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 용인시에서 아파트 1만2000여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대규모 물량 공세다.
용인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미분양 주택이 4500가구에 달하는 곳.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5개 단지 1만4000여 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미분양이 적체된 것이다.
그래서 넘쳐나는 미분양 때문에 수도권의 다른 지역보다도 시장 침체의 체감도를 강하게 받고 있는 용인 주택시장이 ‘제2의 공급 물량 쇼크’로 또다시 휘청거리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기준으로 동쪽 지역에 공급 물량 많아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용인에서는 19개 단지에서 1만2279가구가 신규 분양될 예정이다. 주로 경부고속도를 기준으로 동쪽 지역에 몰려 있다.
주택업체들은 지난달 12일부터 내년 2월11일까지 취득하는 용인지역 신축주택의 경우 5년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 등을 내세워 공격적인 분양에 나설 태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더 이상 금융비용 발생을 감당하기가 벅차 올해 안에 분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이 ‘미분양 양산’이라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업체 사정상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마북동에서 마북2차 e-편한세상 110가구(147∼148㎡)를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5월에도 이곳에서 3차분 52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우림건설, 금호건설, 대성산업도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우림건설은 중동 동진원에서 2845가구(154~335㎡)를 이르면 9월께 분양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단지 규모가 크다 보니 구체적인 분양 가구 수, 분양 면적, 분양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올 하반기 분양되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림동에서는 금호건설이 11월께 1136가구(109~179㎡)를 선보인다. 대성산업은 남곡리에서 1054가구(110~143㎡)를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 힐스테이트와 자이 등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분양이 이어졌던 성복동에서도 올해 분양 물량이 나온다. 고려개발은 성복동에서113~159㎡ 476가구(1차)와 131~320㎡ 838가구(2차) 등 총 1314가구를 5월께 분양할 예정이다.
"미분양 많은 데…" vs "물량 쇼크는 기우"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 공세가 예고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상태에서 대규모 신규 물량 공급이 용인지역 집값 추가 하락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인 주택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지금도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용인 수지 쪽에는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분양시장을 더 얼어붙게 하거나 집값 하락을 부추기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은 것이다.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OK공인 최혜지 사장은 “올해 분양 물량의 대부분은 최근 몇 년새 공급이 많지 않았던 지역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물량 쇼크 우려는 기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용인은 개발 호재가 많고 진입 수요도 적지 않아 실물경기가 살아난다면 주택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9.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