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람은 “농업에 순수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라는 뜻으로 애농 영농조합법인의 천춘진박사가 연구하는 농업프로젝트이자 정직한 먹거리 브랜드다. 전북 진안에 위치한 애농(愛農)영농조합법인은 12년간 일본 유학생활(동경농업대학 농학박사) 후 고향인 전북 진안에 돌아와 설립했으며 국내에 ‘어린잎채소’와 새싹을 보급하고, 국내 최초로 ‘새싹차’를 개발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정됐고, 지난해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새싹차의 생산·가공에 이어 요식업체까지 운영하면서 농업의 6차산업화에 매진하고 있는 ‘순수람’을 이른 아침 방문했다. 이른 시간인데도 사무실에서는 연수생들이 실습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순수람’은 농업을 사랑하고 국민의 건강을 고려해 청정지역 진안에서 직접 재배한 재료만 사용해 건강하고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천춘진 애농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농촌 청년들이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빠져나갈 때, 오히려 농촌으로 돌아왔다. 천 대표는 12년간의 일본 유학 및 연구원 생활을 접고 2004년도에 고향인 전북 진안으로 돌아왔다. 일본 유학 당시 단 한번의 냉해 피해로 일본 내에 식량파동을 직접 목격하고 우리 농업에 일조하고자 귀농을 결심하게 되어 고향에 왔지만 귀농 초기 ‘해외 박사 실업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귀농 당시 그의 손에는 일본에서 가져온 어린잎채소 씨앗들과 단돈 800만원이 쥐어져 있었다. 사업 초기에 교실 한 칸도 안 되는 공간에서 국내에는 없던 어린잎채소를 수확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지만 1년에 걸쳐 100번이 넘는 실험을 거듭하는 동안에도 소득은 없었고, ‘실업자’ 박사라는 꼬리표가 달리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가 그토록 어린잎채소 재배에 집착했던 이유는 시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속적인 R&D 및 판로개척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과 유통라인 구축, 농촌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어린잎 및 새싹 재배의 1차 산업, 1차 농산물을 활용한 잼, 쿠키, 카레 등 가공식품 생산 및 판매의 2차 산업, 1차 농산물과 2차 가공식품이 카레 및 shop in shop 형태로 고객 서비스로 이어지는 농가 레스토랑 운영의 3차 산업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어 국내 6차산업화의 선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2015년 제3회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그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생산성 향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 다양한 납품처 발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 그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순수람의 새싹차는 지난 6월8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주관하는 제2회 농촌마을 농 특산품 포장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소비자가 공감하는 농특산품 포장디자인을 주제로 열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순수람 새싹차’는 자사만의 로스팅 기법으로 만들어 새싹의 풋내를 완벽히 제거하면서도 새싹의 효능은 그대로 유지시켜 특허출원했으며 논문에도 게재됐다.
국민 먹거리를 위한 바른 발걸음
애농의 주생산 품목은 ‘어린잎채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성장한 채소에 비해 비타민과 무기질이 3-5배 많은 기능성 채소다. 그래서 애농은 적무 새싹, 브로콜리 새싹, 유채 새싹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차로 개발했다. 특히 적무 새싹은 전주생물소재연구소의 연구 결과 놀라운 다이어트 치료제와 동등하거나 우수한 효능이 검증돼 단연 인기다. 브로콜리 새싹은 항암효과가 있는 ‘설포라페인’이 일반 브로콜리보다 40배 이상 함유돼 있다. 유채 새싹은 페놀성 물질과 오메가-3, 오메가-6 지방산 성분이 풍부해 체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예방에 뛰어난 효능을 나타낸다.
이처럼 그는 귀농 당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업을 고민하다가 일본에서 우연하게 어린잎채소를 발견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생산 기술 확립 후 지역을 비롯해 국내에 보급하게 됐다. 어린 싹 채소 재배는 모두 100% 유기농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 면적은 1만여평이다. 어린잎채소 효능으로는 브로콜리새싹의 경우 일반 브로콜리보다 항암효과가 있는 ‘설포라페인(Sulforaphane)’ 함량이 30배 정도 많다. 이외에도 항비만 효과(다이어트), 항 당뇨 효과, 항염증 효과, 항산화 효과, 아토피 개선 효과에 탁월함을 보이고 있다.
애농은 지난 3년 동안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농가 레스토랑인 카레팩토리를 통해 소비를 시도해 왔다. 2015년 한해만 카레 팩토리 농가레스토랑이 2개 지점(전북 도청점 & 천안 불당점) 오픈했고, 앞으로 가맹점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 대표는 “6차산업이란 농촌에 존재하는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 유통판매, 문화, 체험, 관광, 서비스 등을 모두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생산물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축제 등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등을 만들어 지역 경제도 활성화 시키는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설탕이 쓰지 않고 순수람 새싹을 담은 야채와 과일 잼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잼은 5無 원칙을 담아 無설탕, 無방부재, 無전분, 無합성착향료, 無색소를 추구하고 있다. 애농의 매출액은 2004년 400만원에서 2015년 기준 19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일자리는 2004년 1명이었던 것이 2015년 23명으로 늘었다.
농업은 건강과 흙을 살리는 최후의 보루
천 대표는 차후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판로 개척을 통해 유통 채널을 확장하며, 지역 관광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농촌 체험학습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포부를 갖고 있다.
천춘진 대표는 “농업을 사랑하고 우리네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조합이름을 ‘애농’으로 정했다”고 말하며 “국내산 농산물만 사용하는 카레 팩토리 100호점을 내는 것이 목표”라며 “작은 노력이지만 이것은 농업이 사는 길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천 대표는 “농업은 국가의 근간산업이요, 국민의 건강은 국력이기에 ”흙을 살리고 건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라고 말하며 흙을 살리고 우리의 건강을 살리는 마음으로 후세에게 뜻있는 유물을 남겨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귀농人 연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