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의 글 잘 보았습니다.
사교육의 필요성이 점점 더 필요해지는 사정이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 힘이 없어서 현 제도의 모순을 보고만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공감한다면 언젠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정상적인 공교육을 마비시키고 힘든 사교육을 강화시키는 원인은 우선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학벌구조입니다. 즉 대학 입학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수험생 및 학부모 그리고 온나라가 수능 및 대학입시에 초조하게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능력평가가 대학교육의 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작에 있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이러니 서양에서는 "한국에는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은 없고 (인재의)선발만 있다" 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학벌철폐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둘째는 -첫째와 연관되는 문제인데- 수능시험 문제입니다. 수능, 즉 외부적, 획일적, 집단적 시험이 학생들, 국민들의 사고를 획일화시키고 결국 획일적인 인간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한국의 대학생들은 사고의 다양성, 개성, 독창성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수능대신 독일에서와 같이 고교졸업시험으로 평가를 대체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능의 폐단은 선생닝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교사, 학생 그리고 전 교육과정을 수능의 노예로 타락시킨다는 점입니다. 사교육 역시 그런 수능의 부산물입니다.
평가는 교육자의 고유한 권한입니다. 내신같은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배우는 학생의 성적을 최종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설령 고등학교 교육이라고 할지라도 각 교사나 학교 그리고 학생들은 다 개별적이고 다릅니다.
같은 공식을 가르쳐도 엄청나게 다른 방식으로 지도하거나 학습할 수 있습니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지식을 매개로한 인격적이고 개별적인 만남의 사건입니다.
따라서 같은 교과서로 지도하더라도 교과 과정도 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능이나 다른 외부적인 평가가 학습의 최종 목표가 되면 결국 교육, 학습, 교사, 학생 모두가 그 외부평가의 수단이나 도구로 전락하게 됩니다. 그러니 한 학생에 대한 평가는 결국 그를 직접 가르친 사람만이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교육의 상호작용(교사-학생의 인격적, 지식적,학문적 관계)과 분리된 어떤 외부적인, 획일적인, 기계적인 평가시스템에 반대합니다. 독일에서는 자기가 배운 학교, 교실에서 배운 교사들이 제출한 문제로 고교졸업시험을 보고 그것이 또한 대학 입시자격시험이 됩니다. 그리고 대학에서도 졸업시험으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입학시험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않습니다.
이처럼 성적에 대한 외부평가가 아니라 내부평가, 즉 가르친 자가 배우는 자의 실력을 최종적으로 평가한다면 사교육은 저절로 없어 집니다. 사교육 받는 목적이 외부평가 내지 대학 입시의 대비이기 대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내부평가 시스템 및 졸업시험제가 정착되고 대학에서도 입학보다는 졸업을 중시할 수 있기 위해서는 대학의 민영화, 자율화가 아니라 공영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의 경우도 입사보다는 입사후의 성과와 결과를 더 중시할 때 입학, 입사, 입시에 관한 모순이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대전성모여자고등학교 학생들및 문쥬님께,
이런 사정을 널리 알려주시고 게몽해 주십시요. 이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설령 내가 고교,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도 학벌 문제, 입시문제가 나와 무관할 수 없습니다. 지금 교실은 붕괴되고 고등학생들은 입시지옥에 시달리고 또 대학생들은 학벌의 폐해로 인해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장래가 어둡습니다, 몇몇 명문학교 학생들의 제외하고는.
이처럼 대학 입시제도의 개혁은 학벌문제 해결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육공화국의 이념을 인식하고 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