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 사찰 통도사」
김 시 종
영축산은 영남의 알프스로 산악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영축산 아래 자리 잡은 통도사는 신라 선덕여왕 15년에 자장율사가 당나라에 가서 불법을 배우고 돌아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의 몸에서 나온 사리를 모시고 올 때 문수보살이 진신 사리와 가사를 주면서 신라 영축산의 연못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사는 연못을 메워 금강 계단을 세우고 봉안하라고 하였다.
통도사는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에 있는 우리나라 3대 사찰의 하나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지고 온 불사리를 세 곳에 나누어 황룡사 탑, 태화사 탑, 통도사 금강계단에 봉안하였다고 하는 불사리 계단이다. 통도사의 특징은 불사리 계단에 있으며 이로 인하여 불보사찰의 칭호를 얻게 된 것이다.
창건 당시에는 대사찰이 아니었으나, 고려 초기에 사세가 확장되어 절을 중심으로 사지석표(四至石標), 국장생석표(國長生石標)를 둘 만큼 대규모로 증축되었다. 현존하는 석조물은 고려 초기 선종 시대에 조성되었다. 그 당시 중요한 석조 조형으로는 금강계단 상부의 석종형부도(石鐘形浮屠)를 비롯하여 극락전 앞의 삼층석탑, 배례석(拜禮石), 봉발탑(奉鉢塔), 국장생석표 등 고려 시대 유물이고 그 밖에 현존하는 목조 건물은 모두 임진왜란 이후에 건립되었다.
통도사는 창건 당시부터 중요한 사찰로 주목받기도 했었다. 대장경 400여 함을 봉안하였고, 특히 불사리와 가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대장경을 봉안한 사찰이기도 했다.
동쪽으로부터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의 세 문을 통과하면 금강계단에 이르게 된다. 통도사의 배례석 옆에 있는 3층 석탑은 고려 초기에 세워진 탑이다.
금강계단 앞의 목조 건물은 대웅전으로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인조 (23년) 우운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건물 상부의 기본 형태는 丁자형의 특이한 구조로 나타내고 있으며 남쪽에는 금강계단,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북쪽은 적멸보궁의 편액이 걸려 있다. 일주문은 충렬왕(31년)에 창건되었고, 일주문의 “영축산 통도사”의 편액은 흥선 대원군의 필적으로 유명하다.
통도사가 있는 이곳은 원래 아름다운 연못이 있었는데 연못을 메운 후 그곳에 금강계단을 쌓고 통도사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자장율사가 여덟 마리의 용은 쫓아 보았으나, 마지막 남은 용이 연못에 남아 터를 지키고 싶어 연못 일부를 메우지 않고 남겨둔 것이 지금의 구룡지라는 전설이 있는 사찰이 양산 통도사다. 지금도 금강계단 옆에는 구룡신지(九龍神池)의 자그마한 상징적 못이 있다. 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의 하나로 법보 사찰 해인사, 승보 사찰 송광사가 있다. 불보 사찰 통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통도사는 양산시의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명칭으로 1천 년 넘게 우리 불교문화를 계승하고 지킨 승원의 하나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찰이기도 했다.
양산 통도사는 부처의 진신 사리를 모시고 있어 대웅전에 불상을 모시지 않고, 창 너머로 진신 사리를 바라볼 수 있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12개의 법당과 6방, 비각, 천왕문, 불이문, 일주문 등 65동으로 구성된 대규모 천년 고찰이다. 따라서 금강계단(법당)에는 부처님을 모시지 않고 있다. 산 이름을 영축산이라 한 것은 산의 모양새가 인도의 영취산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영축산의 옛 이름은 축서산이라 하였다.
통도사의 중심은 금강계단에 부처의 사리를 모신 곳이다. 자장율사는 부처의 몸에서 나온 사리를 모시고 금강계단을 쌓아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득도시켰다고 한다. 따라서 금강계단(법당)에는 부처님을 모시지 않고 있다.
삼성(三聖)에는 고려 말기에 고승으로 추앙받은 지공 선사, 나옹 선사, 무학 대사 세 분의 큰스님을 지칭하는데 영정을 모신 곳이 삼성각이라 한다. 건물 내부 중앙에 석조 독성화상과 독성 탱화를 모셨고 오른쪽에는 삼성 탱화, 왼쪽에는 칠성탱화를 봉안하여 복합적 기능으로 사용하는 전각이다.
대장경(大藏經)은 부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집대성하고 부처님이 정한 규칙을 연구하며 해석한 논술을 모아 놓은 불교 경전의 총서라고 한다. 통도사의 금강계단은 국보로 지정되어있고, 보물로는 청동은입사향원외 19점, 유형문화재는 삼화상진영 외 13점 등이 보존된 사찰이다. 영축산 산 내 암자로는 극락암, 비로암, 자장암, 백운암, 축서암, 취운암, 수도암, 사명암, 옥련암, 보타암, 백련암, 서운암 등이 있다. 통도사의 13개 암자의 하나인 서운암은 사도세자가 직접 짓고 쓴 “동궁 어필”이 있으며 관례를 치르는 것은 사도세자를 위해 영조가 짓고 쓴 “훈유어필”이 소장되어 있다.
서운암은 사진 애호가들의 출사 명당으로 봄이면 암자를 둘러싼 20만 평의 산자락에 피어나는 야생화가 100여 종 이르는 꽃 암자가 된다. 특히 금낭화가 유명하다. 여름이면 능소화가 많은 이의 눈길을 끄는 곳이 서운암이다.
서운암 된장은 알아주는 명품인데 이를 담기 위한 대규모 장독대가 암자 뒤편으로 늘어서 있어서 이를 배경으로 한 능소화가 색다른 정취를 안겨 준다. 생약재를 첨가해 담근 서운암의 재래식 된장은 양산시의 특산품으로 지정 “된장 암자”로 불리기도 한다.
명물로 꼽는 항아리는 서운암 성파 스님이 10년간 정성 들여 보는 소중한 수집품이다. “신분제가 있었던 시절에도 왕족이나 양반, 상놈 할 것 없이 똑같이 사용했던 게 장독이니 우리에게 이만큼 소중한 문화유산이 어디 있을까”라는 것이 성파 스님의 항아리 수집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다.
서운암을 찾을 때 통도사 입구에서 서운암까지 2.5Km가 넘는 길을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자동차로 가면 통도사 옆길을 통해 서운암까지 바로 갈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