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엄마?
1984년 3월 11일 일요일인가 우리가 처음 만났으니
벌써 23년이 되었네
우리는 자네 고향 무안군 읍내다방에서 양부모와 함께
상견례 하면서 처음 보았었지
그때 당시 나는 자네가 별로 마음에 안들어 밥먹으러 중국집으로 갔지
방으로 들어가서 나는 옷에 튀는 짬뽕을 먹었고 자네는 국밥을 먹었을거야
총각때 나는 평소에 결혼하면 손과 발이 적은 여자하고 결혼해야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그래도 발이라도 볼려고 했는데
마주 앉아 있어서 발을 볼수가 없었어
근데 결국 손발이 큰 여자을 만나버렸고 나하고 합치다 보니
큰놈 둘째놈은 벌써 발이 270미리가 넘었고 고1막둥이도 지금 260미리네
졸업할때쯤이면 270미리는 시간문제일거 같네
짬뽕먹고 자네와 나 둘이만 또 다방으로 갔었지
그때 무슨 할말이 많다고 2시간 넘게 앉아 있었는지 모르것네
이야기해보니 몽탄면 오갈재 산중에서 자라서 그런지
자네는 참 착한여자고 순한거 같았네
자네나 나나 착해 빠져가지고 사랑도 연애도 한번 못하고 중매로 만났는데
내가 어떻게 자네를 사랑이란 감정으로 살았것는가 그냥 정으로 살았지
근데 그때 말도 한마디 잘 못했던 자네도 이제 나이가 50밑자리 앉았다고
무지 말이 많아지고 통이 커졌데~
내가 친구들하고 날새기 화투좀 치고 와서 그래도 미안해서 방 한쪽 구석에서 잘려고 하니까
자네가 나 잠못자게 손으로 툭툭치고 건들었지?
그래서 내가 또 다른쪽 구석에 가서 잘려고 하니까
그때는 자네가 나를 발로 툭툭찼어
그래서 내가 자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대 때린거 자네는 평생 못잊을것이네
우리가 다방에서 헤어지고 일주일만에 광주에서 만나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본거 기억나?
나는 무지 영화를 좋아하는데 살다보니까 자네는 TV에서 영화만 나오면 처음에는
나하고 같이 보다가 자네는 지금까지 영화한편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졸다가 자버리는데
광주에서 본 영화가 무슨영화인지 나는 기억이 안나는데 자네는 혹시 기억나는가~
자네가 몰랐다면 자네는 분명히 그때도 나모르게 졸았을것이네
그리고 우리는 서로 뭐가 좋다고 2주일후 그러니까 만난지 한달만에
1984년 4월 15일에 법성포 서울예식장에서 웃으며 결혼식을 올렸지
그런데 나는 그래도 안좋아도 웃는데 자네는 안웃데~그래서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우리가 제주도 신혼여행가서 찍은사진 알지?
자네 얼굴 왼쪽에 큰 뽀드락지가(종기) 나서 모든 사진을 오른쪽얼굴 나오게만 찍은거~
나는 지금도 결혼식 사진을 잘보지 않네 자네가 화장을 어떻게 했는지
얼굴이 싸납게 나온데다가 그 뽀드락지때문에...
요즘에도 자네가 가끔 한번씩 뽀드락지 난 것을 내가 대충대충 짜준다고 뭐라고 하는데
다 이유가 있네
그때 당시 우리 부모님은 가난해서 방 구해줄돈이 없어서
내 봉급으로 미리 얻어놓은 사글세 10만원짜리도 안되는 논가운데 있는 백수읍 양성리
시골부락 방하나짜리 문간방에 재래식부엌이 있었고 그옆에 나무로 사이사이 막아놓은
소외양간이 있었지
자네가 차에 신혼살림가지고 왔을때 방 천정이 비스듬이 있어서 장농이 제대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부엌에 냉장고 놓으면서 부엌 틈새로 보이는 냄새나는 소똥 때문에 많이 울었지
자네는 팔자려니 하고 생각했어야 했어~자네가 소띠잖아
신혼때도 나는 총각인양 사무실직원들하고 또는 혼자 법성까지 가서 친구들하고 술먹고
새벽4시에 오토바이 타고 집으로 오다가 커브길에서 미끄러져 10미터 이상 날아서
논으로 쳐박혔지 그래도 자네가 과부팔자는 아니라서 다행히 모내기한 논바닥에 떨어져서 살았지
그때 자네는 자네대로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날마다 혼자서 밤새 논에서 우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벗삼아 울면서 우리 신랑오기만을 얼마나 하염없이 기다렸을까하는
생각을 이제야 드는 것은 이제 내가 철이 들어가는지 자네를 사랑하고 있는지 잘 모르것네
그리고 자네를 또 한번 울린적이 있지
오로지 직장인하고 결혼하고 싶어서 우리집안도 아니고 나혼자만 보고 시집 왔는데
1986년도에 백수에서 법성농협으로 발령나고 2000년 11월29일 그만 둔다고 했을때
자네는 말렸지 그래도 내가 조합장에게 가서 그만둘란다고 했을때 조합장은 안된다고
하더군 그래서 내가 어째 안되냐고 따지니까~
조합장이 자네 허락없이는 안된다고 해서 자네와 일주일동안 싸운적이 있었지
그래서 자네가 저녁에 울면서 조합장집으로 찾아가 이야기해줘서
그만둔지 벌써 7년되었네 그날이 농협 20년 8개월~청춘 다 바쳤으면 됐지 않은가~
그만두고 나는 자네와 둘이 붙어있으니 나는 좋은데 자네는 무지 싫어하데~
그러면서 자네는 몽탄초등학교 동창회면 으례히 1박2일로 친구만나러 가고
오늘도 나혼자 가게 맡겨놓고 1박2일로 전북 진안으로 온천으로 돌아다니고~ 그래도 싫은가?
