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힘든 작업을 잘 마쳤다.
채전밭과 농기구 창고 옆으로 작은 야산이 있었다.
그곳에 죽림이 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요놈들이 어찌나 빽빽한 지
사람이 들거나 날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인간의 접근을 불허하고 있었다.
급기야는 키가 큰 대나무들이 휘어져 밭쪽으로 죽죽 늘어져 있었다.
누가 봐도 심각한 상태였다.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았고 채전의 작물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었다.
마치 주인 없는 야산과 채전 같았다.
더 이상 차일피일 미룰 수 없었다.
한번 결심한 대로 이번에 확실하게 정리를 하고 싶었다.
대나무와 칡순 그리고 잡목들을 시원하고 깔끔하게 베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엔 톱을 사용했으나 시간이 엄청 걸렸다.
할 수 없이 정글도를 사용했다.
한 방에 한 그루씩 싹뚝싹뚝 잘려나갔다.
정글도가 매우 무겁고 날이 예리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엄청난 수량의 대나무를 베냈다.
묵직한 정글도가 없었더라면 도저히 끝내지 못했을 작업량이었다.
일을 끝내고 나니 팔뚝이 달달달 떨렸다.
전완근이 완전 털린 상태였다.
한동안 작은 물건조차 집어들기 힘들었다.
젓가락질도 어려웠다.
그래도 마음만은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가고 있었다.
땀과 감사가 충만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