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가 어느덧 페넌트레이스의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베이스볼긱은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 프로야구 전반기를 결산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전반기는 많은 이슈를 쏟아냈다. 김기태(45) LG 감독의 갑작스런 하차와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타자의 활약 그리고 9구단 NC의 기대 이상 약진, 잦은 오심, 비디오 판독의 필요성, 타고투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야구를 보는 팬들의 수준도 높아졌다. TV 중계의 질이 좋아졌고, 단순히 경기 결과에 치우쳤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굉장히 상세한 분석을 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이슈가 생기고,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마해영 베이스볼긱 위원은 올 시즌 전반기를 결산하며 "최고의 팀은 NC, 최악의 팀은 LG"라고 평가했다.
- NC를 최고의 팀으로 꼽은 이유는.
"개막 전 NC를 강력한 4강 후보로 꼽았다. 그런데 이처럼 잘할 것이라곤 예상 못했다. 기대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많이 성장한 것 같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을 견제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베이스볼긱이 시즌 개막 전 9개 구단 주장들을 대상으로 4강 후보 설문을 했을 때 NC를 꼽은 선수는 없었다.
"김경문 NC 감독이 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만들었다. 김 감독의 리더십 및 지도력이 큰 힘이 된다. 비시즌 기간 경험 많은 이종욱, 손시헌 등을 FA(프리에이전트) 영입하며 내·외야를 강화했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다른 8개 팀에 비해 1명 더 많고, 선수들도 잘 뽑았다. 이런 점들이 큰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봤다."
- NC에서 돋보이는 점이 있다면.
"나성범 - 이재학 - 김태군 등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 1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고, 팀 성적이 좋으면서 '우리도 4강에 들 수 있겠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 NC는 삼성과 함께 연패가 짧은 편이다. 그만큼 기복이 없다는 뜻인데.
"아무래도 외국인 선발 3명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지난해 신인왕 이재학 등 선발 로테이션에 전혀 문제가 없다. 선수들도 큰 부상 없이 몸 관리를 잘 하고 있다. 이제 1군 합류 2년째인데 베테랑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다만 내년 성적을 위해서는 투수력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 전반기 NC에서 키 플레이어가 있다면.
"나성범이다. 지난해 1군 첫 시즌을 소화하며 '풀타임을 뛰는 게 쉽진 않구나'를 느꼈는지, 지난겨울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또 초반에 성적이 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김경문 감독이 계속 기회를 주고 나성범도 열심히 하면서 기량이 빨리 올라온 듯하다. 현재 NC의 팀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성범이 지난해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면 NC가 상위권에 있진 못할 것이다. 넥센 박병호와 롯데 손아섭처럼 NC에선 나성범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타격, 수비, 주루 등 실력과 외모에서 팀의 간판선수로 자리매김했다."
- 페넌트레이스 종료 시점에 NC의 성적은 어떨까,
"4강은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가을야구에선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장 우승은 쉽지 않겠지만 경험을 쌓아나가며 점점 성장할 것이다. 현재로선 조상우가 돌아온 넥센이 후반기에 선발진이 강화된다면 NC와 함께 삼성의 대항마가 될 것 같다."
- NC에게도 분명 고비가 올 텐데, 후반기 조심해야할 점은.
"김경문 감독이 워낙 꼼꼼해서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은 경험이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때 베테랑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 성적으로는 삼성을 최고의 팀으로 꼽았는데.
"4년 연속 이처럼 잘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류중일 감독이 팀 운영을 정말 잘한다. 두 번째로는 안정적인 전력, 그리고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 선수가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박해민, 이흥련, 이수민 등 젊은 선수들도 치고 올라오고 있고 이승엽 임창용 등 베테랑도 팀에 기여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삼성은 신인급의 활약도 눈에 띄는데.
"그렇다. 류중일 감독도 이 정도 활약은 예상하지 못했을거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기량을 떠나 준비가 돼 있었다는 점에 박수를 주고 싶다."
- LG를 최악의 팀으로 꼽았다.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가 너무 빨리 추락했다. 김기태 감독이 구단과의 소통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4월에 자진 사퇴한 뒤 표류하는 느낌이었다. 한국야구 최고의 흥행카드인 LG가 하위권에 처지니까 전반적으로 아쉽다."
- 개막 전에도 LG를 4강 후보에서 제외했다.
"쉽지 않다고 봤다. 그래도 최하위 근처에서 허덕일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최고 외국인 투수였던 리즈가 빠진 점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했다. 리즈 만한 선수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기 쉽지 않은 스프링 캠프 때 빠진 게 치명타였다."
- 그렇다면 LG가 이처럼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 보나.
"역시 리즈가 빠진 점이다. 리즈는 지난해 최다 이닝(202⅔이닝)을 소화하며 중간 투수들을 편하게 해줬다. 1선발이 빠진 것이 컸고, 리즈의 대체 용병 티포드가 부진하지 않나. 리오단 역시 부진하고, 지난해 승률 1위 류제국도 흔들린다. 팀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승률 0.500 언저리를 지켰어야 하는데 그때 무너졌다."
- 지난해만큼 베테랑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베테랑 선수는 지난해 커리어 하이 성적을 올렸다. 류제국도 승률 1위를 다시 하기 쉽지 않고, 야수 최고참 이병규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겐 지난해 성적의 70% 정도만 기대해야 한다."
- LG는 후반기에 성적과 리빌딩의 기로에 설 것 같은데.
"시즌이 좀 더 지나 4강이 힘들다고 포기할 시점이 다가오면 양상문 감독이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 굳이 리빌딩보다는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며 키워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성적에 대한 대안이다."
- 그렇다면 LG가 반등하기 위해선 어떤 점이 필요할까.
"솔직히 지금은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내년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나 싶다. 이를 위해 외국인 선수가 계속 부진하다면 전반기를 마치고 돌려보내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래야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더 많은 신예 선수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