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 호장근(Reynoutria elliptica (Houtt.) RonseDecr.)입니다.
아시아가 원산지이고, 냇가와 산기슭에서 사는데 물기가 있고 물빠짐도 좋은 곳을
즐겨 볕이 잘 드는 기슭의 너른 계곡에 곧잘 군락을 이루죠.
딱 때를 맞추지 못하면 꽃을 보기가 힘들고 꽃시절이 지나 열매 때나
눈에 띄기가 쉽죠. 여름은 숲을 헤쳐 탐사 다니는 일이 꽤 부담스러워
몇 뿌리 뒷터에 심어놓은 것을 이렇게 옮겼어요.
마침 뒷터는 북쪽으로 약간 경사가 있어
물빠짐과 습도 유지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라서
매년 건장하게 잘 자랍니다. 뿌리가 필요하여 얻어갈 때도 있었지만
약재상에서 한 봉지를 사면 그럭저럭
1년은 쓰여서 저것 뿌리를 탐내지 않아도 됩니다.
호장근이 들으면 섭할지 모르지만 사실 꽃보다 줄깁니다.
봄날 죽순대처럼 곧게 올라서 나무처럼 가지를 치는 줄기의 표면에
그 범가죽보다 더 섬뜩한 핏빛 점박이 얼룩무늬는 호랑이의 반문(斑文)을 연상케 하죠.
다른 풀에서는 볼 수 없는 호장근만의 큰 자랑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꽃이 필 때는 무늬도 흐려지고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도는
평범한 줄기로 변하고 만답니다.
스스로야 '쭉대기보다 꽃'이라고 뽐내고 싶을 시절이니
암말 말고 박수도 치고 고개도 끄덕이면서 맞장구를 쳐줘야지요.^^
이 식물의 높이가 장여(丈餘, 한 길3.2m이 조금 넘는 길이)가 되는
지팡이 같다는 뜻에서 호장근(虎杖)이라고 하였답니다.
호장근은 보통 1~1.5m인데 울릉도의 왕호장근은 2~3m니 두배 쯤 되죠?
그 친구의 키를 보고 장여라 한 모양이에요.
이 풀의 뿌리는 상당히 굵은데 잘라보면 속이 아주 노래서
퍽 인상적입니다. 이것의 효능을 요약하면
어혈을 없애고, 혈의 순환을 활발하게 하며, 열을 맑히고, 습을 내리며,
해독하고, 담을 없애며, 해수를 그치게 하고,
변비를 통하게 하니 대단하잖습니까?
현대약리학적으로
관상동맥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심장근의 손상을 현저히 억제한대요.
강력한 항산화작용에 트리글리세라이드 및 LDL의 양을 저하시켜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저하시키니
심혈관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과고요.
호장근에 함유되어 있는 레스버라트롤은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는바
호장근을 폐경기증후군에 사용되어 오고 있는 사실의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죠.
물론 골다공증 등 갱년기증후군에도 매우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어 있고요.
이것의 성미는 조금 쓰고 조금 차죠. 간과 담 폐로 들어간답니다.
특히 대상포진에 목단피, 작약, 선태를 더하고 또 대상포진은 '허증'에서
오는 것이므로 황기, 산약, 당귀, 숙지황, 작약, 여정자, 보골지 등 여러
보익제를 추가하여 수전복하면 후유증 없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어요.
물론 임신부나 월경 전후 기간에는 복용을 피해주세요.
위에서 적은 대로 호장근은 어혈을 없애고
변비를 통하게 하는 사하작용이 있기 때문이죠.
뒷터에 무화과를 따러 갔다가
무화과는 잊고 사진만 따가지고 돌아왔죠.
무화과는 열매가 작아도 무척 달고 맛난 재래종??이지만
근래 벌어져도 아주 딱딱한 채로 남거나 안 익은 채로 찬바람 속에서
말라지고 마니 꽤 아쉬워요.
몰라도 기온 탓이 있어 보이고
토질과 영양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해요.
게다가 조금 익으면 찌르레기 같은 큰 새들이 쪼아 달콤한 윗부분을 헐고 가면
다음 타자로 말벌과 파리류들이 와서 종일 붙어가꼬 감탕스럽게 감당해요.
네살 손주가 혹 먹지 않을까 따놓고 기다리면
역시 쳐다보지도 않아요.
그래도 언젠가는 이 하찌야가 꼭 멕이고 말겁니다.^^
근래 한 일주일씩 딸네가 피신옵니다.
한창 놀 때인 첫애는 어린이집엘 못 보내 종일 집에서 뒹굴어야 하고
둘째 뒤집기짜리는 이 하찌야가 없으니 늘 '멍 때리며' 지내죠.
하찌야 좋고 손지 좋고, 친정 좋고 시골 좋고. 어메 좋고 딸 좋고
코로나가 잘 되었다 하고 기저귀짐 싸메고 달려오지요.
지팡이 하난 하찌야 꺼, 지팡이 둘은 함미야 꺼
그리고 지팡이 셋은 채연이 꺼!
콩콩 마당을 뚜드리며 오늘도 종일 바깥을 헤매돕니다.
첫댓글 항상 건강하시구요
온 가족 평안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거암께서도 전원생활 잘 하시고 오래 건강하시기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