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수년만에 우리 백수 산우회 모임의 터전인 대공원에서 마곡나루역의 서울 식물원으로 모임 장소를 바꾸는 날이라 설램 반 기대 반으로 처음 가보는 마곡나루역에 도착하니 이미 8명이 도착해 있다. 김 병철 관장이 아침에 현기증이 심해져 불참하는 바람에 아쉽게 10명 참석 기록은 이루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모두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고 3번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온다.
논밭으로 허허벌판이던 이곳이 桑田碧海라고 온통 현대식 건물로 들어차 있고 김포땅이었던 곳이 강서구로 편입되어 어엿한 서울로 편입되는 혜택의 땅이 되었다. 소개 영상으로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나와보니 어느쪽으로 가야 할 지 몰라 가까운 벤치를 찾아 쉬면서 찾기로 했다. 오늘도 변함없는 건강 도우미 정성이 깃든 한방차 안에 각종 보약 건더기를 반을 채워 회원들 건강을 챙기는 조 원중 거사님 모습에 따뜻한 우정의 향기가 난다. 뒤에 나온 얘기지만 이 보약을 미리 들지 않았다면 넓은 식물원 주변을 헤멜 떄 중간에 포기하고 주저앉을 뻔 했다는 푸념들이 나왔었다.
물어물어 식물원 입구 가까이 가니 인공 폭포수가 예쁘게 가꿔 놓은 꽃들과 함께 우리를 반긴다. 일일이 신분증을 보여주며 얻은 무료 전자 입장권으로 식물원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식물원을 소개하는 대형 사진과 동영상이 벽을 장식하며 이 식물원의 내용을 소개한다.
첫째 방은 "열대관"이고 이어서 "지중해관"이 이어지는데 모처럼만에 주변에서는 보기힘든 대형 열대 식물 속에 파묻혀 먼 이국 열대 지방에 와 있는 느낌을 체험하게 된다. 체력이 옛날과 달리 걷는만큼 체력이 뒤따라주지 못해 좋은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앞에 있어도 그렇게 새롭게, 신기하게 다가오지 않고 빨리 시원한 곳에 가서 갈증을 달래고공복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후반부는 대충대충 처삼춘 벌초하듯이 건성건성 둘러보고 식물원 건물을 어렵게 탈출했다. 어디로 가서 갈증과 공복을 해결해야 할 지 막막하다.이럴 때는 무조건 지나는 사람에게 묻는 게 상책이라 생각하고 점심을 마치고 커피 잔을 들고 오는 몇몇 젊은이들에게 물어물어 20여분 걸어 어렵사리 상가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신촌 설렁탕집을 찾아들어 설렁탕과 냉면을 시키고 시원한 맥주로 먼저 입가심하니 살 것 같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식사 전에 정 만수 장군이 이천 터밭에서 직접 무공해로 가꾼 아삭이 고추와 고추장을 풀어놓는 장면이다. 모두들 영양가 최고인 무공해 고추와 고추장을 안주삼아 맥주를 들이키니 김 갑순이 안부럽다. 실컷 먹고도 한보따리 남아 최총무와 전완묵군이 집으로 가져가기로 한다.
최 총무가 1만원씩 갹출하기로 하고 먼저 재빠르게 식사대를 계산하고 나니 뒤늦게 윤 영연 총장이 오늘 점심대는 자기가 낸다고 하여 윤총장 카드로 계산하고 최 총무가 지불한 식사대를 돌려받는 헤프닝을 연출하니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이 재명 마누라 카드 돌려막기" 수법이 아니냐고 응수한다.
우리 나이는, 늘상 하던대로 익숙해진 코스와 루틴을 따라 움직이고 행동하는 게 순리임을 깨닫게 하는 오늘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화려하고 색다른 볼거리로 눈이 즐거웠던 오늘 하루 일정을 마련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10월 첫째 금요일의 만남을 기약하고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오늘 참석자] 주재원,조원중,최기한,전완묵,윤영연,정만수,조남진,이두훈,한현일
[다음 주 예고]10월의 첫금요일(7일) 11시 다시 대공원역에서 만나요
첫댓글 서울시 변방 촌노 와룡선생들이 상전이 벽해되었다는 상전 초특급시를 와 보니 보는 것, 가는 곳마다 너무 초특급여서 놀랏고 길을 물어서 다녔어요. 나는 특히 사는 동네가 3정거장의 지척거리에 있다다는 긍지를 느꼈어요. 계획,실행에 수고가 많았던 회장
총무무에 감사하이...
거리로 봐서는 매주 서울 식물원에서 모임을 갖는 게 윤 총장처럼 36년 어르신에게는 우리 어린 것들이 해야 할 도리인데 그렇게 일을 추진하려면 뭔가 그럴듯한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 같아요. 그날처럼 아무 예고도 없이 불쑥 점심을 내는 일은 어떻게 생각하면 缺禮라고 생각되네요. 할 일 많은 최총무를 당황하게 하고 이 재명 마누라처럼 카드깡 돌려막기하는 범법자가 되게 했으니 말이요. 10.28일은 국경일이 아닌 會慶日이 될 것 같고 양산에 사는 혼밥 전문가도 초청하는 것이 어때요?
한 회장이 나더러 월권이라 했는데 이는 세대차이여효. 우리 세대는 버스도 먼저 타는 사람이 뒤사람까지 내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