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요즘은 춘계방학 기간이지만, 저희 학교에서는
3학년 대비라는 이름아래 등교를 요구하고 있군요.
그래서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주 열심히
자습을 하다 옵니다. 뭐, 학교에서는 오로지 공부만
하고 집에서는 독서를 한다는 계획이 썩 나쁘진 않지만,
타자를 칠 시간이 없어서 독후감이라던가, 리뷰라던가
하는건 전혀 못쓰고 있습니다......- - 그래도 내일부터
는 어느정도 써볼 생각이죠......하하;;;
어쨌든 모두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저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래 글은 '뒤마 클럽'과 '나인스 게이트'를 비교해본
겁니다. 혹시 수다방 성격에 맞지 않다면 M&M으로 옮겨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잘 모르오니......- -
▶소설 「뒤마 클럽」과 영화 「나인스 게이트」비교 분석.
1. 전체적인 줄거리의 차이
1) 「뒤마 클럽」
- 지난번 리뷰에서도 언급했었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이렇다.
뒤마의 '삼총사' 친필 원고 중 하나인 '앙주의 포도주'와, 악마를 부르는 방법이 적혀있 다는 '아홉 개의 문'이 책 사냥꾼 루카스 코르소의 손에 들어온다. 그와 동시에 코르소 의 주변에서는 마치 '삼총사'의 내용을 재현하는 듯한 일들이 벌어지고, '아홉 개의 문' 에 대한 의혹과 진실도 차츰 드러난다. 과연 이 두 책 뒤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것인가. 숨막히는 지적 추리가 벌어지게 된다.
2) 「나인스 게이트」
- 영화의 원제를 번역하면, '아홉 번째 문'이 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뒤마 클럽」에서 '삼총사'의 내용을 지우고 '아홉 개의 문'에 대한 미스터리만을 다룬다. 주 인공 코르소는 저명한 문학 평론가 보리스 발칸으로부터 '아홉 개의 문'에 대한 진위 를 파악하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데, 그때부터 알 수 없는 위험이 그에게 찾아든다. 과 연 코르소는 악마의 강림에 얽힌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비밀은 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다.
2. 등장인물의 성격과 역할의 차이
1) 루카스 코르소 : 작품의 주인공으로 일명 책 사냥꾼으로 통하는 인물. 의뢰인이 특정 책 (대부분 희귀 서적)을 원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것을 구해오며, 그에 대한 대가로 살아간다. 조금은 더러울 수 있는 직업이나 책을 다루는 사람답게 머리 속에는 수많은 책에 대한 지적 지식이 가득하다. 술(특히 진)과 담배를 대단히 좋아하여 뭔가에 몰두할 때는 그 두 물품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소설에서는 상당히 너저분하게 묘사되 었으나, 영화로 옮겨지면서 조금은 더 깔끔하고 날카로워진 듯 하다(코르소 분을 조니 뎁이 맡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지만 책에 대한 광적인 열정과 특유의 행동거지는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다는 것이 개인적인 감상이다.
2) 이레네 : 소설에서 그녀의 이름은 셜록 홈즈 시리즈 중 '보헤미안 왕국의 스캔들'에 등 장하는 여인인 아이린 에들러에서 따왔다고 써있다. 그만큼 그녀가 주인공인 코르소에게 중요한 여자라는 점이다. 그녀는 '삼총사'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코르소를 지켜주는 인 물이다. 그러나 끝끝내 그녀가 대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가뜩이나 비밀이 휩싸 인 이레네는 영화에서 완전히 안개처럼 뿌연 인물이 된다. 아예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다. 코르소에 대한 감정도 원작에서보다 훨씬 어정쩡하다. 게다가 영화 끝 부분에서 나오는, 주인공과의 성 관계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일면에서는 그녀가 바로 '아홉 개의 문'을 쓴 루시퍼라고 하는데, 진실은 알 길이 없다.
