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우리나라를 물말아 버리시려나?
하루도 쉼 없이 주구장창 내리는 비.
비로인해 애초의 계획은 이미 물 건너 갔고~~~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비가 그치고 배롱나무는 활짝 웃고 있기에 집 뒷산을 깡총거리는 산토끼와 함께 오르는데,
산에 들어서자 느낌이 다른 바람이 훅~! 불어오더니 후두둑 비가 또 오기 시작, 한참 후 다시 개이는 비.
이젠 그만 오려나? 가까운 군산에 가려 집을 나섰는디~
서천 IC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자마자 다시 무섭게 퍼붓는, 아니, 쏟아붓는 비.
제일 빠른 와이퍼 속도로도 시야는 확보되지 않고 순식간에 도로는 물에 잠겨 바퀴가 엄청 저항을 받는다.
일단, 다음 IC인 동서천으로 철수하여 길거리에서 쉰다. 30~40분간 차를 때려대던 비가 잠잠해 지자 ...
다시 차의 시동을 걸고, 금강하구둑을 거쳐 군산으로 들어선다.
처음 들른곳은' 탁류' '레디메이드 인생'등 생전 1천 여편의 다작을 쓰신 소설가 채만식 선생의 문학관에서 선생의 발자취에 대해 살펴보며 생각도 잠시 그 시절로 거슬러 가보나(그가 살았던 세계와 그의 고민에 대해) 1950년 6.25 바로 전 타계하신 선생이기에 그 시대를 온전히 떠올리기엔 무리가 있다. 1930년대 식민시대의 인간군상들의 몰락과 파멸의 길...비옥한 호남평야에서 수확된 쌀들은 고스란히 일본의 손아귀로 흘러들어간 그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주역의 군산항- 군산이라는 항구 전체가 채만식의 문학관이다. 째보선창과 부잔교 - 바로 탁류의 주 무대가 된 곳.
문학관도 아담하게 잘 꾸며놨지만 주변의 정원도 깔끔하게 잘 만들어놨다.
다음 들른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제과점으로서 66년간 군산 중앙로를 지켜왔다는 이성당 빵집.
이성당은 해방 이후 붙여진 이름으로 처음엔 센베이와 만주·아이스케키 등을 팔다가 서서히 일본식 서양빵인 소보로·단팥빵 그리고 케이크의 기본이 되는 카스텔라를 들여왔다고 한다. 광복 후 일본인 주인은 일본으로 쫓겨가고, 우리나라 사람이 제과점을 인수하여 분위기를 쇄신하고 싶었던 주인은 제과점의 이름을 바꾸게 되는데, “이(李)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빵집(堂)”이란 뜻으로 ‘이성당’이라 붙였단다. 이성당은 그때부터의 역사를 기록해 간판에 ‘since 1945’라 적었다. 이성당은 지금도 대를 이어 운영 중인데 언제나 사람이 많다고 들었지만 평일이었고 또한 비도 많이 왔기에 그래봐야 얼마나 많겠냐~ 했는데...완전 오산.
정말 깜짝 놀랐다. 가게안은 빵도 사람도 빵빵...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지 그리고 왜 유명한지는 빵 맛으로 알려준다.
여러 빵 중에 특히 팥 빵은 촉촉~한 팥 맛이...서울서 먹던 그런 앙꼬 맛이 아니더라.
다음은 게장으로 유명하다는 한주옥 - 1인당 백반은 12,000원, 정식은 17,000원(백반과 정식은 아구찜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소문처럼 뭐 대단친 않았으나... 큰 기대 안하고 가면 그런대로 먹을만했고...
여기에서 바다위의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약 34Km의 새만금 방조제로 출발!
이 방조제는 군산시와 고군산군도 부안군을 연결하는 평균 바닥폭 290미터(최대 535m) 평균 높이 36m(최대 54m)로 세계 최장 방조제인 네덜란드의 주다치 방조제보다도 1.4Km가 더 길다는군.
91년 부터 시작하여 작년, 2010년 방조제 시설을 완료했고 다시 또 '10년~ '20년까지 약 21조를 투자(계획)하여 내부 개발을 착수한다는 설명.
여길 달리다 보면 떠오르는 김민기의 '친구'란 노래 -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를 개사하여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육지요~~♪" 정말 대단한 규모다.
이 곳 가운데에 위치한 신시도 휴게소에서 아까 사온 이성당의 빵과 커피를 맛보는데 밖은 다시금 비가오며 차를 후려치지만 아무리 험악한 비바람에도 오히려 더욱 안온한 행복감이 느껴지는 여기는 서해안 바다 한 가운데 작은 섬 - 신시도의 차안.
충청도에는 이러한 배롱나무(백일홍 나무)가 많아 가로수로도 사용된다. 나무 줄기는 밋밋하고 미끄러워 원숭이도 미끄러진다 하여 '사루 스베루'로 불리운다는 울 엄니 말씀.
아침에 이 산길을 혼자서 호젓하게 오르는데 산토끼 한 마리가 약 15미터 간격을 두고 나를 계속 안내하더군.
첫댓글 명진님 덕분에 여행 잘 하였습니다. 감사!
명진아 군산 기행문 잘 읽었다 사진도 잘 보았고...덕분에 군산을 좀 알게 되었네~ ㅎㅎ
게장을 보니...침이 넘어간다....
바쁘기만 한 명진이가 짬을 내 망중한을 즐겼구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