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이 튀어 나올 것 같은 통증 때문에 선글라스를 쓰고 타이핑을 하고 있습니다. 멋진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싶은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예주야! 도와 줘! 획인 되지 않는 치통까지 날 못 잡아 먹어서 난리를 쳐서 글쓰기를 마저 접고 자다가 일어났습니다. 쇼펜하우어 편에서 이 세계가 무의식적 '의지'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고무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본질을 '의지'로 규정하는 것은 실로 대담한 착상 입니다. 쇼펜하우어 형님은 '의지'를 존재-신체-이드(본능, 원초아)라고 말합니다.
-
막바지 가을의 흔적들이 나뒹구는 공터에서 걸음을 멈춰 섰어요. 조무래기 땐 이런 공터에서 온종일 온 몸을 불 싸질러 놀았어요. 주로 오징어 놀이나 갱강을 했는데 그게 뭐라고 죽기 살기로 했을까요? '오징어 게임 2'가 출시 됐다고 들었는데 조용한 걸 보니 1편만 못한가. 물자체(본질)라는 개념은 상식적인 외부 세계에 대한 우리의 무지를 전제한 것일 텐데 물자체로서 '의지'를 내부로부터 직관하는 신체(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극히 작은 부분입니다.
-
그런 차원에서 인간의 '의지'를 물자체로 보는 발상은 약간 미친 사유 같기도 합니다. '의지'라는 심리적 술어로 물리적 세계까지 포섭해버리는 쇼펜하우어 '의지'의 세계가 참으로 놀랍습니다. '의지'의 세계는 물자체이기 때문에 물리와 심리가 분할 되지 않는(충족이유율이 적용되지 않는) 세계라는 점만 고려하면 무생명적으로 보일 수 있는 우주에, 생명을 불어넣는 형이상학이라 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
만약 물자체와 현상의 이원성을 고수하는 쇼펜하우어의 체계를 벗어나서 궁극적 실재를 '충족이유율'이 적용되는 세계라고 가정한다면 우주의 본질에 대한 또 다른 풍경화가 그려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니체에 의해 더 풍부하게 계승된 세계 해석의 출발점으로써 신체(몸)를 발견한 것은 쇼펜하우어의 중요한 업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물론에 기울어 있는 현대 과학이 쇼펜하우어 의해 복권 된 몸(신체)의 형이상학에 들어있는 대담한 착상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
"살아있는 신체가 물리적 우주의 다른 여러 부분들에 관하여 알려진 것에 따라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은 물리학에서 승인되고 있는 학설이다. 이는 건전한 공리지만 양날의 칼과 같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주의 여러 다른 부분이 인간 신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따라 해석되어야 한다는 역 추론을 수반하기 때문이다.(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과학과 실재)"
I'm typing with sunglasses on because of the pain that feels like my eyeballs are popping out.
2024.11.24.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