순간 민실의 무릎이 란의 배를 강타했고, 란은 인상을 쓰며 튕겨나갔다. 겨우 주위를 살필 수 있게 된 민실은 란을 자세히 관찰했다.
'폭주인가?'
그것 외엔 지금의 저 상태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붉어진 안광, 기이할 정도의 강맹한 영자파동, 그리고 말도 안되는 저 악력. 모든 것이 한 초점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뭐, 상관 없지.'
민실은 잔인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어린 진행자여, 진짜 죽음의 공포를 맛보게 해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