나도 처음에는 좋다가 나중에는 자네가 무지 싫어졌네
허구헌날 술마신다고 잔소리하지
방에서 화장실에서 담배피운다고 구시렁대지
집안일도 안하고 돌아만 다닌다고 관섭하지
날새기카드한다고 악쓰지
굴비만 만들어 주고 나는 다시 취직해서 돈벌어오라하지 않나
그리고 인터넷띠방 벙개모임 좀 갔다온다니까 자네도 같이가자해서
자네와 같이 1박2일 정읍 벙개모임 갔다 왔으면 이해 해줄줄 알았는데
갔다와서 다음부터 가지마라고 하니 내가 어떻게 자네하고 살것는가?
싸우다 이혼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내가 나가라고 하면
갈때없는 나보고 나가라고 하면 고향이 여긴데 내가 어디로 나가~
황씨 족보에 아들셋 올려줬다고 배짱이라 이거지~
작년에 의료보험공단에서 무료검진하라해도
식도도 그렇고 간도 그렇고 입원하라고 할거 같아서 안갔는데
자네가 건강 생각해서 막 가보라고 하니 그때는 참 고맙고 사랑스러워지데
그러고 자네 어떻게 했어
텔레비젼에서 아빠하고 딸이 놀다가 딸이 "아빠! 또 술마셨지?~ 내가 못살아~"
하니까 아빠가 "내가 이러다 잘못되면 우리가족은"하는 보험광고 선전보고
조그만 암보험 하나밖에 없다고 큰걸로 하나 넣고 병원에 가라고 했지?
그리고 농협 새마을금고 흥국생명 삼성생명 AIG 등
사방팔방으로 보험설계사 못지않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서
거금 매월 15만원 들어가는 보험넣고 병원에 가니까 좋은가?
좋으면 자네가 빵팔아서 넣지 왜 굴비판돈으로 보험료를 내냐 이말이야
병원에서 아무이상없다고 술더마시고 담배더 피라고 하데
하기야 이제는 술을 항아리로 퍼마시던지 담배골초가 되든지
보험넣었으니 니 신세 니가 알아서 해라 이말이것제~
그런데
그 보험광고들만 보면 내가 자꾸약해지고 자고 있는 자네를 보면서
아직도 우리각시는 이쁘구나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자네는 왜 자면서도 방귀는 뀌는가~~~나도 그런가~
낮에 내가 방귀 좀 뀌면 아무데서나 뀐다고 뭐라고 잔소리하면서
자네는 자면서 뀔려고 아껴놓고 있었는가~
그런데 나이 불혹일때까지만도 몰랐는데
이제 지천명이다 보니 자네 방귀까지 사랑하는 남편으로 변해가고 있는것은
아무래도 자네를 사랑하고 있는거 같네
그동안 나때문에 마음 고생한 자네와 오래오래 한번 살아보세
내가 요리학원다닐때 김치찌게 같은것은 배우지 않했지만
자네 없을때 막둥이에게 김치찌게 끓여주면 엄마가 해준거 보다
더 맛있다고 잘먹는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네
나중에 혹시 자네 아플때를 대비해서
자네가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어보겠네
항상 나만 보고 살아왔던 자네에게 고맙고
비록 시어머니하고 처음에는 안좋았지만
지금은 나보다 더 친하게 지내는 당신에게 감사하네
20대의 사랑은 환상이고
30대의 사랑은 **이고 (잊어버렸네)
4,50대의 사랑은 참된사랑이라고 하는 문구를 어디서 보고 외었는데...
참된사랑으로 계속 살아가도록 우리 노력하세
정원숙~당신을 사랑합니다
2007년 5월 17일 황 제 원 씀
***긴글 여기까지 읽어주신 친구님들 고맙고
우리각시가 어제(5월16~17일) 여행가서 혼자
가게 보면서 어제 비도오고 심심하니까 써 봤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이글이 재미있는글도 아니고 자랑도 아니니
너그럽게 봐주고 우리각시나 나나 흠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다른사람글이려니하고 구설수만들지 말고 욕하지 말아 주세요^*^