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필향만리’ 逝者如斯夫(서자여사부, 흘러가는 것은 이와 같구나) “선생님께서는 냇가에 서서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시며 ‘흘러가는 것이란 이와 같구나! 밤낮을 가리지 않으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제자의 말이다.『논어』의 여러 구절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구절이니 원문을 외워두면 좋으리라. “자재천상왈(子在川上曰), 서자여사부(逝者如斯夫), 불사주야야(不舍晝夜也).” 흘러가는 것이 어디 물뿐이랴. 흐르는 물만큼이나 쉼 없이 흐르는 게 시간이다. 공자는 시간을 흘러가는 물에 견주어 흘러 소진(消盡)해가는 인생을 한탄한 것이다.
삶은 소진 즉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의 점철인것 같다. 사랑하는 부모님의 기력이 소진해가고, 나의 체력 또한 소진해가고, 총명했던 기억력이 소진해 가고…. 그렇게 흘러가고 소진해가는 것들을 어찌 붙잡을 수 있으랴! 물, 바람, 구름, 저 흘러가는 것들이 모두 나의 스승! 나만은 안 흘러가겠노라고 버틸 게 아니라, 물 따라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나도 흘러가도록 놓아두어야 한다. 다만, 흘려보내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 것! 모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다 안고서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는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길은 외줄기,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출처, 중앙일보 김병기 서예가 전북대명예교수)
아름다운 개성(個性)... 수천만년 뜨거운 불을 품어 내지만, 결코 조금도 식지 아니하고, 바다는, 난파선(難破般)에 목숨을 잃은 인간들의 수많은 애절하고 슬픈 사연을 모두 담고 있지만 지금껏 묵묵히 한마디 말이 없다. 매화(梅花)는 북풍한설(北風寒雪) 매서운 추위를 견디어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만 그 아름다운 자태를 함부로 뽐내지 아니하고 향기를 쉽게 팔지 아니하며 대(竹)나무는 1년동안에 다자라 속(心)을 다 비우지만 결코 쉬 휘거나 부러지지 아니한다.
좋은악기 바이올린는 수백년이 지나도 그속에 더욱 아름다운 선율을 담을수 있고 양초는 어두운 세상을 밝히기위해 고통(苦痛)을 감내(堪耐)하며 묵묵히 자기몸을 태운다. 이렇듯 사람에게도 누구나 그 사람만이 가지고있는 특별히 아름다운 개성(個性)이 있습니다. 이런것들이 인간의 천성(天性) 이기도 하지요.
한번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슬플때나 기쁠때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묵묵히 곁을 지켜주고 변함없이 평생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 남의 비밀을 끝까지 지켜주고 허물을 감싸주며 작은 잘못이나 부족한 점을 고운 눈길로 이해해주며 남의 말을 함부로 옮기지 않는사람.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아니하고 꿋꿋하고 슬기롭게 고통을 이겨내며 인간승리의 삶을 살아가는사람. 가졌다고 뽐내지 아니하고 가진자에게 아부하지아니하고 없다고 비굴하지 아니하고 없는 사람을 업신 여기지 아니하는사람.
내가 힘들고 외로울 때 생각만해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깊은 위로가되며 기쁨이 되는사람. 가진게 부족해도 남을 도우려하고 바쁜가운데서도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순서를 양보하는 사람.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맨먼저 앞장서고 칭찬 받을일엔 남에게 그 공을돌리고 맨뒤로 조용히 물러나 있는사람. 불의와는 결코 타협하지 아니하고 정의로운 일엔 앞장서서 끝까지 밀고 나가는 소신이 곧고 의로운사람. 이렇게 아름다운 천성(天性)을 가진사람은 좋은 향기가 납니다. 몸속에 아름다운 선율이 흐릅니다. 그리고 밝고 고운빛이 납니다. 그런 마음 그런 진실을 서로나누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내곁에 있어서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베다 이의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