3) 보리스 발칸 : 극적 재미를 위해서인지, 소설에서의 발칸의 역할은 영화로 가면서 완전 히 바뀐다. 원래 그는 뒤마의 추종하는 비밀 단체 '뒤마 클럽'의 주최자로써, 코르소에게 조언을 하는 동시에 클럽에서 유실된 후 코르소의 손에 들어간 '앙주의 포도주'를 되찾기 위해 계획을 꾸미는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그가 바로 보르하(아래에 설명)의 역할 을 차지한다. 처음부터 '아홉 개의 문'을 코르소에게 건네주는 인물이 발칸이며, 후반부에 서 악마의 세계로 들어가려는 헛된 꿈을 꾸다가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다시 말해 '삼총 사'에 대한 내용이 삭제되면서 발칸은 '아홉 개의 문'의 루트에 편입된 것이다.
4) 바로 보르하 : 스페인의 부자 거대 서적상이다. 원작에서는 영화의 발칸의 역할을 보르 하가 맡는다. 하지만 '삼총사'부분이 없어지면서 비중 높은 발칸이 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영화 속에서는 보르하를 만날 수 없다. 안타깝군........
5) 리아나 타이예페르 : 이 광적인 여자는 소설에서도, 영화에서도 비슷한 성격을 드러낸 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소설에서는 뒤마 클럽의 맴버로써 '밀레이디'를 자칭하는 강한 여 자로 등장하지만 영화에서는, 앞서 말했듯이 '삼총사' 내용이 삭제되었기 때문에 '악마 추 종 클럽'의 회원으로 등장하여 코르소를 괴롭힌다. 당연히 젊고 늘씬한 여성으로, 미인계 를 주특기로 한다.
3. 각각의 장·단점
- 우선 원작 「뒤마 클럽」의 장점을 꼽자면, 치밀한 구성과 고풍스러운 추리, 다양한 지 적 소제들이라고 하겠다. 책을 주된 소제로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독특한 면을 보인다. 특 히 도처에서 등장하는 세계 명작들은, 제목만 보고만 있어도 머릿속이 그 내용들로 가득 차는 기분을 준다. 또한 삼총사를 인용한 장면 제시라던가, 고전적이고 느릿한 추리로 책 의 비밀을 파헤치는 지적인 주인공의 모습도 아주 볼만하다. 하지만 스페인 소설 특유의 긴 문체와 자잘한 것 하나하나 까지 언급하는 전개양상은,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으므로 이점을 유의하자.
- 영화 「나인스 게이트」는 영상만의 특징을 살려서 뛰어난 시각적 효과를 보여준다. 영 화 전체에서 등장하는 빛 바랜 도시의 모습은 원작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잘 나타낸다. 또한, 수정되긴 했지만 느리면서도 조여오는 듯한 이야기 전개도 썩 좋다. 하지만 무엇보 다도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조니 뎁!! 루카스 코르소를 연기한 조니 뎁의 모습은 그야말로 책 사냥꾼 그 자체다. 책에 대한 광적인 열망만 조금 더 갖추었더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겠지만, 무관심한 듯 하면서도 뭔가 담고 있는 눈빛과 어설픈 행동을 보고 있 노라면 과연 코르소는 저런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책 사냥꾼을 멋지게 소화 해낸 조니 뎁을 위해서 「나인스 게이트」를 본다해도 나는 말리지 않겠다.
4. 비교 총평
- 각각 93년도와 99년도에 만들어진 두 작품은, 나름대로의 성격을 지닌 멋진 소설과 영화 이다. 하지만 둘 중 어느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역시 「뒤마 클럽」의 푯말을 들고싶다. 무엇보다도 여유 있으면서 꽉 짜여진 미스터리 구조가 대단히 훌륭한 소설이라 생각된다. 영화의 아쉬운 점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는데, 너무 분위기만 잡으려다가 뭔가 헐거워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개의 작품을 다 경험하는 것이, 결 국은 가장 좋은 감상 방법이 아닐까 생각되는 바다.
첫댓글 나인스 게이트는 아직 못봤군요. 음, 한 번 봐야지.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라는 이름 너무 어렵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