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상족
에드윈 알링턴 로빈슨이라는 시인은 다음과 같은 시를 썼습니다. 제목은 '리처드 코리'입니다.
【리처드 코리가 시내로 갈 때마다 우리는 길에서 그를 쳐다봤다. 그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신사였는데 잘생기고 제왕과 같이 몸매가 좋았으며
또한 항상 정갈하게 옷을 입었다. 그가 말할 때 그는 항상 인간미가 넘쳤다. 그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할 때 맥박은 강하게 고동쳤으며 그리고 그가 걸을 때 눈이 부셨다.
그리고 그는 부자였다. 왕보다도 더 부유했다. 그리고 모든 면에서 훌륭한 교양을 쌓았다. 요컨대 그는 우리가 그였으면 하고 바라게 만드는 그 모든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일을 했고, 빛을 기다렸다. 우리는 고기 없이 살았고, 빵을 저주했다. 그런데 리처드 코리는 어느 고요한 여름밤 집으로 돌아가 머리에 방아쇠를 당겼다.】
뛰어난 외모, 막대한 부와 명예, 탄탄한 인맥, 우수한 학업 성적 및 능력을 보유했지만 삶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우울함이나 불행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 능력, 미모, 인기 등 사람들이 선망하는 요소를 다 갖추었고,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불행할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지요.
미국의 가수 휘트니 휴스턴을 기억할 것입니다. 여가수 중 상업성과 영향력에서 보면 전설적인 인물이지요. 뛰어난 가창력으로 음악계를 주름잡던 위대한 가수인데 2월 어느 날 베벌리힐스 호텔에서 48세에 코카인 중독으로 사망합니다.
세상엔 다 가진 것 같은 사람들은 행복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옛날 왕들이나 권력자들의 삶은 행복했을까요? 조선시대 왕의 하루를 똑같이 체험할 기회가 있다면 그 위치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소시민으로 살더라도 지족(知足)이면 상족(常足)이니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현재를 즐겨야 합니다. 그것이 행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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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송충이는 솔잎먹고 살아야한다..... 뭐 이런 얘기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