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dy 2' 1"
박현선_comedy paradis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09
‘심각함이 날 비웃다’ / Simplicity / Complexity / 관념을 내려놓아라 / Plastic wings / Frames of Mind / 진화 되지 않는 도마뱀의 용량 / 가면극 (masgue , persona) / 혼돈도 지나치면 단순해진다. / ‘살아 있는 건가?’ / 또 묻는다. / 공간에 운집한 사람들을 보며 / 분주한 사람들을 보며.. / 짧게 짧게 단막처럼.. / 흐른다. / 운집하고 흐르고.. ■ 박현선
박현선_merry-go-round_보드에 아크릴채색_300×385cm_2008
박현선의 담론은 사실 가볍지 않다. 진화하지 못한 것들의 부유함이라는 명제는 오랜 세월 작가의 속내였으며 진정성에 대한 고백이다. 무엇이 다른 무엇이 되고 또 다른 무엇으로 가고 있는가. 작가는 변화하는 아픔을 성장통으로 해석하고, 그 고통을 익숙함으로 치유해 내며 덜 자란 것들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진화의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끝내 온전히 진화하지 못해 떠돌고 마는 것들. 부유(浮游). ● 그것들을 한 번 되돌아보기 위해 한소끔 쉬어가는 계절. 박현선이 웃는다. 코메디라며 웃는다. 그러나 그것은 끝나 버릴 코메디가 아닌, 허허로운 박현선식의 코메디.. ● '왜 코메디잖아 ... 전부 다'. 작가는 지나친 혼돈은 오히려 단순함을 불러온다 말한다. 마구 뒤섞인 카오스적 상태는 오히려 고요하고 잔잔하다. 그것들의 전제로 하여금 부유는 더욱 빠르게 진화하고, 진화는 더욱 가볍게 부유한다.
박현선_부유_보드에 아크릴채색_256×378cm_2007
박현선의 부유, 존재에 대한 담론은 그렇게 2막 1장의 시작이 된다. ● 박현선은 동어반복적인 묘사로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간다. 곳곳에 박혀있는 암호들은 또 다른 코드로 생성되며 단어들의 나열 역시 자조적인 풍경의 하나로 목 박힌다. 그 세상 안에서 자칫 그 모든 행위와 그 행위 이전의 사고가 우스워 보이거나 의미가 반감되는 감정을 작가는 느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너무도 무거운 일상에 대한 회피로서 만들어진 그 만의 공간속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모든 것을 송두리째 원점으로 돌려버리게 하는 코메디라는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박현선_masque_보드에 아크릴채색_80×80cm×9_2008
박현선_진화되지 않는 도마뱀의 용량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5×524cm_2009
진화의 과정을 겪은 존재들의 아픔과 그러한 과정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가볍게 날아오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부유의 갈망이 박현선에게는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이 코메디의 패러독스처럼 읽히고 있는지 모른다. ● 그러나 그는 이것이 마지막 종지부이거나 혹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단언하지 않는다. 2막1장. 그가 코메디라고 말한 이번 시즌의 주제는 박현선이라는 작가적 일대기 가운데 고작 두 번째 새로운 시작일 뿐이며 이제 겨우 첫 번째 장을 끝냈을 뿐이다. 박현선은 살아가며 언제나 삶과 관계와 이해에 대한 물음을 던질 것이며 진화하지 못한 미성숙한 인간의 감정들이 부유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러한 마음들을 곱게 모아 그의 마음속에 담아둘 것이기에.. ■ 김최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